온고을(대전 대덕구 중리동 오문창순대 옆)

전주식 콩나물국밥 대전원조, 토속식, 전통식 모두 취급

국밥은 흔히 장국밥 국말이라고도 불리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한국전통음식이다. 집에서 먹는 국밥은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 있고 시장에서 먹는 국밥은 서민들의 추억과 애환이 서려 있다. 대전에서 전주식 콩나물국밥을 처음 유행시킨 온고을이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토속식 콩나물국밥
토속식 콩나물국밥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에 있는 ‘온고을’(대표 최태준47)은 1998년 대전에 처음으로 전주식 콩나물국밥을 도입, 대중화를 시킨 원조집으로 콩나물국밥을 비롯한 계절별 별미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전주식 콩나물국밥(6000원)늠 수란과 함께 삶은 콩나물을 넣고 국물로 말아내는 남부시장식과 밥과 콩나물을 넣고 팔팔 끓여 계란을 얹어 나오는 삼백집식이 있다. 이집에서는 남부시장 스타일을 토속식, 삼백집 스타일은 전통식으로 부른다. 보통 대전에는 거의 남부시장식이지만 이집은 대전에서 유일하게 전통식과 토속식 두 가지 모두 취급한다.

토속식 콩나물국밥은 콩나물국밥과 함께 수란(뜨거운 물에 흰자만 살짝 익힌 계란)이 공기 그릇에 담아오는 것이 특징. 뜨거운 국물을 몇 숟가락 부어 겉이 살짝 익은 계란에 김 가루를 넣고 훌훌 마시는 맛이 고소하다. 밤새 술에 시달린 위장을 부드럽게 다독여 주는 역할을 한다.

전통식 콩나물국밥
전통식 콩나물국밥
소고기육전
소고기육전

계절 별미 굴국밥, 소내장탕과 소고기육전 인기

콩나물국밥은 토렴을 한 밥에 콩나물과 멸치, 황태, 건새우, 고추씨, 파뿌리, 헛개나무 등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고 우려 만든 육수를 넣어 손님상에 낸다. 콩나물은 5~6cm의 연하고 어린 콩나물을 사용한다. 그래야 콩나물과 밥알 그리고 국물이 서로 잘 어울려서 한 수저를 뜨더라도 조화롭게 다가온다.

콩나물국밥을 한 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불필요한 잡맛이 느껴지지 않는 시원한 맛과 콩나물의 비릿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취향에 따라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된다. 특히 배추겉절이, 깍두기, 돼지안심으로 만든 장조림 등이 밑반찬으로 상에 오르는데 맛도 좋지만 밥과 함께 무한리필이라 반응이 좋다. 전통식콩나물국밥은 뚝배기에 육수와 콩나물, 밥을 넣어 끓여 얼큰하게 나온다. 계란노른자가 국밥 위에 올리는 것이 특징.

온고을이 처음 시작할 때는 콩나물국밥이 주력메뉴였다. 하지만 고객의 다양한 수요와 리즈를 수용하기 위해 개발한 계절별미 굴국밥과 소내장탕도 괜찮다.

굴국밥
굴국밥
소내장탕
소내장탕

굴국밥(8000원)은 기존 육수에 통영굴과 부추, 무생채, 두부가 들어가는데 굴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담백한 맛이 깔끔하다. 칼칼한 맛을 못 느끼지만 국밥을 다 먹은 다음에 정수리에 살짝 땀이 나기도 한다. 소내장탕(8000원)은 소의 콩팥 뒤쪽 부분에 붙어있는 두태기름을 고추기름을 내 양념장을 만들어 멸치육수와 혼합해 사용한다. 여기에 곱창, 막창, 끝 막창, 양 등을 넣고 끓여 낸다. 곱창만 빼고 소의 부산물은 모두 국내산을 쓴다.

소고기 육전(1만2000원)도 인기. 술안주와 콩나물국밥의 영양을 보충할 때 소 우둔살을 얇게 저며 지진 육전은 별미. 간장에 찍어 부추, 고추와 함께 먹어도 특별한 맛을 준다.

온고을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식사시간에 찾는 손님이 많지만 속 풀이를 위해 새벽에 찾아오는 주당이나 심야시간의 출출함을 달래려고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년 전 온고을이 중리동 대로변에 콩나물국밥으로 사람을 끌어 모으자 2001년 오문창순대국밥, 2003년 혜성옥 등이 줄지어 문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중리동 대로변이 식당명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시인이자 교장선생님으로 퇴직을 한 최대표 부친이 쓴 詩 기원
시인이자 교장선생님으로 퇴직을 한 최대표 부친이 쓴 詩 기원
내부
내부

1998년 중리동 대로변에 창업, 오늘날 외식명소 자리 잡아

오픈 된 주방모습을 손님이 직접 볼 수 있고 또 입식 식탁으로 깔끔하게 꾸며 편안한 식사장소를 제공한다. 특히 이집에 오면 벽면에 붙은 액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시인이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을 한 최 대표의 부친이 손수 지은 ‘기원’이라는 시(詩) 한 수인데 객지로 나간 아들이 잘되라는 마음에서 썼겠지만 한 구절 한 구절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찡하게 만든다. 또 다른 벽면에는 이집을 찾은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사인이 붙어있다.

온고을은 전주의 순수한 우리말이다. 최태준 대표는 전주가 고향. 전주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근무하다 남부시장에서 콩나물국밥집을 하던 고모한테 기술전수를 받아 1998년 콩나물국밥의 불모지였던 대전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벌써 20년이 흘렀다.

온고을 전경. 옆에 스트리트203 커피솦이 있다
온고을 전경. 옆에 스트리트203 카페가 있다
건물 뒤 20대 전용주차장
건물 뒤 20대 전용주차장

최 대표는 최근 1층 온고을 옆에 ‘스크리트203’ 카페를 열고 주변상권 활성화차원에서 이집을 포함해 주변식당에서 식사를 하신 모든 고객에게 아메리카노커피를 10% 할인해주고 있다. 80석 으로 연중무휴이고 건물 뒤 20대 전용주차장이 있다. 대전 대덕구 한밭대로 1151에 위치해 있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늘고 있다. 숙취해소엔 뜨끈한 해장국만한 것이 없다. 한국인에게 해장국은 아픈 배를 살살 어루만져 주는 어머니의 약손 그 이상이다. 이제 맛이 변함없는 온고을로 가보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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