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미래, ‘반문연대→정계개편’ 현실화하나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진석 의원,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 손학규 대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진석 의원,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에서 보수대통합 연결고리로 ‘반문(反 문재인)연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대당 통합에 앞서 ‘연대’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계개편을 시도한 뒤 나아가 차기 총선을 치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대선 패배와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을 겪고 있는 충청지역 야권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편승하려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정우택 의원(4선. 충북 청주상당)과 정진석 의원(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반문 연대와 보수대통합에 적극적으로 군불을 때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중심 보수대통합, 반문연대 급속한 진행 가능”
정진석 “야권 힘모아 자유 민주수호 투쟁연대 준비해야”

정우택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빨리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의 구심점이 생기고, 체제 정비와 전열 정비를 통해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만들어간다면 한국당 중심의 보수대통합, 나아가 반문연대까지도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문연대 깃발을 들고 보수진영을 재건하고, 국민을 통합하게 된다는 대전제는 반대할 사람 없다고 본다”며 “특히 내후년 총선 전 보수와 중도 또 한국당이 반문연대로 뭉쳐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 바로 반문연대가 성사될 것인지, 이건 좀 이른 시점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사진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혁과 통합입니다’는 대형 현수막이 포함됐다. 정 의원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치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한 거인을 추모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실정(失政)을 바로잡기 위해서 야당은 비판과 대안제시가 기본 책무”라며 “이런 사명을 위해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자유 민주수호를 위한 투쟁연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의원들이 이런 주장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 다만 아직은 연대 초동단계이기 때문에 정계개편이나 통합이란 결과물은 나중에 나올 스토리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김중로 “내년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 이루어질 것”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보수야권 통합론에 적극성을 취하는 모양새다. 세종시당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김중로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9일 충청권 국회 출입기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야권 통합을 포함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당 바람(지지율)이 30%이상 뜨지 않으면 (총선에서)개인이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이 정권이 다음 선거 때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야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며 “큰 틀에서 내년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차기 총선에서 세종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정계개편을 통한 당대당 통합까지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학규 “보수보다 중도개혁세력이 대안”..‘자강론’ 고수
정부 여당 견제할 야권 정계개편 현실화 ‘불투명’

지난 19일 충청권을 방문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전 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지난 19일 충청권을 방문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전 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바른미래당 홈페이지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철저하게 ‘자강론’에 힘을 싣고 있어 보수야권 발(發) 정계개편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손 대표는 지난 19일 대전 동구 대전상인연합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구속으로 명(命)을 다했다는 생각”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천안에서 열린 핵심당직자 간담회에서는 “국민들은 보수에서 희망을 찾기보다 중도개혁 세력이 대안세력으로 자리 잡길 원하고 있다”며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처참하게 깨졌지만 보수와 진보, 영호남이 합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승민, 안철수 두 사람이 있어 중도와 보수, 동과 서를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 희망의 씨앗을 살려가겠다”고 역설했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일각에서) 반문연대를 한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누구에 반대한다는 것은 극한 대결 정치의 구습이다”는 발언으로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이 공개 질의한 ‘친문이냐 반문이냐’에 답했다.

손 대표는 또 “우리가 다음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할지는 모른다”며 “(그러나)제2당은 우리가 새롭게 형성되는 중도개혁 정당으로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모두 독자 세력으로 정부 여당에 맞서기 힘든 정치 지형을 타개할 반전 카드로 반문연대나 중도보수 통합을 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빅 텐트’나 지방선거 당시 ‘보수후보 단일화’ 등 강력한 경쟁자를 견제하려는 연대가 실패로 끝난 점으로 볼 때 보수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할 진 물음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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