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당대표 배출 불구 지도부 전무, 구심점 부재까지

충청 여권이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압승에도 집권당으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열린 민주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모습. 대전시당 홈페이지.
충청 여권이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압승에도 집권당으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열린 민주당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모습. 대전시당 홈페이지.

충청 여권이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압승에도 집권당으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배출에도 불구하고 지역 인사들이 당 지도부 진입에 실패한데다 구심점마저 없어 정치력 한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해 대선 승리로 10년 만에 집권에 성공하며 여당 지위를 얻었다.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준 충청권은 문재인 정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등 약진을 기대했다.

정권교체‧지방선거 압승에도 성과는 ‘기대 밖’

하지만 6.13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은 충청권에서 뚜렷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치러진 8.25전당대회에서 이해찬 의원(세종시.7선)이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에는 지역 출신 인사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전 출신 박범계 의원(재선. 서구을)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예비경선에서 탈락했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황명선 논산시장 역시 후보자 8명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중 한명을 지방자치 분야 전문가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황 시장의 지도부 입성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호남 출신(이형석 광주북구을 지역위원장)에 밀렸다.

황 시장은 기초단체협의회장 자격으로 김두관 의원(경기 김포갑)이 상임위원장인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에 최문순 강원지사(광역단체장협의회장)와 공동위원장을 맡는데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정치력을 배가시킬 뚜렷한 구심점을 찾아보기도 힘든 모양새다. 충남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천안갑(이규희)과 천안병(윤일규)을 쓸어 담으며 5:6의 열세였던 자유한국당과 의석수를 6:5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4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던 양승조 의원이 충남지사에 출마하며 중진급 의원이 부재한 상태. 국회의원 6명 중 5명이 초선일 정도로 중량감이 떨어진다.

충남 ‘최다선’ 박완주 의원(재선. 천안을)마저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과 동시에 최고위원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왔다. 대전과 충남 양대 시‧도당위원장 역시 초선(조승래‧어기구)이 포진하면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다만, 조승래 대전시당위원장(유성갑)은 지난 달 충청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초선이지만, 당 지도부에 할 말은 하는 시당위원장이 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당력 결집 ‘리더십’ 부족, 중앙무대 입지도 좁아져

지난 8월 5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민주당 충남도당 정기 대의원대회 모습. 충남도당 홈페이지.
지난 8월 5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민주당 충남도당 정기 대의원대회 모습. 충남도당 홈페이지.

대전은 5선과 4선, 재선, 초선 등 고루 분포돼 있지만, 정치적 성향이 제각각이어서 당력을 결집할 ‘리더’를 내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집권당의 응집력 부족은 정부와 청와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대전‧충남 인사는 충남 논산 출신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유일했다. 또 2기 내각에는 대전 출신 성윤모 특허청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임명되는 선에 그쳤다. 송 장관이 2기 내각에서 교체되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제로(0)’인 셈.

청와대 역시 충남 공주 출신 박수현 대변인(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태안 출신 조한기 의전비서관(현 대통령 제1부속실장), 보령 출신 최우규 홍보기획비서관(현 연설기획비서관), 서천 출신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현 충남도 정무부지사), 대전 출신 박영순 선임행정관(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초대 참모진에 입성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최우규 비서관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때는 ‘원팀(One Team)’으로 뭉쳐 선거 승리를 이끌어낸 민주당이지만, 선거 이후 뚜렷한 구심점이 없다보니 결집력 부족 현상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남북 평화 분위기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은 했지만, 언제까지 대통령 지지율에만 의지할 순 없을 것”이라며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차기 총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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