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무대에 오르자마자 정치생명 건 새내기의 절박함에 대해

김소연 대전시의원(민주, 서구6). 페이스북 캡처.
김소연 대전시의원(민주, 서구6). 페이스북 캡처.

사실 그에 대해 잘 몰랐다. 대전시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우연히 만나 명함 정도 주고받은 게 전부였다. 그에게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한 30대 변호사가 정치에 꿈을 두고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눈치 챘겠지만, 김소연 대전시의원(민주, 서구6)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요 며칠 부조리한 세상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는 중이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요약하면,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정치브로커가 집요하게 돈 선거를 강요했다고 한다. 

지방정치의 한계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기자가 볼 때, 정치브로커의 존재보다 김 의원에게 브로커를 소개시켜 준 ‘믿을 만한 사람(김 의원의 표현)’의 존재가 더 충격적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지방정치 무대에서 손가락에 꼽을 만한 인물”이라는 것이 주위 평가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폭로가 수사기관에 의해 사실로 밝혀지면 ‘믿을 만한 사람’이 정치적으로 크게 다칠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의 폭로가 진실임을 전제로 볼 때, ‘두 얼굴의 정치인’은 정치판을 떠나는 것이 옳다.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폭로가 진실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김 의원의 정치생명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애먼 사람을 정치브로커로 몰고, 촉망받는 정치인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려 한 장본인으로 낙인찍힐 것이 빤하다.  

이제 막 지방정치 무대에 올라온 새내기 김소연 의원은 시작과 동시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절박하게 만들었을까. 그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무언가를 폭로했다고 바라보는 시각 또한 편견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계속 무언가를 기록해 왔다. 그리고 그 ‘기록’은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는 “정치를 희망하는 청년들, 후배들을 위해 몇 가지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겉과 속이 다른 ‘두 얼굴의 사람들’을 절대로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성정이 묻어있다. 해외 원정 성매매에 나선 두 얼굴의 연예인, 여성인권운동가 출신의 이중적 행태 등 자신이 목격했거나 경험했던 부조리한 현실을, 매우 우회적이지만 날카롭게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제법 써 먹을 만한 시의원 하나가 나타나 다행이다. “정치는 현실”이라며 무언가 거래하고 협잡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정치풍토에 적어도 실금 하나 정도는 남길 만한 새내기 정치인으로 보인다. 

며칠 동안 민주당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 여럿을 만나거나 통화했다. “당내에 분란을 일으켰다”며 김 의원 탓을 하는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김 의원 또한 여러 단점이 있다는 점도 전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저 당의 복으로 생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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