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대표이사 선임과 코칭스태프 보안, 외국인 선수 마무리 단계, 선수단 정비 필요

박정규 신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
박정규 신임 한화이글스 대표이사.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2018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 받았다.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77승 67패(승률 0.535)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난 2017 시즌(61승) 보다 16승을 더 거둔 것이고 승률(0.430)은 무려 1할을 끌어올린 것이었다. 승패 마진은 지난 시즌 -20에서 +10으로 “대반전”을 이루었고 당당히 3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내부 대표이사 선임과 코칭스태프의 보완

한화이글스는 2017 시즌을 앞두고 프런트에 큰 변화를 주었다. 그 동안 그룹 내에서 이루어져 왔던 단장 인선에 있어 내부가 아닌 외부로 눈을 돌렸던 것이다. 그 레이더망에 잡힌 인물은 바로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던 감독 출신의 박종훈 현 단장이었다.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면서 리빌딩의 초석을 다지는 한편 전문가적인 입장에서의 프런트 운영을 천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울러 그때 당시 단장을 맡았던 박정규 단장을 사업본부장으로 이동시키며 프런트의 이원화를 단행했다. 즉, 선수 육성과 관련된 선수단 장악은 박종훈 단장에게, 선수단을 서포트 할 수 있는 외곽 지원은 박정규 사업본부장에게 맡기며 구단의 미래를 책임지게 했다. 

그 결과, 한화이글스는 2017 시즌 도중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면서 이상군 감독대행으로 하여금 리빌딩의 초석을 다지게 하였다. 또한 2018 시즌을 앞두고 레전드 출신 한용덕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영입하는 한편 장종훈, 송진우, 강인권 코치 등 프랜차이즈 출신 지도자들을 대거 복귀시키며 과거 이글스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앞장서게 하는 역할을 부여하였다.

신임 한용덕 감독을 비롯한 레전드 프랜차이즈 지도자들은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첫 시즌부터 예상치 못했던 대반전을 이끌어내며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물론 첫 술에 배가 부른 가을야구는 아니었지만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한화이글스는 여기에 만족하고 멈추지 않았다. 박정규 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전격 승진시키면서 한화이글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했다. 박정규 신임 대표이사는 단장, 사업본부장을 거치면서 한화이글스 구단 내의 분위기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읽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신임 박정규 대표이사의 탁월한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아울러, 한화이글스는 2019 시즌을 준비하면서 코칭스태프의 보강을 예고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한 시즌이었기 때문에 큰 변화를 주기 보다는 부족한 부분에 보강을 하는 차원에서 마무리 될 듯싶다. 수석코치와 타격코치를 병행하며 과부하가 걸렸던 장종훈 코치에게 수석코치 임무에만 충실하게 하고 또 다른 타격코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파트에 기존의 이양기 코치와 더불어 선수들의 타격 능력을 키워줄 지도자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출신 코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연 어느 코치가 한화이글스의 새 식구가 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파격과 안정의 외국인 선수 영입 마무리 단계 

한화이글스는 샘슨과 헤일, 두 외국인 투수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완 워윅 서폴드와 좌완 채드 벨이었다. 사실 샘슨과 헤일이 나쁜 투수는 아니었지만 다른 구단의 외국인 투수에 비해 전반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 투수진을 감안했을 때 조금 더 선발 마운드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선택하는 것이 내년 시즌을 위한 좋은 움직임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최다승(13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올시즌 탈삼진 타이틀을 획득한 샘슨을 과감하게 포기한 것은 의외의 선택이었다. 또한, 가을야구를 위해 긴급 수혈된 헤일도 적응기를 감안한다고 하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었는데 헤일과의 계약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두 선수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에 기인했다고 보여 진다. 샘슨은 많은 투구 수로 인해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시즌 중반 이후 팔꿈치와 옆구리 쪽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으로 보이고 헤일은 초반 적응기를 거치면서 단순한 구종으로 인해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하지 못한 것이 재계약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의 과감한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과감한 선택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우완 서폴드에게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인 100만 달러를, 좌완 벨에게는 보장액은 60만 달러지만 옵션(25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85만 달러에 육박하는 액수를 안겨줬다. 이는 절대 적지 않은 투자를 한 것으로 그만큼 두 선수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높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남은 복덩이 “제라드 호잉”과의 계약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이글스는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고 협상을 통해 금액의 격차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과 가을야구에서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한화이글스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고의 활약을 펼친 호잉이기 때문에 적절한 대가가 지불된다면 내년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호잉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발 빠른 선수단 정비 필요

리빌딩을 천명한 시즌이었던 올시즌 한화이글스는 시즌 중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했다. 또한 시즌이 마무리 된 시점에서 최고의 베테랑 투수 박정진, 배영수와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는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게 없다고 하여도 프랜차이즈 박정진과의 결별은 의외의 선택으로 보여 진다. 그만큼 리빌딩의 의지가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이 되기를 바래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런 상황에서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FA 자격을 갖춘 세 선수와의 계약도 주목된다. 과연 구단과 선수간의 줄다리기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궁금해지는 스토브리그이다. 송광민과 이용규는 FA 선언이 확실시 되고 최진행은 올시즌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다. 구단은 조금이라도 적은 계약 규모에, 선수는 최대 계약 규모를 원할 것이기에 양자 간의 합리적인 접점을 어떻게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송광민과 이용규의 대안이 있느냐를 면밀하고도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정근우와의 FA 계약 시 후반기 반짝 활약을 했던 오선진을 정근우의 대안으로 생각했으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강경학의 “깜짝 활약”이 없었다면 올시즌 한화이글스는 정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강경학의 깜짝 활약 이후 고졸 신인 정은원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2루는 언제나 미흡한 자리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구단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벼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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