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여파, 전원·공단·항만·관광지 개발 등
산업화·도시화 개발이익 기업들 독점…지역 환원사업이나 주민채용 인색
원주민들, 옛날 그대로가 더 좋을 수도

당진지역에서 개펄을 매립해 공장을 건설하는 시초가 된 구·한보철강 철강공업단지 매립 및  공장건설 기공식 장면(1990년 12월 29일, 사진=당진시 제공)
당진지역에서 개펄을 매립해 공장을 건설하는 시초가 된 구 한보철강 철강공업단지 매립 및 공장건설 기공식 장면(1990년 12월 29일, 사진=당진시 제공)

글싣는 순서
1. 천연해안선이 사라진다
2. 다시 생각하는 농업용수 및 간척지 개발
3. 산업화에 따른 매립사업
4. 어장 황폐화
5. 원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대책 마련 시급
6. 개펄 및 공유수면 보전방안
 6-1. 공유수면 매립정산의 문제점
 6-2. 석문지구 간척지
 6-3. 발전소 회 처리장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7. 개펄 보전 캠페인 지상토론회

농업용수 및 간척지 개발과는 별도로 당진지역에는 산업화에 따른 공유수면 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99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여파로 전원개발을 비롯한 공단조성, 항만개발, 관광지 개발 및 대단위 사업 등으로 개펄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반면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개발이익을 입주기업들이 독점하면서도 지역 환원사업이나 지역주민 채용에는 인색해 항상 민원의 빌미가 되고 있다.

우선 전원개발사업으로 당진화력 400㏊(회처리장 200여㏊ 포함), GS EPS 35㏊ 등 총 435㏊ 정도의 공유수면이 잠식됐다.

당진 석문방조제 간척지 내에 2015년 준공된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석문방조제 간척지 내에 2015년 준공된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사진=당진시 제공)

또 석문국가산업단지 800㏊, 고대·부곡지구 500㏊(입주기업 128개), 현대제철 500여㏊ 등 약 1800여㏊의 공유수면을 매립해 공단을 조성했다.
당진항 항만 개발과 항로 준설 등에 따른 공유수면 훼손 및 잠식도 수 천㏊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로 이미 완공된 32선석(현대제철부두, 고대부두, 서부두 등 29선석, 당진화력부두 3선석)을 비롯해 앞으로 개발될 11선석(추진 중 5선석, 향후계획 6선석), 해양수산부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2021년~2030년)에 반영예정인 석문부두 7선석 등 총50선석에 이른다.

당진 송산2일반산업단지와 현대제철 부두 모습(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송산2일반산업단지와 현대제철 부두 모습(사진=당진시 제공)

이밖에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서해대교 및 행담도 연접개발사업, 마리너 리조트 개발사업, 왜목마을, 삽교호 친수공간, 안섬마을 관광지, 소조도 개발사업 등 관광지 개발 및 대단위 사업으로 다수의 공유수면 및 개펄이 이미 훼손됐거나 향후 사라질 형편이다.

하지만 개펄을 매립해 공장이나 발전소를 건설한 대다수 기업들이 개발이익은 독점하면서도 지역 환원사업이나 주민 고용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울산광역시에서 석유화학 공장을 오랫동안 운영해온 SK그룹이 지역 사회공헌 차원에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에 걸쳐 약1050억 원(전체면적 369만평, 시설면적 87만평)을 투자해 국내최대 도심공원을 조성, 울산광역시에 기부 채납한 것과 비교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진 대호방조제 중간지점에 위치한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모습(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대호방조제 중간지점에 위치한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모습(사진=당진시 제공)

또 어기구(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 국회의원의 2018년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의 지역주민 고용률은 4.3%로 발전공기업 5개사 평균 2.4%보다는 다소 높지만 당진화력본부는 0.9%에 머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당진지역에는 현재 △국가산업단지, 3개소 1816만 9000㎡ 195개 업체(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지구 311만 9000㎡ 120개 업체, 고대지구 303만 8000㎡ 8개 업체, 석문국가산업단지 1201만 2000㎡ 67개 업체) △일반산업단지, 현대제철 산업단지 등 5개소 1513만 6000㎡ 70개 업체 △농공단지, 당진농공단지 등 7개소 99만 7000㎡ 63개 업체 △개별기업 587개사 714만 1000㎡ 등 총4144만 3000㎡의 산업용지에 총915개의 기업이 입주해 건설 또는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민 박 모(60·당진시 당진1동)씨는 “199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으로 개펄이 사라질 위기"라며 “개발과 보전이 균형을 이루는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전경(사진=당진화력본부 제공)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전경(사진=당진화력본부 제공)

또 다른 시민 조 모(65·당진시 석문면)씨는 “울산지역에서는 최근까지도 그 당시 시민 1인당 1평씩의 공원을 희사했다며 SK그룹의 통 큰 기부가 회자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낸 전기요금의 일부인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생색내기보다는 매년 수 천 억 원에 이르는 자사 영업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시 송악읍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개발이익을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체나 외지인들이 독차지하고, 원주민들은 환경오염과 3D직종만 떠안게 됐다”며 “차라리 개펄과 공유수면이 옛날 그대로 보존돼 천혜의 자연경관을 유지했더라면 지금은 수도권 관광객들이 몰려와 펜션이나 민박 운영만으로도 윤택한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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