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에 외상적 경험이 히스테리를 만들었다고 보았다. 이때 외상은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아이의 자아가 과도한 긴장을 누그러뜨려서 견딜만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무의식적 감정을 의미한다. 외상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그 공격이 남긴 심리적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받은 외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자신 안에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자가 치유 능력’이라 한다. 또한 우리는 충분히 창조적이며 생산적이며 충만한 삶을 살게 하는 자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자기를 보존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충동이며, 해로운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자신을 외부로부터 외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외상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의 태도는 어떠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관계에 있어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스스로 고립하는 경우가 있거나 사무적인 관계만을 맺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을 내면의 저항이라고 한다.

자신 안에서의 저항은 어떤 모양일까? 무언가를 회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따뜻한 공감을 받은 경험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받고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게 되어있다. 더 쉽게 표현하면 자신의 결핍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받지 않는 것을 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

공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부모가 되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남녀관계에서 경계선을 넘어 서로가 부모가 되어주는 경우도 있다. 한편 자신이 저항을 하면서 얻어내는 이득이 있다. 예를 들면, 손목이 아파서 집안일을 하지 못한다면, 집안 일을 하기 싫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 얻어지는 이득이다. 자신의 정체성대로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좋은 대상이 되어주는 것이다.

정신분석가 마이클 아이건은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를 축소시키고 자신을 과도하게 단순화시키는 것을 ‘적응적’이라 하였다.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다양한 의식과 무의식이 자아 안팎에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결핍을 불편하게만 생각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결핍 덕분에 그 결핍이 남겨 준 흔적이 자신의 삶을 든든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의 삶 가운데 결핍은 꼭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마음을 여는 것도 자신 안의 겹핍 덕분이다. 그것으로 인한 공통됨으로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인간이 사고하고 경험하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승이 될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