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평가전 장소 물색 도중 잔디상태 고려 천안으로 결정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 있었지만 최근 대형 콘서트 행사로 인해 잔디 훼손이 심해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모습.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 있었지만 최근 대형 콘서트 행사로 인해 잔디 훼손이 심각해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모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평가전 대상지로 대전월드컵경기장이 물망에 올랐지만 끝내 무산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달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위해 경기장 물색에 나섰다. 축구협회는 12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 그리고 16일에는 중남미의 복병 파나마와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전국 월드컵경기장을 대상으로 잔디상태 등을 점검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인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벤투 감독 영입 후 벌인 9월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잇따른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매진을 기록하면서 축구 열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대전 입장에서도 대전을 연고로 한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이 K리그2에서 1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진출에 성공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대전시티즌 소속인 황인범 선수가 국가대표로 차출돼 홈 구장에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대전시나 축구협회 입장에서도 당연히 대전 유치를 내심 기대했던 게 사실. 하지만 결과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 때문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지난 8월부터 잇따라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서 잔디 훼손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에는 싸이 흠뻑쇼가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고 9월에는 조용필 콘서트도 있었다. 두 콘서트 모두 수 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콘서트 자체는 대성공을 거뒀다.

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 대전시 시설공단 입장에서는 두 콘서트를 통해 적잖은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잔디가 훼손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이렇게 훼손된 잔디는 대전시티즌 홈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국가대표 평가전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국가대표 평가전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렸고 천안종합운동장이 최종 낙점됐다. 천안종합운동장에서 16일 저녁 8시 파나마와의 경기가 열린다.

대전시와 대전축구협회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축구협회에서 평가전 경기장을 물색하던 중 부산에 이어 대전도 확인했지만 잔디 상태 때문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대전시티즌이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에서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렸다면 팬들의 관심도 높아질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것은 지난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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