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 그리고 처세 374]

조선시대의 왕은 일생을 거치면서 무수한 호칭을 받게 된다. 
조선시대 왕의 호칭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왕은 태어날 때 이름을 갖지 않는다.

 
왕위를 물려받을 적장자로 태어나면 원자(元子)가 된다. 
그리고 원자에서 세자(世子)가 될 때까지 이름을 갖지 않고‘원자’라고 부를 뿐이다. 
조선시대에는 원자로 책봉되면 바로 관례를 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례를 행하면 이름을 짓기 전에 자(字)를 먼저 받는다. 
예컨대, 세종의 자는 원정(元正), 정조의 자는 형운(亨運)이다.

세자로 책봉되면 이름을 받는다. 

왕위를 계승할 세자로 책봉되면 이름을 받게 되는데 이때 대신들은 세자의 이름을 세 가지로 지어서 왕에게 올리면 왕은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 세자의 이름으로 정한다.

왕의 이름은 외자로서 특이한 글자로서 짓는다. 

일반사람들도 이름을 휘(諱)라고 하여 함부로 부르거나 쓰지 않았는데 왕의 이름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왕의 이름을 쓰거나 부르는 것은 금기시 하여 만일 이것을 위반하면 엄한 벌을 받았다.
예를 들어 과거시험 답안지에 역대 왕들의 이름이 한글자라도 들어가면 무조건 낙방이었고 또 상소문에도 왕의 이름을 쓰면 접수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무려 곤장백대의 중형을 받게 된다 하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왕의 이름은 언어생활에서 사용되지 않는 특이한 글자나 외자를 쓰거나 아니면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썼다. 
예를 들어 세종의 이름은‘도’그래서 이도(李도), 정조의 이름은‘산’그래서 이산(李산) 등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태조 ‘이성계’처럼 창업을 하여 왕이 되었거나 또는 반정을 통해 왕이 되었거나 방계로부터 들어가 왕위를 계승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왕이 됨과 동시에 왕이 되기 전의 이름을 버리고 개명을 한다. 
예를 들면 태조 이성계의 이름인 성계(成桂)는 왕위에 오르면서 단(旦)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왕도 자신의 호(號)를 한 개 이상 갖는다. 

조선시대 왕들도 일반 유학자들처럼 자신의 호(號)를 한 개 이상 몇 개씩 갖는다. 
또한 신료들이 왕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존호(尊號)를 지어 올린다. 
예를 들면 임진왜란이 종식되었을 때 신료들이 난을 극복한 선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지성대의격천희운’(至誠大義格天熙運)이라는 존호를 지어 올렸다.

세종, 정조 등은 묘호(廟號)이다. 

종묘에서 역대 왕들의 제사를 지낼 때 신위(神位)에 적는 호가 묘호이다. 묘호는 신료들이 왕의 일생을 평가하여 붙이는데 조(祖)와 종(宗)으로 한다. 
조와 종을 붙이는 기준이 불분명하지만 대체로 조(祖)는 왕조를 창업하거나 또는 국가변란(전쟁, 반정 등)에서 백성을 구한 업적이 있는 왕들(태조, 세조, 선조, 인조 등)에게 붙여진다. 
또한 종(宗)은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사회기반을 안정시킨 왕들(세종, 성종)에게 붙여졌다 할 수 있다.

왕의 정식칭호의 글자 수는 20자에서 70자까지다. 

왕의 많은 칭호는 보통 붙여서 쓴다. 
그 순서는 맨 앞에 묘호 그 다음에 중국황제가 내려주는 시호(諡號), 신료들이 올린 존호와 시호의 순서로 쓴다. 
칭호의 글자 수는 보통 20자에서 30자 많은 경우는 60자에서 70자가 된다. 

세조의 예를 들어보면, 세조의 정식칭호는‘세조혜장승천체도열문영무지덕융공성신명예흠숙인효대왕’(世祖惠莊承天體道烈文英武至德隆功聖神明睿欽肅仁孝大王)이다. 
여기에서 세조(世祖)는 묘호이고, 혜장(惠莊)은 명나라의 황제가 세조의 일생을 평가하여 내려준 시호이고, 이어서 계유정란으로 대권을 잡은 세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신하들이 올린 ‘존호’그리고 또 신하들이 올린 시호 순으로 되어 있으며 그 글자 수는 모두 16자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왕의 정신칭호를 다 부르지 않고 세조, 세종과 같은 묘호만 부르고 있는 것이다.

왕의 무덤도 호(號)를 갖는다. 

왕의 무덤은 능(陵)이라 하고 능을 지칭하는 칭호가 능호(陵號)이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영릉(英陵)은 세종대왕의 능호이고, 서울 태능에 있는 태릉(泰陵)은 중종의 계비인 문정황후의 능호이며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광릉(光陵)은 세조의 능호이다.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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