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송편

생일은 음력 8월 15일, 전통군 명절면 추석리에서 태어나 가을동 한가위 아파트에서 사는 별명이 福떡인 나, 달도 마음도 가족도 만조 바다처럼 가득한 날엔 빠지지 않는 상습 초대자 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역전 홈런을 맞은 듯 대세는 변해 어떤 때는 칠면조가 더 인기 있는 품목으로 선정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속으로만 비난하거나 한탄할 뿐 어떤 물질적 표현도 나타내질 못합니다. 그것은 칠면조는 칠면조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아니 최대한 발휘했던 것이거나 내가 내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나 스스로를 값싸게 여겨 가볍게 화장실 휴지처럼 존재가치를 다루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세상이 초고속으로 변하고, 변화만이 살길이라고 목청 높이는 강사가 인기인 초청강연회가 판치는 요즈음인데 어떻게 예상을 아니 할 수 있었을 것입니까? 생각해 보니 명절도 1년 달력 중에서 빨간 휴일 정도의 느낌으로만 다가오는 순수한 것이라고는 없는 능구렁이로 살아가는, 재산의 양으로만 따지는 시대에 무리한 요구는 아니지만 생색만 내는 정도의 상차림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모양만 요란한 것들이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오래되었습니다. 그것도 처음에만 그렇지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는 빠른 적응력의 너에겐 떡향이랄까, 솔향처럼 은은한 믿음이랄까 뭐 이런 약력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없는 것일까요? 그래도 전남 영광에는 모시잎을 넣어 만든 모시조개가 인기중.

“잃지 말고 살아라”

맛과 그림 2-오이 고추장무침

 

쉽게 썩게끔 만드는 여름은 가을과 전설을 만드는 쪽, 그 쪽으로 위치했다. 표만 사면 고통도 모른 채 아주 쉽게 이동하듯 우리는 살면서 사라질 생각보다는 잠시 부패(腐敗)를 연장하는 쪽, 그 쪽으로 현실은 작동시킨다.

습관도 쉬운 쪽을 항상 택하듯 우리는 가벼워지기 보다는 잠시 포만을 즐기는 쪽으로, 그 쪽으로 직행한다.

언젠가는 다 주고가야만 하는 걸 모르듯이 우린, 늘 오이 고추장무침만큼의 시원, 새콤, 매콤한 스토리에도 못 미치는 쪽으로, 그 쪽으로 행진한다.

“상큼한 향내를 내며 살아라”

시와 머그컵-Philippines

 

장충체육관과 필리핀의 상관관계는 없다.

십여 년 전 대학 절친 모임에서 필리핀을 갔다.

숙취와 바다 협곡의 검푸른 경계만 남아있다.

적도 부근 섬나라 여행의 추억은 세계테마기행이 대신해 주었다.

시간이라는 추억도 휙 갔다.

어느새 중년 초입인데 꽃할배 될 때까지 정들자고 한다.

지금도 약속을 건다.

소원처럼..

원장실의 스켈레톤-면도기- 여성도

 

싹, 쓸어버려 - 명령 ; 광신을

싹, 없애버려 - 부탁 ; 걱정을

싹, 잘라버려 - 애원 ; 주둥이를

싹, 비워버려 - 추천 ; 속을

싹, 무시해버려 - 권유 ; 잘난 체를.

소소한 느낌들 - 연꽃(Lotus)

 

세상보단 들 하지만 진흙탕에서도 자란다고

여름이면 꽃 보러 한림공원, 부여서동, 백련지, 세미원으로 가고

연화는 보살이나 신실한 분들의 이름이고

영어의 로터스는 연과 수련을 같이 취급하고

프랑스 오랑주리에 모네가 심은 수련은 길고

룸비니 연꽃은 태어날 때부터 피어 온전한 Buddha고

성혈사 나한전 연꽃은 엄마가 보이는 예술이고

파주 보광사의 연꽃은 정겹고

어느 연꽃이라도 내 맘 속보다 못하고

그러니 오줌싸개 치료에 쓰던 것이 연잎밥으로 탄생하고

결국은 고운빛으로 달려가 젊잖게 한 상 받아보고 싶다.


송선헌
송선헌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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