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에 공기업노조 집단반발
10일 인사청문회가 ‘분수령’…자질시비·보은인사 논란이 쟁점 

대전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이 설동승 이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전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이 설동승 이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의 동생인 설동승 씨를 내정한 것과 관련, 대전 공공기관 노동조합이 연대해 반발하고 있다.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대투노협(대전시 투자기관 노동조합 협의회)은 6일 오전 11시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설동승 이사장 내정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수차례 반대입장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내정철회를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 노동조합은 “설동승 내정자가 공단의 요직을 거치면서 고압적 업무태도와 편향적 인사로 조직 내부의 반발을 사 왔다”며 “조직을 이끌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 내정자는 이 같은 노조 주장에 대해 “공단에 근무하면서 축구동우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직원들과 원만하게 지냈다”며 “노조위원장 등 일부가 일방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맞서고 있는 중이다. 

급기야 공단 노동조합은 설동승 내정자의 공단방문에 맞춰 설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대전시 투자기관인 다른 공기업 노동조합도 공단 노조 반발에 합세하며 힘을 싣고 있는 중이다. 

자칫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지방공기업 노동조합의 갈등국면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인 셈. 다만 허태정 시장의 내정철회나 설동승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갈등국면이 봉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를 앞두고 설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측과 철회시키려는 측이 인사청문회 주축인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을 수차례 접촉하며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의원들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가 이번 논란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는 10일 설동승 내정자를 불러 인사검증에 나선 뒤 12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인사청문감담회를 이끌 이종호 복지환경위원장(동구2, 민주)은 “제가 노동계 출신이지만, 공단 노조의 입장에서만 청문회에 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칙과 절차에 따라 심도 있게 청문회를 진행해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설동승 내정자의 자질론, 허태정 대전시장과 설동승 내정자의 관계를 둘러싼 보은인사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설 내정자의 친형인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허태정 대전시장의 고교시절 은사이자 충남 예산 출신으로 허 시장과 고향이 같다. 

특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3일 설동승 내정자 인사청문간담회 진행을 위한 사전협의를 벌였다.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 이후 첫 인사청문간담회인데다 대전시 투자기관 노동조합의 반대 입장이 분명한 만큼, 시의회가 어떤 완충역할을 할 것인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도입한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는 “시의원들의 조사권한 미비 등 제도적 한계로 실효성이 없다”거나 “정치적 역학관계로 시의원들이 거수기 역할에만 충실하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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