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담화문 통해 연내 학칙 개정 완료 방침 밝혀
오 총장, 사퇴 요구 입장없이 대학평의원회 구성 협조 당부

오덕성 충남대 총장.
오덕성 충남대 총장.

충남대 교수회가 사퇴를 촉구한 오덕성 총장이 입장을 냈다. 교수회의 사퇴 촉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채 향후 계획만 밝혔다. 사실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읽혀진다.

오 총장은 14일 오후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총장 직선제 학칙개정과 관련해 학교가 혼란스러운 점에 대해 대학 운영을 총괄하는 총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교수회가 주도하는 총장 불신임 투표가 완료된 시점이기에 직선제 추진과 관련해 향후 계획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오 총장은 "제 소신은 총장 직선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하되 추진과정은 민주적이고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본부는 교무처를 중심으로 수 차례에 걸쳐 교수회와 법적타당성을 담보로 하는 학칙개정의 합리적 추진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법무공단 등 3개 법률전문기관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문결과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정한 학칙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견해"라며 "때문에 직선제 학칙으로 개정하기 위해서는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그러면서 "본부는 직선제 개정을 요구한 교수회와 3개 직능 단체의 의견을 11월 30일까지 받아 12월초 직선제에 대한 학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라며 "연내에 학칙 개정을 완료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돼 학칙개정안을 심의한 뒤 확정 공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즉 오 총장은 연내 직선제로의 학칙개정을 위해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니 교수회도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날 교수회가 전체 교수들의 투표 결과를 토대로 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은 없었다.

앞서 교수회는 이날 오후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 총장 사퇴결의안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충남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총장 사퇴결의안 투표는 교수 688명이 참여해 77.83%의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 결과 찬성이 467명(67.88%)으로 211명(30.67%)의 반대를 앞섰다. 기권과 무효는 각각 9표와 1표였다.

충남대 교수회가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 총장 사퇴결의안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수들은 오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충남대 교수회가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오 총장 사퇴결의안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수들은 오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교수회는 투표 결과를 근거로 오 총장의 사퇴와 교수회 안대로 학칙개정을 요구했다. 

박종성 교수회장은 "오 총장 사퇴 결의가 가결된 이상 즉시 사퇴해야 하고 현행 학칙에 의거해 법에 따라 총장직선제 학칙개정을 완료 및 공표해야 한다"며 "교육부 장관과 청와대가 나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거점국립대로서 교수회안대로 학칙개정을 추진하면 되고 다른 거점 국립대들도 교수회안대로 문구를 넣었다"면서 "법에도 보장돼 있고 다른 학칙은 개정했는데 왜 직선제 학칙만 개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총장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회는 오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와 교육부에 진정을 내는 등 향후 추가 행동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직선제로의 학칙개정을 둘러싼 충남대 교수회와 오 총장간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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