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학칙 개정 관련 대학측 발의 등 진전 없어
교수회, 평의회 열고 사퇴안 투표 의결

충남대 교수회가 직선제로 학칙개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오덕성 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위해 교수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시작한다. 사진은 교수회가 대학 캠퍼스내에 게시한 현수막.

충남대 총장 선거 직선제를 요구해 온 교수회가 교수들 전체를 대상으로 오덕성 총장에 대한 사퇴 촉구 의사를 묻는다. 직선제로의 학칙 개정을 위한 교수회 차원의 최종적인 압박으로 읽혀진다.

충남대 교수회는 1일 오후 2018년도 제4차 전교교수평의회를 개최했다. 당초 평의회를 통해 오 총장에 대한 사퇴결의안이 논의돼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 전임 교원들에게 오 총장 사퇴결의 의사를 묻는 단계를 거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5일부터 9일까지 전체 교수회 소속 전임교원 927명을 대상으로 무기명 서면투표를 진행한다. 단,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투표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교수회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교육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교원이 합의한 방식으로 총장직선제 학칙개정을 진행하지 않은 총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

앞서 교수회는 지난 달 1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3가지를 요구했다.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직선제로 학칙개정을 진행하고, 학칙개정 발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책임을 물어 교무처장을 즉각 해임할 것, 그리고 학칙개정을 위한 진정성있는 절차 이행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오 총장과 대학측은 3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불가피하게 오 총장의 불신임안을 위한 교수들 입장을 듣겠다는 것이다.

교수회는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모은 뒤 오 총장 사퇴 압박카드를 이용해 학칙개정이라는 뜻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박종성 교수회장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수들이 합의한 직선제(찬성 89.4%)로 학칙개정이 완료되어야만 후속적인 규정개정 작업이 진행되어 학교가 큰 혼란을 피할 수 있다"면서 "총장직선제는 대학의 자율과 민주주의 실현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총장은 간선제 2순위 총장으로 잔여 임기가 1년 조금 넘게 남았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해영 의원으로부터 학칙 미개정에 대해 추궁을 당했지만 아직까지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구성원들도 직선제를 동의한다면 총장은 하루 속히 직선제로 학칙을 개정하면 될 일이다. 대학본부측에서 전향적으로 나오면 문제를 해결된다"고 대학측의 성의있는 행보를 요구했다.

한편 대학본부는 지난 달 29일 총장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위해 직능단체 대표와 회의를 가졌다.

오 총장을 비롯해 교학부총장, 교무처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으며 직능단체에서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직원협의회 회장, 조교협의회 회장을 대신해 부회장이 동석했다. 교수회는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1시간 30여분에 걸친 회의를 통해 총장 직선제에 대해 동의했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다만 각각의 직능단체별로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3일 회의를 열고 총장 선거제도 개선을 추가 논의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대학본부 관계자는 "교수회가 요구하는 대로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르며'라는 문구를 학칙에 넣는다면 교수회 이외 나머지 구성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직선제로 총장 선거를 치르자는 것에는 학내 구성원들 모두 동의하고 있는 만큼 교수들만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을 위한 행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내심 교수회측은 오 총장 사퇴 카드를 내기 전까지 대학본부측의 성의있는 행동을 기다리는 눈치지만 대학본부는 여전히 입장 변화가 없어 보인다. 총장 선거를 둘러싼 교수회와 대학본부간 미묘한 입장차가 심상치 않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