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아이들의 부모의 거울입니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관계를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잔소리가 아니라 엄마 아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한 겁니다. 즐거운 일이면 더욱 좋습니다. 조금 속상했던 일 중에서 아이에게 말해도 될 만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무엇을 하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야기해준다면 아이도 똑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 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질문은 이렇습니다.

"급식 시간에 먹기 힘든 반찬은 없었어?",  "친구랑 놀 때 속상한 점은 없었어?",  "OO시간에 지루하지 않았니?",  "그랬구나.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고맙거나 감사하다고 느낀 점이 있니?", "이상하거나 신기한 점이 있었니?"

말 안하려는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엄마가 혼낼까 봐, 실망할까 봐 말하기가 어려운가 보구나.“,  "네가 말을 안 하면 엄마는 더 속상하고 답답할 거야.",  "어린이는 속상한 거, 실수한 거 다 말하는 거야.",  "울어도 되고 가끔 투정을 부리는 것도 좋아.",  "무슨 말을 해도 엄마는 다 이해해.",  "네가 말한 것 때문에 엄마가 조금 놀라거나 속상할 수도 있지만 괜찮아.",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거니까 용기를 내서 말했으면 좋겠어.",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질 거야."

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맞춰 부모도 아이를 대하는 말이 달라져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몸도 커지고 키도 자라는 만큼 마음도 자라게 됩니다. 몸이 자라면 아이의 몸에 맞게 옷을 입히게 되고 먹는 음식의 양도 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들이 늘 지시하고 설명하고 훈계하고 충고하는 태도로 거의 같은 말만 한다면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말대로 큽니다.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을 부모는 아이에게 강요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소중한지,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넌 잘 될 거야. 다 괜찮아. 넌 열심히 하는 아이구나. 멋지구나"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자신은 아주 멋지고 언젠가 잘될 거란 자기 암시를 갖게 됩니다. 반대로 "네가 그렇지 뭐. 실망이야. 나중에 뭐가 될래?"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내가 그렇지 뭐. 난 원래 그래' 하며 스스로 부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부모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 등 비언어적인 태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아이들은 빠르게 반응합니다. 어쩌면 말로 표현하는 언어보다 더 강력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전달하는 정서적인 언어는 아이들의 정서적 경험에 가장 중요합니다. 밝은 표정과 목소리와 더불어 긍정적인 언어를 겸하여 대화를 이끌어 간다면 아이의 성장에 더 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만약, 아이를 실컷 혼내고 윽박지른 다음에 "나중에 엄마한테 고마워할 거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나중에 아이가 고마워할까요? 아이의 마음 속에는 고마움보다는 서운함과 원망, 분노가 자리 잡게 됩니다. 부모가 주는 상처와 스트레스로 아이는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누구나 상처 주는 말은 가슴에 콕 박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치유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좋은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아이와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대화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훈련이 되지 않는 아이일수록 사춘기가 되면 부모와의 관계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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