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의 정치 톺아보기] 동생 세대에 대한 ‘안쓰러움’

통계청 8월 고용동향
통계청 8월 고용동향

내 동생은 45살 된, 딱 40대 중반이다. 

이 녀석 보면 참 안쓰러운 구석이 많다. 문화예술계 한길을 걸어왔기에 이젠 그쪽에 굳건한 자리를 잡고 있어 다행이지만, 형은 늘 동생을 안쓰럽게 보아왔다. 오히려 불확실한 모습으로 비쳐질법한 자신의 형을 안쓰럽게 볼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 안쓰러움은 비단 친동생만이 아니라 이 땅의 40대 동생들에 대한 나의 감성이자 이성이기도 하다.

84학번, 50대 초반인 나를 돌아보면 조금은 동생세대에게 미안함까지도 생긴다. 나는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과외와 야간자습이 폐지되고 교복자율화 시대를 누렸다. 대학가는 길은 조금 더 편해져 본고사가 폐지되고 4지 선답 학력고사에 내신성적 약간 반영하는 시험제도, 게다가 졸업정원의 130%를 뽑았다. 물론 이 졸업정원제는 유명무실해져 입학생 거의가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졸업 때 쯤 되니 우리경제의 고도성장기를 맞아 상대적으로 취업의 문도 넓었고, 어느 정도 사회정착기엔 노태우대통령의 200만호 주택보급 등이 효과를 발휘,  재테크에 능한 친구들은 서서히 집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IMF위기 땐 30대 한참 일할 나이로 살아남았고, 금융 위기 때는 중년의 경험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내 친구 언론인의 표현대로 우리는 어쩌면 ‘다 누린 세대’일수 있겠다.

강영환 정치평론가
강영환 정치평론가

내 동생은 어땠을까? 

다시 과외는 부활되고 대학의 문은 좁아지고 취업의 문은 더더욱 좁아졌다. 40대는 불행히도 외환위기 때 노동시장에 진입해 고용여건이 취약했던 편으로, 이후 금융위기 같은 경제위기 때마다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아날로그시대의 마지막인 50대와, 밀레니엄과 그 전후의 디지털혁명을 학창시절에 경험한 30대 디지털세대 사이에 낀, 문화적 갭의 한복판에 놓인 세대다.

50대 이후와 30대 이하는 거의 단절의 관계이지만, 그 사이 40대는 좋은 말론 세대의 융합이겠고 거친 언어론 ‘낀 세대’일 수 있겠다.

이런 경제적, 문화적 어려움 속에 40대는 점점 보수화되는 50대 이후 와는 다르게 사회적 반감을 키워간 세대다. 기존 질서,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이 크고 보수에  대한 거부감이 다른 세대보다 크고 굳건하다. 

그렇지만 사회적 반감이 크더라도 그 과실, 즉 사회변혁의 깃발은 386이라는 이름으로 50대에 뺏긴 정치적으로 불운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40대에게 50대는 얄밉기도 하다.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40대의 고용 감소치는 거의 참사 수준이다. 이에 따르면 ‘고용 쇼크’는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 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만 명, 30대는 7만8000명 감소인데 특히나 40대는 15만8000명 감소했다. 발표결과를 보면 40대는 도소매나 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어 타격이 집중됐다고 한다. 그런데 50대는 5000명, 60대는 27만4000명 취업자가 늘었다는 발표다.

오늘 신문을 보니, 갑자기 동생이 생각났다. 
40대에 대한 평소의 안쓰러운 감정이 올라온다.
무어라 할 말이 없다.

40대 힘내라!
동생 힘내라!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