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대표 면담 취소, 경제사절단 행보, 김규연 방북 취소 등
청와대, 논란 해명 필요 사안 명확한 설명 없어 "보도 난감"

평양남북정상회담의 일환으로 열리는 남북 정당관계자 면담이 예정된 지난 18일 오후 북측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일행이 남측에서 온 정당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해찬, 정동영, 이정미 등 여야 3당대표는 1시간 이상이 지나도록 면담 장소에 도착하지 않아 행사가 취소됐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환으로 열리는 남북 정당관계자 면담이 예정된 지난 18일 오후 북측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일행이 남측 정당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해찬, 정동영, 이정미 등 여야 3당대표는 1시간 이상이 지나도록 면담 장소에 도착하지 않아 행사가 취소됐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부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평양발 정보’ 1차 관문인 서울 프레스센터에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취재진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여야 3당 대표와 북측 대표단 면담이 돌연 취소된 것을 비롯해 경제사절단 행보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평양행이 예정돼 있던 실향민 3세대 김규연 양(15.강원도 양양중학교) 방북이 무산된 것도 명확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북측 대표단 면담 취소에 당대표 사퇴, 해임 등 ‘비난’ 여론
청와대 “평양에서 뭔가 얘기가 있을 것”..구체적 이유 전달 안돼

가장 먼저 취재진의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북측 대표단 면담이 취소된 점이다. 이들은 당초 정상회담 첫날(18일) 오후 3시 만수대 의사당에서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면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여야 3당 대표가 면담 장소에 나오지 않으면서 일정이 취소됐다. 면담 장소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렸던 안 부의장과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취재진에 “수고했다”고 말을 건넨 뒤 돌아갔다. 이들 중 일부는 남측 취재진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도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북측 대표단과 면담을 취소한 여야3당 대표 사퇴와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북측 대표단과 면담을 취소한 여야3당 대표 사퇴와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특히 이해찬 대표 등이 왜 불참했는지는 북측이나 남측 취재진에게 별도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대표와 이정미 대표는 이후 고려호텔 로비에서 만난 취재진에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남측 취재진도 알고 있던 일정을 당대표들이 ‘착오’했다는 것을 두고 서울 프레스센터 취재진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론도 들끓고 있다.

인터넷 온라인 기사에는 여야 3당 대표들을 향한 비난 댓글이 빗발치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당대표 사퇴와 해임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오전 프레스센터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정당 대표 일정은 저희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 북측에서, 평양에서 뭔가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대기업 총수 방북 배경 명확한 설명 없어
청와대, 기업인들 북측 일정 소개에 그쳐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지난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방북 배경과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지난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이들의 구체적인 방북 배경과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대기업 총수들 방북 배경과 현지 행보도 베일에 가려져 있어 취재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윤영찬 수석은 지난 18일 오전 정례브리핑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경제인 방북관련 북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봤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이번 방북 수행단은 전적으로 저희 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밝혔다.

윤 수석은 또 "경제인들의 참여는 남북관계 장래와 미래를 위해 경제인들의 방북특별단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며 "이전에 있었던 모든 정상회담에서 경제인들이 방북에 참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경제인들과 리용남 내각부총리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를 뒤집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한 뒤 "우리가 오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날 경제인들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 내용 역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는 정상회담 이전부터 경제들 방북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사전브리핑에서 “기업인들 방북은 특별하지 않다. 어떤 구체적 의제를 얘기할 것이냐는 좀 섣부른 것 같다.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수석 역시 18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경제 MOU(양해각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MOU는 이번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다만 우리가 지금 남북 간에 진행해오고, 논의하고,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여러 협력 분야에 있어서 대화들을 더 진척시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은 없다”고 했다.

윤 수석은 1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도 “경제인들은 오늘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을 방문한다. 이곳은 2010년 5월 준공된 곳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재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평양시내 소학교 및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 양성기관 평양 교원대학에 소년 소학교 및 학령전 교육자 양성기관 평양교원대학을 방문한다”고 일정만 소개했다.

일부 취재진은 청와대가 북측과 남북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인들을 동행했지만, 대북 경제재제 조치 등 민감성을 의식해 이들 행보를 철저히 보안에 붙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규연 양, 큰할아버지 만남 무산 배경도 ‘궁금증’
취재진 “일부 평양 소식 구체적 전달 안 돼 보도 난감”

북측 큰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손 편지를 써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던 김규연 양이 돌연 방북을 취소한 직접적인 배경도 아직까지 취재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공동취재단
북측 큰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손 편지를 써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던 김규연 양이 돌연 방북을 취소한 직접적인 배경도 아직까지 취재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공동취재단

북측 큰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손 편지를 써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던 김규연 양이 돌연 방북을 취소한 직접적인 배경도 아직까지 취재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윤 수석은 지난 1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평양에 있는 선발대는 김규연 학생과 큰할아버지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하게 됐다고 알려왔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음 기회에 김규연 학생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북측은 김 양 방북 불가를 통고하면서 김 양과 큰할아버지 만남이 성사되지 못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취재 중인 한 기자는 “일부 평양 소식들이 프레스센터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해석해 보도해야 할지 난감한 부분이 있다”면서 “청와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정당대표 면담 취소를 비롯해 현장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 취재진에 전달해 오보가 나오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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