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국정감사, 각료 정위치 이탈‧군사기밀 노출 ‘공방’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왼쪽)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전방부대 시찰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왼쪽)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전방부대 시찰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6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를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전방부대 시찰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대통령 부재 시 국방부 장차관이 동시에 방문한 점과 군사보안 시설물이 청와대가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외부에 노출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성 의원은 “군인들이 비무장지대(DMZ)에 들어갈 땐 72시간 전 군단에 요청해 유엔사 승인을 받아야 하고, 민간은 3주전인데 지켰나”라고 물었고, 임 실장은 “국방부를 통해 제안 받고 실무조정을 했기 때문에 지켰으리라 보지만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성 "총리한테 보고도 않고 가나..정신나간 국방부 장차관" 맹공
임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 차원 방문, 국방부 장차관 연락 가능한 상황"

성 의원은 이어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에서 갔다고 해도, 청와대 비서실장과 각료 등 국가의 큰 자리를 차지한 분들이 움직일 때 상부 보고나 승인 없이 가도 되느냐. 총리한테 보고도 안했나”라고 추궁했다.

임 실장은 “이행위원회에서 결정해서 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통령께서도 군사합의 이행을 점검하고 홍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해당 국무위원들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몰라도 지난 9월 28일 논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문제는)청와대와 국방 사령탑이 대통령이 부재중에 갔다는 거다. 나라 운영을 어찌 그리 하냐”면서 “대통령이 자리에 없는데 국방부 장‧차관이 여기 갔다. 정신 나간 장‧차관이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갔는데 한 장소에 어떻게 가나.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하고, 대통령 돌아오고 나서 가도 됐다”고 쏘아붙였다.

임 실장은 “국내에서 가까운 거리이고, 연락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계속해서 성 의원은 전방부대 시찰 이후 청와대가 제작한 동영상에 비무장지대 통문 고유번호가 노출된 점을 지적하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라고 몰아붙였다.

성 의원은 “비무장지대 통문이 열려져 있었다. 군사 기밀이다. 청와대가 이렇게 법을 안 지켜도 되나. 이 정도면 형사법정에 서 있어야 한다”고 하자 임 실장은 “지나친 말씀”이라고 대응했다.

“통문은 월북할 수도, 저쪽에서 넘어올 수도 있어 그 위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 문제를 왜 제기하느냐면 각료들이 정 위치에서 있어야 하는데, 정부 사령탑인 비서실장이 간 것에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군사기밀 노출 형사법정 설 정도" vs "지나친 말씀..동영상 모자이크 못한 잘못 사과"
선글라스 논란에는 "오해 빌미 된 것 같아 고민, 더 조심할 것"

임 실장은 “통문 관련해선 저희 불찰이 있었다. 변명하기 어렵다. 확인결과 언론사에 통문 번호 노출을 요청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청와대 동영상에는 모자이크 처리 못한 잘못을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계속해서 “언론사 지적을 받고 국방부에 문의했는데, 군사 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나 군사 훈련상 비공개로 한다는 답변을 받아 수정하고, 그 부분은 사과 드렸다.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임 실장은 전방 부대 시찰 과정에서 논란이 된 선글라스 착용과 관련해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한다. 작년 국군의 날부터 그 선글라스를 끼고, UAE(아랍에미리트) 갔을 때도 끼었고, 현충일 행사 때 이동하며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오해를 받게 됐는데, 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 선글라스에 대한 인식으로 과거에 쓰고 싶어도 못 쓰던 시절이 있었다. 오해의 빌미가 된 것 같아서 고민이다. 더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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