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 해이 ‘도마 위’, 분위기 쇄신책 ‘부심’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비서관 워크숍. 청와대 제공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비서관 워크숍. 청와대 제공

잇따른 음주 관련 사고로 비판 여론에 직면한 청와대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참모진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내부 공직기강 해이가 도마에 오르면서 참모진 개편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23일 새벽 12시 35분께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종천(50)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김 비서관은 혈중알코올농도 0.120% 상태로 술을 마신 음식점에서 100미터 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 “음주운전 처벌기준 강화”..한 달 만에 의전비서관 ‘적발’
경호처 직원은 술 취해 시민폭행 ‘현행범’ 체포

김 비서관은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자진 신고했고,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직권면직 결정을 내렸다. 또한 차량에 함께 탔던 청와대 직원 2명도 경찰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절차 착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0일 청와대 경호처 소속 5급 직원 유모(36)씨가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해 현장에서 체포된 뒤 대기 발령 조치를 받기도 했다. 피해 시민은 경찰 조사에서 “유 씨가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함께 마시자’며 합석을 권유했고, 이후 자리를 뜨자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했다. 유 씨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경찰을 때리고 욕설을 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음주운전 처벌기준 강화 입장을 밝힌 지 불과 한 달 여만에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하는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에 적발되자 침통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된다”며 처벌기준 강화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내년 초나 상반기로 예상되고 있는 참모진 개편이 이번 일을 계기로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청와대 한 출입기자는 “김종천 의전비서관 자리는 선임행정관이 대행한다고 하지만, 선임행정관 자리는 또 누구로 채워야 할 것 아니냐”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참모진 개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野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 쇄신해야” 맹공

이런 가운데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를 비판하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으로 인한 매서운 한파 속에 손발이 얼어붙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해이로 국민들의 상실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있는 청와대의 이러한 모습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이제라도 청와대는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울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동승한 청와대 직원 2명의 음주운전 방조죄가 확인된다면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엄정히 처벌하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 청와대 내부 기강을 전면적으로 쇄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에서 “얼마 전 우리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윤창호 씨를 잃었다. 전 국민이 음주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이때 청와대 비서관의 음주운전은 국민들을 망연자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청와대에 기강이 있기는 한 것인가. 청와대의 기강이 ‘만취상태’인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경호처 공무원은 ‘만취해 시민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비서관은 '만취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게 말이 되는가. 적폐란 적폐는 청와대에 다 있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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