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수 명예직 위촉 지침 불구, 일회성 행사 비용 과다 ‘지출’

자유한국당 홍문표 국회의원.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문표 국회의원. 자료사진.

최근 5년 간 중앙부처 홍보대사 위촉에 쓰인 국고가 효율적 집행 없이 일회성 행사에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자유한국당. 충남 홍성‧예산)이 1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에 받은 정부부처 홍보대사 예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획재정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전시행사에 홍보대사 위촉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지침을 정한 기획재정부도 지난해와 올해 홍보대사 선정에 66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연예인 홍보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위촉하고, 실비 또는 보상적 성격의 사례금만 지원하는 방침을 정하고 ‘2017년도 예산 및 기금 운용 계획 집행 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홍보대사를 가장 많이 위촉한 중앙부처는 보건복지부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7개 사업에 총 52명의 홍보대사를 위촉했고, 집행된 예산은 약 2억5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홍보대사 52명 가운데 28명이 재능 기부로 활동했고, 나머지 24명은 활동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뚜렷한 홍보 실적은 없이 단발성 행사 참여가 주를 이루었다는 게 홍 의원 주장이다.

홍보대사가 출연한 정책홍보 동영상 배포도 제대로 되지 않아 홍보 효과에 대한 실효성도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로 SNS를 통해 홍보 영상배포가 이뤄지고 있지만, 조회 수도 낮고 댓글 등의 호응도 역시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15년 ‘제4회 인구의 날’ 홍보대사로 가수 김태우 씨가 출연한 30초 분량 보건복지부 홍보영상 SNS 조회 수는 165회. 김 씨는 행사참여와 홍보영상 촬영 등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700만원의 활동비를 받았다.

또 지난해 배우 최여진 씨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2500만원 예산이 투입된 암 예방 홍보 영상도 SNS 조회수가 40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소녀시대 출신 가수 수영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희귀질환 홍보대사로 위촉됐지만, 별다른 홍보활동 없이 관련행사 1번만 참여하고 7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받았다.

중앙선관위 역시 홍보대사 위촉으로 많은 예산을 집행했다. 2014~2017년까지 진행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에서 약 6억 원의 예산이 홍보대사 위촉에 쓰였다.

최근 SNS를 통해 많은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투표 인증 샷과 투표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는 현실에서 불필요한 예산 집행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 5년간 정부 홍보대사로서 가장 많은 활동비를 지급받은 연예인은 가수 설현. 설현은 지난해 중앙선관위로부터 TV광고, 라디오 광고, 포스터 인쇄 등 명목으로 1억4300만원의 활동비를 받았다. 올해 행전안전부 안전무시관행근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윤아와 EXO-CBX도 1500만 원의 홍보대사 활동비를 지급받았다.

반면 홍보대사로 위촉받고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들도 있다. 환경부에서 위촉한 전소민, 장우혁, 윤하, 박수홍 등 홍보대사들은 재능기부 형태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찰청에서 위촉한 가수 아이유 역시 무보수 명예직으로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홍문표 의원은 “국민들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국가 예산이 실효성 없이 집행되는 정부홍보대사 위촉은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정책 홍보는 재능기부 형식 홍보대사 위촉, SNS등을 이용한 홍보로 예산은 줄이고 실효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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