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북측, 삼지연 초소 비우고 특별준비”
5.1경기장 집단체조, 백두산 천지 등반 과정 ‘에피소드’ 공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20일까지 2박3일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가운데 당초 일정보다 하루 더 북한에 머물 뻔한 사연이 공개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북측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삼지연 초대소에 문 대통령이 올라갔다 내려와서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으니 하룻밤을 특별히 준비해 놔라’고 했다”고 밝혔다.
“북, 삼지연 초소 비우고 특별 준비..우리 쪽 사정에 돌아와”
“9.9절 당시 집단체조 30%만 남고, 70% 새로 만들어”
김 대변인은 이어 "문 대통령 일행이 200여명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삼지연 초대소를 모두 비우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원래 우리 쪽에서 2박 3일을 생각했던 것이고, 북쪽에서 어떻게 보면 호의를 갖고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혹시라도 더 머물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측에 하루 더 머물라는 제안을 누가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회담 기간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에피소드를 추가로 전달했다. 그는 “5.1경기장 집단체조를 보고나서 북한 고위관계자가 ‘애초 예술 공연이 <빛나는 조국>이었는데, 9.9절 때 봤던 <빛나는 조국>과 (비교할 때)30%만 남고 70%가 바뀌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9.9절 뒤로 5번 정도 대집단체조를 했는데, 나머지 한 닷새 동안 70%를 바꿨는지 자기가 봐도 신기하다고 이야기했다”며 “<빛나는 조국>이 아닌, 그 중에서 30%가 들어가 있고, 나머진 새로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애초 <빛나는 조국>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 70여년 역사를 서술하는 내용이었다. 처음에 조국창건, 전쟁, 폐허, 건설, 김정은 위원장 시대의 번영으로 이야기한 것이었는데, 이데올로기 전 내용이 모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김정은, 천지서 하트모양 사진 찍으며 “나는 모양이 안 나온다”
박지원, 알리 ‘진도 아리랑’ 노래 끝나자 “진도가 제 고향”
또 김정은 위원장은 특별수행단 요청으로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하트 모양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사진이 공개됐는지 모르겠다”면서 “김 위원장이 하트 모양을 하고 리설주 여사는 손으로 떠받치는 모습을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수행단 백낙천 교수가 그 모습을 보고 남쪽 사람들이 놀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김 위원장은) 저에게 ‘이거(하트) 어떻게 하는 것이냐’ 물었다. 그래서 하트 만드는 법을 알려줬더니 김 위원장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천지를 떠나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올라가는 중간에 가수 알리와 박지원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마주쳤다”며 “그 자리에서 알리가 진도 아리랑을 불렀다. 그 노래가 끝나고 나니 박지원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고 외쳤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김 대변인은 ‘백두산 등반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며 “(북측에서)우리 측 방문단을 위해 점퍼 250벌을 공수해 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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