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2018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 받았다.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77승 67패(승률 0.535)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 +1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61승) 보다 16승을 더 거두었고 승률(0.430)은 무려 1할을 끌어올렸다. 승패 마진은 지난 시즌 –20에서 +10으로 반전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성적에 비례해서 충성도가 높았던 한화이글스 팬들의 응원 열기는 더욱 불타올랐다. 홈경기 20경기 매진, 총 관중 73만 명을 돌파하며 평균 관중 1만 명 시대를 열었다. 1만 3천석에 불과한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구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실로 대단한 관중 동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바로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2018 시즌이라고 볼 수 있겠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는 아쉽게 네 경기에서 끝이 났지만 올시즌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내년 시즌을 기대케 만들었고 한화이글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의 열기와 염원은 다시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용덕 감독의 2년차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2019 시즌에는 2018 시즌을 발판 삼아 더 나은 시즌을 보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불협화음 없는 선수단 정비 선행되어야

그야말로 결실의 계절에 한편으로는 씁쓸한 맛을 남겨야 하는 시절이기도 하다.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은 선수단 정비 작업에 돌입한다. 이미 많은 구단이 선수단 정비 작업을 시작했고 한화이글스 또한 암흑기 시절 최대 유망주로 각광받던 김혁민, 안승민을 비롯한 10명을 1차적으로 정리하며 내년 시즌을 위한 선수단 정비에 들어갔다.

리빌딩을 선언하고 시작한 올시즌에 성적까지 얻어내며 아주 좋은 흐름의 시즌을 지낸 한화이글스. 하지만 강제적인 리빌딩을 위한 베테랑들의 전력 배제는 결코 선수단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철저한 실력 검증을 통한 선수단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즌 중반 심수창, 정재원 등의 베테랑을 차례로 방출한 바 있는 한화이글스가 과연 본격적인 선수단 정비 작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베테랑들을 전력 외로 구분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송광민과 이용규의 계약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 아직까지 두 선수들의 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대체 선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샘슨, 헤일, 호잉의 외국인 선수들과의 계약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도 면밀한 분석을 통해 결정을 해야 한다.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계약 체제가 변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져야 할 것이다. 

전문성과 경력을 갖춘 코칭스태프의 보완 필요

올시즌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1군 코칭스태프의 구성은 복귀한 프랜차이즈 레전드 코치들과 프랜차이즈 출신 신임 코치들로 이루어졌다.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에 장종훈, 투수코치 송진우, 배터리 코치 강인권, 작전 및 주루 코치 전형도, 수비 코치 채종국, 불펜 투수 코치 김해님, 1루 주루 코치 고동진, 1군 타격 보조 코치 이양기가 한화이글스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정말로 잘 이루어졌던 투수 파트는 2군에서 정민태 코치와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한화이글스가 강한 불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타격 파트 쪽에서의 코칭스태프 보완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장종훈 코치가 수석 코치 역할을 병행하면서 초보 코치인 이양기 코치에게 많은 부분에서 부하가 걸릴 수 있는 구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과 전문성을 검증 받은 타격 코치의 영입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종훈 코치를 수석 코치의 역할에 충실하게 해주고 전문적인 코칭을 위한 타격 코치를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년 차가 되는 이양기 코치가 올시즌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겠지만 아직은 조금 더 코칭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무리 및 동계훈련 준비 철저하게

이제 곧 마무리 훈련이 시작된다. 이미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들은 마무리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시작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하게 되는데, 내년 시즌 주전 보다는 백업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발견이 이루어져야 하는 마무리 캠프이다.

올시즌 화두였던 리빌딩에서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린 한화이글스이기에 마무리 캠프의 중요성은 지나칠 수 없다. 또한 주전 베테랑들의 휴식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전 베테랑들의 충분한 휴식은 동계 훈련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벼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