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선수 구성 완료, FA와 베테랑 역할, 슬기로운 선수단 정비

한화이글스가 내년 시즌을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외인 선수 3명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한 뒤 현재 FA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화이글스가 내년 시즌을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외인 선수 3명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한 뒤 현재 FA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2018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 받았다.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77승 67패(승률 0.535)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난 2017 시즌(61승) 보다 16승을 더 거둔 것이고 승률(0.430)은 무려 1할을 끌어올린 것이었다. 승패 마진은 지난 시즌 -20에서 +10으로 “대반전”을 이루었고 당당히 3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파격과 안정의 외국인 선수 구성 완료

한화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올시즌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재계약 대상자였던 제러드 호잉과 계약을 체결했다. 올시즌 70만 달러의 금액을 수령했던 호잉에게 내년 시즌 최대 14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주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가 세부 계약 조건이었다. 

호잉이 옵션을 모두 달성한다면 올시즌에 비해 100% 인상된 금액이기 때문에 한화로서는 호잉의 활약에 대한 최대의 보상으로 대우를 한 것이다. 호잉 또한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에 대해 대단한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막판과 가을야구에서 단점이 부각되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워낙 성실하고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충분히 보완해서 내년 시즌에도 한화이글스의 핵심 코어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시즌 젊음을 앞세운 육성형 외국인 선수 기조였던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을 대비해 지난 시즌과는 사뭇 다른 기조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신입 외국인 선수 최대액인 100만 달러를 선뜻 안기며 에이스로 영입한 서폴드와 최대 85만 달러(옵션 25만 달러 달성 시)를 안겨준 좌완 벨 그리고 호잉과의 재계약(최대 100% 인상)을 보더라도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한화이글스가 과감하게 베팅한 서폴드와 벨이 선발 마운드에서 올시즌에 버금가는 로테이션 소화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는 훨씬 수월한 선발진과 함께 투수 운영에 숨통이 틔일 것이고 이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릴 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서 호잉의 한국 리그 적응을 뛰어 넘는 활약이 이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다. 

FA 계약과 베테랑들의 역할에 대한 고심 

한화이글스는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즉, 현재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해서 내년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내부 FA와의 계약이 우선 시 되어야 한다.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이 세 선수와의 계약이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리빌딩의 기조에서 베테랑 선수들과의 FA 계약은 서로의 입장 차이로 상당한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선, FA 재수를 한 이용규, 시즌 막판 부상과 잡음으로 마음 고생을 한 송광민, 누구보다 올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했지만 심각한 컨디션 난조에 빠졌던 최진행. 이 선수들이 베테랑이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나 금액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한, 베테랑들의 가치를 폄하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냉정하게 이 선수들의 경쟁력과 대안을 심도 있게 고민을 하고 기간과 금액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우선, 송광민의 대안은 변우혁, 노시환의 고졸 신인 듀오와 기존의 김회성, 오선진이 후보군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졸 신인 듀오는 어디까지나 신인일 뿐이다. 올시즌 대형 3루수로 기대를 받았던 롯데 한동희 선수만 보더라도 고졸 신인이 리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한, 김회성과 오선진이 과연 송광민의 대안으로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부 FA 영입이 아니라면 송광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용규의 대안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호잉이 우익수로 고정이 된다면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는 한정적이다. 고졸 출신 이동훈, 강상원은 성장이 정체된 느낌이고 대졸 장진혁도 경험에 문제가 있다. 또한 이들은 군문제도 해결을 해야 한다. 올시즌 영입된 김민하는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양성우는 센터 보다는 코너에 더 적합한 유형의 선수이다. 군에서 제대한 장운호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아직 확신하기 이르다. 그렇다면 이용규의 대안도 내부에서 당장 찾아내기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용규 역시 한화이글스에 필요한 이유이다.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이 끝나면 간판 타자 김태균과 절대 마무리 정우람이 FA 자격을 재취득하게 된다. 또한, 올시즌 FA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윤규진, 송창식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그렇게 됐을 때 계속되는 베테랑들과의 FA 계약이 잡음 속에 이루어진다면 팀 전체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도 좋을 게 없다. 그 이후에는 권혁과 송은범도 기다리고 있다. 

구단과 베테랑 선수들의 슬기로운 협상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이다. 대권을 향한 한용덕 감독에게는 베테랑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리빌딩의 기조 속에 베테랑들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그 동안의 활약을 폄하하는 갈등이 일어난다면 결코 강팀으로의 한화이글스는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이글스 프런트와 베테랑들의 슬기로운 결정을 기대해 본다. 

슬기로운 선수단 정비를 통한 도약

FA 선수들과의 계약과 더불어 올시즌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에 대한 보상도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FA 베테랑들이 많기 때문에 딱히 대형 연봉 계약을 맺어야 할 선수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올시즌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은 내년 시즌을 앞둔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또한, 여러 번 언급했던 김태균, 정근우, 이성열의 베테랑 선수들의 포지션 정리도 빠르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공존을 위한 최고의 묘안을 한용덕 감독이 짜내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그 묘안대로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용덕 감독의 결단이 기대된다. 이에 따른 젊은 선수들의 기회 제공은 부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한용덕 감독의 선수단 운영의 묘가 될 것이다.

최근 넥센에서 방출된 홍성갑을 마무리 캠프에서 테스트 중인 한화이글스. 홍성갑이 영입된다면 군에서 복귀한 장운호와 더불어 좌타 일색이었던 외야 우타 라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진행의 FA 계약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예전의 파워를 되찾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 외야는 상당한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장진혁, 이동훈, 강상원 등의 미필 선수들의 군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기존의 양성우, 백창수, 김민하까지 보면 외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야 또한 베테랑들의 포지션 정리와 송광민의 계약 여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하주석을 축으로 강경학과 정은원의 성장 그리고 기존의 김회성, 오선진이 있고 신인 듀오 변우혁, 노시환까지 각축전을 벌인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벼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