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2행정부, 원심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
문정우 군수, 담화문 발표..정승철 주민대책위원장, 감격의 눈물

법원이 충남 금산군에 설치될 의료폐기물 소각장과 관련된 소송에서 금산군수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직후 문정우 군수가 주민들 앞에서 담화문을 읽는 모습.
법원이 충남 금산군에 설치될 의료폐기물 소각장과 관련된 소송에서 금산군수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직후 문정우 군수가 주민들 앞에서 담화문을 읽는 모습.

충남 금산군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와 관련한 소송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1심에서 업체측 손을 들어줬던 법원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금산군의 행정조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문정우 금산군수를 비롯한 군민들이 쌍수 들어 환호했다.

대전고법 제2행정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대전고법 315호 법정에서 사업자측이 금산군수을 상대로 낸 군관리계획결정 입안제안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판결을 통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업체측이 지난 2014년 금산군 군북면 일흔이재 일원에 하루 48t 규모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는 소각장 건설사업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금산군 계획위원회는 사업자가 신청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에 대해 심의한 결과 2015년과 2016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부적합 결정했다.

이에 업체측은 지난 2016년 11월 금산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끝에 2017년 11월 1심 법원인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방승만 부장판사)는 업체측 손을 들어줬다. 

1심 판결 이후 금산군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즉각 반발하며 항소했고 1년 가량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진 끝에 금산군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항소심 재판부 판결 이후 문정우 금산군수는 미리 준비한 A4 한장 정도의 담화문을 함께 방청온 주민 200여명 앞에서 발표했다. 문 군수는 담화문을 통해 "금산군민 여러분 정말 고생많으셨고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반대의 승소는 청정금산의 사수를 위해 생업도 뒤로하고 노력해 주신 5만 4000 군민 여러분 모두의 승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금산군의회, 각 사회단체 그리고 보조참가인 등 금산의 미래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하나된 뜻으로 우리는 또 한번의 역사를 쓰게 됐다"며 "금산이 고려인삼의 종주지로써 환경보전의 가치를 높게 판단해 준 재판부에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문 군수는 "오늘 쾌거를 계기로 청정금산의 위상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후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금산군민의 뜻을 모아 새롭고 활기찬 금산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듭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했다.

정승철 금산의료폐기물 소각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오늘 고등법원 판결은 사필귀정이며 대전시의회가 반대의견서를 내준 것도 깊이 감사한다"며 "금산군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청정금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법정 안에서 판결이 끝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김석곤 김복만 충남도의원과 김종학 금산군의회 의장 등 선출직 인사들과 지방선거 당시 금산군수에 출마했던 박범인 김진호 후보, 그리고 지역주민 등 200여명 가까이 몰렸으며, 재판부의 판결이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사업자 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금산군과 주민들이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결이 뒤집어 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금산에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들어설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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