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씨트 정원 전경.
1. 두씨트 정원 전경.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입헌군주국인 태국은 2017년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차크리 왕조(Chakri Dynasty)의 라마(Rama) 9세 사후 그의 아들이 즉위하여 라마 10세가 되었다. 1782년 톤부리 왕조를 무너뜨리고 차크리 왕조를 창시하여 방콕으로 천도한 라마 1세(1782~ 1809) 이후 차크리 왕조는 ‘라마’라는 시호에 번호만 붙이면 될 정도로 간단명료하다.

라마 2세(1809~1824)와 라마 3세(1824~1851)는 라마 1세의 쇄국정책에서 벗어나 포르투갈,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교류하고, 동인도 회사, 미국 등과 조약을 맺기도 했다. 특히 라마 2세는 대내적으로 새벽사원 보수와 현재 태국 왕궁 안에 있는 에메랄드 사원을 지은 임금으로 유명하다

1-1 관람객 복장 규정.
1-1 관람객 복장 규정.

라마 3세는 안정된 정치로 외적의 침입이 크게 줄자 많은 사원을 보수한 열렬한 불교신자로 유명하고, 라마 4세(1851~1868) 몽끗 왕과 라마 5세인 쭐라롱껀 왕(1868~1910)은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시아로 밀려오던 19세기 말부터 열강의 식민 지배 야욕을 막아 내며 근대화에 힘썼다.

그 결과 인도를 지배한 영국과 베트남을 점령한 프랑스가 양쪽에서 태국을 압박했으나 두 강대국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로 만들었다. 특히 라마 5세는 노예 해방을 한 임금으로서 태국 국민들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3명의 임금 중 하나인데, 그는 160명의 부인에게서 33명의 아들과 44명의 딸을 낳았다. 그래서 왕자와 공주들이 살 왕궁이 부족하여 두씨트 정원에 궁궐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1-2 두씨트 정원.
1-2 두씨트 정원.

라마 6세(1910~1925)는 사회 개혁을 위해 힘썼고, 라마 7세(1925~1935) 때 무혈 쿠데타로 입헌군주제가 도입되어 마지막 전제군주가 되었다. 라마 8세(1925~1946)는 제2차 세계 대전의 혼란함 속에서 나라를 잘 지켜냈고, 2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 즉위한 라마 9세는 태국 국민들로부터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았다.

1-3 두씨트 정원.
1-3 두씨트 정원.

태국의 왕궁은 전통타이 양식의 궁궐과 근래의 서양식 궁궐로 나눌 수 있는데, 에메랄드 사원이 있는 왕궁사원은 전자에 속하고, 두씨트 정원(Dusit Garden)에 있는 아난다 사만콤 궁(Ananda Samankhom Throne Hall)과 비만맥 궁(Vimanmek Mansion)은 후자에 속한다.

2. 비만맥 궁.
2. 비만맥 궁.

두씨트 정원은 라마 5세가 1897년 유럽여행을 하면서 큰 충격을 받고 귀국하자마자 축구장 약 50개 정도의 76만㎡(약23만평)에 왕궁(Throne Hall) 3개, 왕가 건물 13개, 그밖에 아름다운 정원을 지은 서양식 왕궁이데, 그 중 가장 보석으로 꼽히는 것은 비만맥 궁과 아난다 사만콤 궁이다.

비만맥 궁의 건물 외관은 갈색이고, 아난다 사만콤 궁은 회색이어서 쉽게 구분된다. 비만맥 궁과 아난다 사만콤 궁이 있는 두씨트 정원에 입장하려면 입장료 50바트를 내야 한다. 두씨트 정원은 매주 금요일~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개방하지만, 내부는 촬영금지 장소이다.

또, 입장객은 민소매, 반바지, 찢어진 청바지, 슬리퍼 차림은 불가능한데, 부근에는 치마를 빌려주는 상인들이 있다. 무늬가 없는 보자기는 50바트, 무늬가 있는 보자기는 100바트씩이다. 그리고 관람객이 출입하는 후문 입구에는 총을 든 군인들이 경비하고 있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 갈 때는 1층 로비에서 마치 공중목욕탕에 들어갈 때처럼 모든 소지품과 신발을 보관 상자에 넣어두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2-1 비만맥궁.
2-1 비만맥궁.

1900년 봄에 착공하여 이듬해 3월에 완성된 비만맥 궁은 3층 건물로서 비만맥이란 타이어로 "구름 위의 집"이란 의미라고 한다. 라마 5세가 두씨트 지역에 왕궁의 건설을 시작하면서 숙소로 사용하려고 지었던 비만맥 궁은 실제로 라마 5세가 5년 동안(1901~1905) 거주하여 궁궐( Throne Hall)이라는 명칭이 붙었는데, 현재는 박물관과 전시실로 공개하고 있다.

태국 왕조의 전통적인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비만맥궁은 Vimanmek Teak Mansion라고 할 정도로 썩지 않는 티크 나무에 금박을 입힌 근대식 궁전으로서 아난다 사만콤 궁이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지은 서양식 건물인 점과 좋은 비교가 되고 있다.

3. 사만콤 궁 전경.
3. 사만콤 궁 전경.

대리석 계단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가면 300개의 방과 큰 홀 테라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72개의 방 중 왕과 왕비가 사용했던 침실, 욕실, 드레스 룸 등 31개만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전시실에는 역대 국왕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과 희귀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일본 국왕이 100년간 품질보증하며 태국 왕비에게 선물한 기모노를 비롯하여 영국 왕실에서 보내온 진귀한 선물, 중국 왕실에서 보내온 도자기 등이 있다.

특히 태국 왕실 가족들이 유럽에서 공부할 때 찍은 사진 등 라마 5세 이후의 왕족들 모습도 실제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만맥 궁은 지금도 왕실에서 국빈을 모시는 연회나 왕실의 행사 때에 이용된다고 하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비만맥 궁전의 무대(Pavilion)에서는 원숭이 쇼, 어린이들의 공연 또는 태국 전통 싸움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3-1 사만콤궁 모형.
3-1 사만콤궁 모형.
3-2. 아난다시미콤 궁 천정.
3-2. 아난다시미콤 궁 천정.

두씨트 정원의 동문으로 들어가면 2층 건물인 아난다 시마콤이 있는데, 아난다 시마콤 궁은 설계, 건축, 실내 장식 등이 모두 이탈리아인들이고, 건축자재도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대리석으로 지은 전형적인 르네상스 식 건물이다. 궁의 중앙에는 대리석으로 지은 큰 돔이 있고, 그 주변을 따라 작은 6개의 돔이 둘려져 있는 형식인데, 중앙 돔의 높이는 50m라고 한다.

이 궁은 태국 의회 청사로 사용하다가 1982년 새 건물로 옮기고 지금은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는데, 궁 안으로 들어가면 각 돔(Dome)마다 역대 라마(Lama) 1세부터 2017년 사망한 라마 9세까지의 유물과 자료들이 골고루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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