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철회 요구 노조위원장 증언대 세워 ‘공세적 질문’
일부 위원 “내정자 충분한 역량” 노골적 거수기 역할도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내정자가 10일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내정자가 10일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이사장 내정자 인사검증에 나선 대전시의원들이 내정철회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위원장을 증언대에 세워 집중 질의하는 이상한(?) 청문회를 연출했다. 

갑작스런 부친상 중에도 증언대에 선 김기문 공단 노조위원장은 시의원들의 공격적 질문에 오히려 노조 입장을 대변하는데 주력했다.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인사특위)는 10일 설동승 공단 이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검증에 나섰다. 청문위원들의 거수기 질문은 청문회 시작부터 그 한계를 드러냈다.   

윤종명 의원(동구3, 민주)은 설 내정자를 향해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본다”며 “그 동안의 전문성 없는 외부인사 보다는 공단 내부 인사가 (이사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 이사장 내정을 두둔하고 나섰다.  

김기문 공단 노조위원장에 대한 공세적 질문도 이어졌다. 조성칠 의원(중구1, 민주)은 “설 내정자와 노조 간부간 개인관계가 좋지 않아서 (노조)반발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김기문 노조위원장은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며 “내정자와 17년간 3번을 함께 근무했는데, 다른 하급 직원들이 느낀 감정에 대해 이사장으로 자질이 부족한 것 아닌가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종명 의원은 “임용 후보자가 과거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는 것은 능력 면에서 좋다는 것 아니냐”고 김 위원장에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나쁜 상사는 직원을 닦달하고 책임을 전가하고 윗 사람에게만 잘하는 상사”라며 우회적으로 신임 이사장 내정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노동조합이 새 이사장 임용 전에 사측과 야합을 해서 인사를 했다. 노동조합 구성원의 의사를 묻지 않은 상태에서 내정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등의 노조위원장에 대한 해명 요구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내정철회 시위에 나선 노조원들이 상당한 불안에 떨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내정자가 임명되면 분명 보복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불안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다. 직원들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내정철회 요구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날 인사청문회가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청문위원들의 다양한 검증시도가 이어지기는 했다. 하수종말처리장 이전문제, 공단 내 성평등 제도화, 내정자의 공단 재직시절 업무수행평가 등 다양한 문제가 거론됐다.  

설동승 내정자는 노조반발을 의식한 듯 노동조합과 소통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설 내정자는 “임용이 되면, 가장 먼저 노조를 찾아 대화하고 또 대화하겠다”며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종호 복지환경위원장이 특별위원장을 맡은 이날 인사청문간담특위는 복지환경위 소속 손희역, 윤종명, 채계순, 구본환 의원 외에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조성칠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우애자 의원이 청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집행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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