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매립·방조제공사…당진권역 156㎞중 4.7%인 7.45㎞만 남아
바다면적 감소-어족자원 고갈-연안어업 쇠퇴-수산정책 전환 절실
범시민 개펄 지키기 운동 펼쳐, 남은 공간만이라도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줘야

[특별기획] ‘개펄을 지키자’

개펄은 육지와 바다의 경계일 뿐 아니라 환경오염 완충작용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당진지역은 최근 수십 년간 서해안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농업용수 및 간척지 개발, 산업화에 따른 매립사업 등으로 천연해안선이 사라지고, 공유수면 잠식, 어장 황폐화 등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개펄 및 공유수면은 우리들이 유익하게 사용하고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 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당진지역에서는 수만 ㏊의 공유수면이 매립되고 훼손됐으나 지역주민이나 기초자치단체 등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개펄 및 공유수면을 철저히 보전하고 이미 훼손된 부분일지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트뉴스>는 개펄과 공유수면 잠식 및 훼손 실태, 보전방안 등을 시리즈로 점검해본다.<편집자 註>

글싣는 순서
1. 천연해안선이 사라진다
2. 다시 생각하는 농업용수 및 간척지 개발
3. 산업화에 따른 매립사업
4. 어장 황폐화
5. 원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대책 마련 시급
6. 개펄 및 공유수면 보전방안
 6-1. 공유수면 매립정산의 문제점
 6-2. 석문지구 간척지
 6-3. 발전소 회 처리장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7. 개펄 보전 캠페인 지상토론회

당진시 지형 변화도
무분별 매립·방조제공사로 인해 당진권역 해안선 156㎞중 4.7%인 7.45㎞만 남아 있어 천연해안선이 거의 사라졌다.(당진시 지형 변화도)

당진지역의 공유수면 매립이 계속되고 있어 천연(자연)해안선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당진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 만해도 156.3㎞에 달했던 관내 육지부문 총 해안선 길이가 2016년 현재 84.94㎞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1980년대 이후 삽교천방조제(3.4㎞, 공유수면 2017㏊), 대호방조제(7.8㎞, 1만 3415㏊), 석문방조제(10.6㎞, 3740㏊) 등 간척사업과 농업용수 개발을 위한 3대 방조제 축조로 천연해안선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호방조제 축조 이전인 1976년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개펄에서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는 장면(사진=당진시 제공)
대호방조제 축조 이전인 1976년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개펄에서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는 장면(사진=당진시 제공)

그 이전에도 1960년대 석문면 초락도리~삼봉리 제방축조 공사, 고대면 당진포리 해창 제방공사, 1970년대 송악면 안섬 제방 축조공사 등으로 개펄이 크게 훼손됐다.

또 현대제철(구·한보철강, 300여㏊), 고대·부곡공단(500여㏊), 당진화력(500여㏊) 등 산업화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으로 천연해안선이 직선화되는 등 인공화 됐다.

이밖에도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조성, 삽교호 친수공간 조성, 행담도 연접개발공사, 마리너리조트 개발, 현대제철 공장부지 확장, 당진항 개발 등 공유수면 매립공사가 이미 진행됐거나 계획돼 있어 천연해안선 잠식은 향후 계속될 전망이다.

관내 현존 천연해안선은 석문면 장고항리~교로리 일부 구간을 비롯해 삽교호~음섬포구, 한진포구, 안섬포구 일부 등 총7.45㎞로 1960년대 156.3㎞의 4.7%에 그치고 있다.

당진 삽교천 방조제(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삽교천 방조제(사진=당진시 제공)

이마저도 앞으로 공단조성과 항만시설 등 산업화나 관광자원화 등을 이유로 언제 훼손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지속적인 개발은 바다면적 감소, 어족자원 고갈 등 연안어업 쇠퇴로 이어져 관내 수산정책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과거 한진포구 어민이었던 조 모(62)씨는 “한진지역 특산물이었던 준치·삼치·강달어, 석문지역의 숭어·꽃게 등이 멸종됐다”며 “간척사업과 산업화 여파로 반농반어 부촌 원주민들이 뒷전으로 밀려나 삶이 팍팍해졌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석문지역 어민 이 모(70)씨도 “몇 발짝만 나가서 그물을 던져도 물 반 고기 반이던 연안어업이 어장 축소로 먼 바다까지 나가도 어획량이 크게 줄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다”며 “이제는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전환 등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당진 석문방조제(사진=당진시 제공)
당진 석문방조제(사진=당진시 제공)

집단폐업을 앞둔 당진지역 어민들은 한결같이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농지 및 공장용지 확보차원에서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자연경관 보전이나 생태계 보호측면에서 집단민원을 일으킬 수 있는 무분별한 해안매립은 지양돼야 한다”고 걱정했다.

김덕주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 당진지회 상임의장은 "지난 50여 년간 무분별한 간척사업과 공유수면 매립으로 95%에 달하는 천연해안선이 직강화 내지는 인공화 됐다”며 "남은 부분이라도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범시민 천연해안선 내지는 개펄(공유수면) 보전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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