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하기를 바랐는데 너무 안타깝다. 잘못은 동물원이 했는데...”
지난 18일 동물원 탈출, 사살된 퓨마...“미안하다” 추모글 이어져

20일 오전 대전동물원 입구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뽀롱이) 사진액자와 추모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붙였다.
20일 대전동물원 입구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뽀롱이) 사진액자와 함께 국화 꽃이 놓여있다.

대전동물원을 탈출한 뒤 4시간여 만에 사살된 퓨마 '뽀롱이'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전오월드 정문에는 뽀롱이의 사진이 놓였고 일부 대전시민들은 “미안하다”는 내용의 추모 글이 담긴 종이를 붙였다.
  
시민들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미안하다. 퓨마야 너의 혼이 촛불이 되었다”, “잊지 않을게 퓨마야. 영원히 기억할게”,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글로 안타까운 심경을 표현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뽀롱이를 추모하는 글이 올라왔다.

“생포하기를 바랐는데 너무 안타깝다”, “잘못은 동물원이 했는데 퓨마가 죽었다”, “야생동물을 가두고 사람의 볼거리로 고통을 주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유를 갈망하던 퓨마를 추모한다”는 제목의 추모의 글을 올렸다.

“자유를 갈망하던 퓨마를 추모한다”

안전하게 생포되기를 바라는 많은 네티즌의 바람에도 결국은 사살되는 불운의 주인공이 된 퓨마, 자유를 갈망하던 퓨마를 추모한다.

인간이 만든 우리 안에 갇혀 한낱 구경거리로 전락한 너, 어느 순간 사육사가 던져주는 먹이와 안락한 보금자리 익숙해져 갔겠지.

어느 저녁 사육사가 잠그지 않은 문틈으로 호기심 많은 눈을 반짝이며 미지의 세계에 한 발 내디뎠을 테고. 그러나 겁이 많은 너는 동물원 밖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겁에 질린 혹은 분노에 찬 인간들의 고합과 공격에 점점 더 구석으로 도망 다닐 뿐이었다.

인간들이 손 무언가에 더 겁에 질려 혼미한 정신을 부여잡고 점점 더 어둡고 구석진 곳으로... 넌 누구도 해칠 생각이 없었을게다. 동물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즉에 맹수로서의 본능을 잃은 너였기에...

보문산에서 총성이 메아리칠 때 너는 잠깐의 자유를 맛 본 대가로 쓸쓸히 차디찬 바닥에 몸을 뉘었다. 영원히...

20일 대전동물원 입구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뽀롱이)를 추모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붙였다.
20일 대전동물원 입구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뽀롱이)를 추모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붙였다.

한편, 사살된 퓨마를 박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19일 ‘생물의 다양성 보존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퓨마 사체 기증을 대전도시공사 측에 요청했다. 퓨마를 학생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전도시공사는 “동물 박제와 관련해 국립중앙과학관의 문의가 있었지만, 불가하다는 답변을 보냈다”며 “사체처리는 환경부 신고 등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살된 퓨마의 사체는 현재 대전오월드 내 동물병원에 냉동 보관 중이다. 퓨마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으로 사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동물 사체처리 규정에 따라 환경청에 신고한 뒤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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