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김, “참전용사들이 살아있는 동안 추모의 벽 건립되도록 한인들 적극적으로 나서야"

사진 왼쪽 두번째 부터 백상열 박사(흥사단 대전지부 회장/교수), 하나 김(리멤버  727), 박상원 박사(흥사단 단우, 세계한인재단 상임대표 총회장), 지봉학 흥사단우, 일곱번 째 유호석 박사(대전성심원, 흥사단 단우)
사진 왼쪽 두번째부터 백상열 박사(흥사단 대전지부장, 교수), 한나 김(리멤버 727), 박상원 박사(흥사단 단우, 세계한인재단 상임대표 총회장), 지봉학 대전흥사단우, 일곱번 째 유호석 박사(대전성심원, 대전흥사단 단우). (사진제공=대전흥사단)

국내 한국전쟁 기념비를 찾아다니며 참배하고 헌화하고 있는 찰스 랭글 전 미국 하원의원 수석보좌관인 재미동포 한나 김(Hannah Kim·35)이 지난 20일 대전 보문산 대전지구 전승비를 찾았다. 이날 참배에는 대전흥사단(대표 백상열) 단우들이 함께 했다.

한나 김은 지난 해 전 세계의 6ㆍ25 전쟁 참전국 26개국 모두를 돌며 참전용사 200여 명을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올해는 미국 50개 주를 다니며 1000여 명의 참전용사를 만나 90개 도시에서 세워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는 'Remember727'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리멤버 727'은 전쟁의 아픔과 정전협정일(1953년 7월 27)을 기억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한나 김은 지난 13일 11시 20분 국회에서 안민석 의원과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과 함께 위행사의 발족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민석 의원은 지역구인 오산시에 참전용사들의넋을 기리는 평화공원 조성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대표발의하며 한국전쟁 기념사업에관심을 갖게 됐다.

김창준 전 의원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미국에서 하원의원 3선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며 한미동맹 강화에 힘쓰고 있다.

'Remember727' 프로젝트는 15일 인천 상륙기념비 앞에서 출정식을 시작으로 다음날 경기도 파주·동두천·연천, 17일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춘천, 18일 강원도 양구·홍천·횡성·원주,19일 경기도 양평·여주·용인·수원·오산, 20일 경기도 평택과 대전·경북 칠곡, 21일 부산 유엔 참전 기념비를 끝으로 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나 김은 기념비들을 찾아 참전용사들의 넋을 위로하고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한다. 그는 특히 역사적인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이 시점에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 기금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도 함께 병행할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건립될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3만 6천여 명과 포로 8천여 명, 한국인 카투사 7,052명의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이 추모의 벽은 한나 김이 보좌하던 찰스 랭글 전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공동발의해 2016년 10월 관련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서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건립비용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지 않고 비영리단체인 한국전쟁 기념재단(이사장 윌리암 웨버 예비역 대령)이 주도해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25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기금 모금액은 10억여 원에 불과하다.

대전지구 전승비에 헌화하고 기념비를 기리고 있는 한나 김.
대전지구 전승비에 헌화하고 기념비를 기리고 있는 한나 김. (사진제공=대전흥사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유엔 참전용사를 추모하면서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해 전몰장병 한분 한분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을 세계인과 함께 기억하고 기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도 나서서 건립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아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다. 법안의 시효는 2023년 10월 7일까지이다.

한나 김은 “참전용사들이 살아있는 동안 추모의 벽이 건립될 수 있도록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도 지난해 참전용사들을 만나기 위한 세계일주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촬영비 전액(500만원)을 위 건립에 기부한다고 밝히며, '추모의 벽'에 "은혜를 잊지 않은 한국인들의 손에 의해 이 벽이 설치됐다"라는 문구가 새겨지기를 바라며 모든 한국인들이 각각 1인당 1000 원씩이라도 마음을 모아 기부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나 김은 워싱턴에서 대학원 재학 중이던 2009년 미국의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7월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2008년 '리멤버727'을 설립해 이후 매년 많은 청년들과 함께 워싱턴에서 7월 27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주최해 왔다.

한나 김은 또한 위 법안을 발의한 찰스 랭글 의원과의 인연으로 그의 수석보좌관으로 일하게 되어, 재직 중 '한미동맹 강화 결의안'(2010) 및 '한반도 평화 통일 결의안'(2013), '재미교포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2016)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수의 결의안을 미국 국회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한나 김의 이번 한국전쟁 기념비 추모 일정은 그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국전쟁 휴전일인 7ㆍ27을 평화의 날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그가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를 누비며 일구어 낸 '리멤버 727' 프로젝트의 마지막 여정이다. 

한편 한나 김은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했고, 현지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뒤 다시 한국으로 유학해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UCLA에서 전문경영인 과정을 수료하고,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 등 의회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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