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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공무원, 김정규 회장 호통친 이유
국세청 공무원, 김정규 회장 호통친 이유
  • 지상현 기자
  • 승인 2018.10.11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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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당시 증거인멸과 회유 협상 언급에 불쾌함 토로
공무원 "3시간 동안 문 잠그고 증거 인멸"..김 회장, 무대응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 대한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서울국세청 공무원이 김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사진은 김 회장이 지난해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700여개 대리점을 보유하며 전국 최대규모 체인망을 갖고 있는 김정규(53) 타이어뱅크 회장이 80억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국세청 공무원이 김 회장 측을 향해 불쾌함을 토로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태일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특정 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조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앞서 진행된 6차례 준비기일을 통해 검찰과 김 회장 측 변호인간 재판과 관련한 협의를 마친 뒤 열린 사실상의 첫 공판이었다.

때문에 이날 공판은 검찰이 공소사실을 먼저 밝혔고, 이에 대해 김 회장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대원씨앤씨 윤영훈 변호사가 반박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검찰과 김 회장 측은 각각 PT 자료를 통해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관심을 모았던 것은 검찰과 김 회장 측의 공방이 이어진 뒤 진행된 증인신문이었다. 

이날 증인은 검찰에서 신청한 서울지방국세청 소속 세무공무원 2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타이어뱅크에 대한 진정서가 국세청과 감사원에 접수되자 진정을 기초로 세무조사를 벌였던 담당자들이다. 특히 6개월여에 걸친 세무조사를 통해 김 회장과 타이어뱅크를 검찰에 고발했던 당사자일 정도로 이번 사건을 잘 안다. 이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타이어뱅크에 대한 수백억원대 세금을 과세하기도 했다.

그래서 검찰이 가장 먼저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인정해 이날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세무공무원들은 김 회장의 공소사실과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비교적 소상히 세무조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을 이 국세청 공무원들이 조사를 통해 밝혀냈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았던 장면은 2개다. 하나는 서울국세청 세무조사반이 타이어뱅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던 2016년 세금 관련 서류를 압수하기 위해 서구 용문동 소재 타이어뱅크 본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했다. 그러나 이 건물에 있는 김 회장 사무실에서 김 회장이 소유한 27개 개인 대리점의 소득세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려 했던 조사반은 3시간여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타이어뱅크 직원들이 문을 잠근채 세무조사반의 진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세무조사반은 잠긴 문을 열기 위해 열쇠수리공까지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 사이 타이어뱅크 직원들은 김 회장 사무실에 있던 소득세 관련 장부를 모두 파쇄했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감췄다고 한다. 파쇄한 문서의 양이 A4 용지 박스로 10개 정도였다는 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USB도 훼손했다. 조사반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타이어뱅크 직원들의 이런 행태는 분명 현행법을 위반한 것. 증거인멸은 물론 관련법에서 비치를 의무화한 소득관련 회계장부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검찰도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 회장과 관련한 공소사실에 이 부분을 포함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세무공무원의 진술과 파쇄 당시 장면이 촬영된 CCTV 검증, 파쇄 경위와 관련된 직원들의 경위서, 진술서 등을 토대로 이같은 불법 행위를 입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세무공무원을 불쾌하게 만든 두번째 장면도 이어졌다. 김 회장 변호인인 윤 변호사는 세무공무원에 대한 반대 심문 막바지에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아니지만 궁금한 점이 있어서 묻겠다"면서 "피고인(김 회장) 조사 당시 '(조사에 협조하면)10억 정도 세금을 부과 후 조사를 끝내겠다'고 말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윤 변호사가 뜻밖의 질문을 던지자 공무원은 다소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자세를 바로 잡고 입을 열었다. 공무원은 "제가 피고인에게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 저는 피고인과 독대한 적이 없다"며 일축했다.

이 공무원은 검찰과 김 회장 변호인 측 심문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는 검찰측 질문에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그는 "3시간 동안 문 잠그고 있어서 나중에 (김 회장 사무실에)들어가 보니 서류는 없고 하드디스크도 없어졌다. 세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었다"며 "대리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려했지만 누군가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조사팀을 해체하라는 얘기와 저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협상했냐는 변호사의 추가 질문은 유감스럽다"면서 "세무공무원인 제가 증인으로서 개인 입장이 아닌 정부 입장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고발인이 저다"고 강경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제가 감액처리 해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냐는 질문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변호사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김 회장의 말을 옮긴 윤 변호사의 입장이 난처해 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증인으로 나온 세무공무원은 시종일관 김 회장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세무공무원의 증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재판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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