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산호섬 

 

태국 지도
태국 지도

198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이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관광한 나라가 동남아의 태국이다. 심지어 ‘한국인 중 제주도는 가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방콕은 가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인기였던 태국은 최근 급격하게 떠오르는 베트남 다낭에 인기를 빼앗겼지만, 저렴한 물가와 안전한 치안에 여전히 인기가 있는 여행지이다. 

파타야 시내
파타야 시내

태국여행을 떠난 관광객들은 방콕에서 남쪽으로 약145㎞ 떨어진 파타야(Pattaya)가 필수 관광코스인데, 파타야란 태국어로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바람’이란 의미라고 한다. 파타야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 본토까지 휴가가지 못하는 장병들을 위하여 1961년 미국의 관광회사가 타이 만의 약 4km에 이르는 해안에 미국풍의 환락가로 개발한 휴양도시인데, 이곳에는 미군 보급기지가 있고, 또 가까운 라용 현에 미공군기지가 있어서 미군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처음부터 미군을 위한 휴양도시로 개발된 파타야는 술집, 알카자 쇼(Alkazar show)로 알려진 게이들의 무도장과 매춘 등 섹스 산업 등 미국 스타일의 환락가여서 동양인의 정취에는 맞지 않는 점도 많았는데, 베트남전쟁이 끝나고 미군이 철수하자 도시는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졌다가 유럽인과 일본관광객들로 활기를 되찾으면서 '아시아 휴양지의 여왕(Queen of Asia's Resorts)', ‘동양의 하와이’ 혹은 ‘타이의 리비에라’로 불리고 있다.

항상 일본의 패턴을 뒤쫓는 한국인들은 태국과 사이판, 괌을 여행하다가 발리로, 여행지를 바꾸면서 안목을 넓혀가고 있는데, 2006년 여름 파타야를 찾았을 때에는 500석 규모의 알카자 쇼 무도장이 한 군데뿐이었으나, 3년 뒤에 다시 갔을 때에는 같은 규모의 무도장이 하나 더 신축되어 성황을 이룰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알카자 쇼
알카자 쇼

 

파타야 해변
파타야 해변

파타야는 반세기 전에 조성된 계획도시여서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파타야 비치 로드와 파타야 2로드 등 큰 도로 2개를 중심으로 동서 방향으로 작은 골목(Soi)들이 바둑판처럼 설계되어 있는데, 두 도로 사이에 호텔들과 나이트클럽 등이 북적거린다. 특히 남 파타야 로드 주변은 유흥거리로 밤이 되면 환락가로 변해서 세계 각국의 유흥장을 모방한 술집은 물론 자질구레한 옷가지나 물건들을 파는 야시장이 성황이다.

북경여행에서도 신동안시장의 포장마차거리에서 전갈이며, 지네, 거미 같은 갖가지 먹거리들을 팔더니, 이곳에서도 그랬다. 다만, 파타야는 유흥도시여서 낮에는 치안상태가 안전하지만, 야간에는 큰 도로만을 다니거나 단체로 다녀야 하는는 등 주의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파타야에서 이틀 밤을 머물면서 태국출신의 수십명의 트렌스젠더로 구성된 알카자 쇼를 비롯하여 농눅빌리지(Nongnoock's village)에서 전통무용과 코끼리 쇼, 그리고 100만 년 전의 나무화석을 자랑하는 악어농장에서의 악어 쇼와 온갖 열대화초들을 구경하는 정원 투어와 코끼리 트래킹을 했지만, 산호섬에서 하루를 즐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산호섬 해수욕장
산호섬 해수욕장

파타야의 타이 만 해변을 따라서 조성된 해수욕장이 있지만, 이곳은 수많은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의 생활하수로 수질이 나쁘다며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유람선이나 쾌속정을 타고 파타야 인근의 산호 섬(Ko Larn; 코란 섬), 코사멧 섬, 라용 등을 찾아가는데, 이 섬들은 태국의 이방지대 같았다. 산호섬까지 유람선은 약45분, 쾌속선은 약15분쯤 걸리는데, 파타야선착장에서는 수시로 쾌속정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유람선은 편도 30바트(Baht: 한화 약35원)로서 비교적 저렴하다. 산호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드럼통 같은 커다란 비닐 통으로 부표를 만들어 연결하여 마치 커다란 축구장 같은 구획 안에서 해수욕객들이 수영을 하고,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윈드서핑, 수상스키, 패러 세일링 등 각종 해양스포츠는 그 부표 밖에서 하도록 구획을 나눴다.

물론, 백사장에는 어느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포장마차가 즐비하여 온갖 음료수며, 먹거리, 혹은 물놀이기구 등을 대여하거나 팔고 있지만, 섬이라는 특성상 모래사장은 좁고 육교처럼 얼기설기 엮은 다이빙대 등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수영,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바나나보트
바나나보트

산호섬에서는 물이 깨끗해서 바닷속의 산호초를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수많은 해수욕객들이 헤엄치거나 보트를 타는 등 물결이 그치지 않아서 바다 속을 드려다 볼 수 없었다. 몇 년 전 사이판 섬은 물론 발리 섬, 롬복 섬 여행에서 본 그런 상쾌함 특히 사이판 여행 때 마나가하 섬에서 즐겼던 깨끗한 바다 속에서 무성한 산호초와 크고 작은 열대어 속에서 함께 즐기며 해수욕을 했던 환상은 산산이 깨졌다(산호초와 열대어 관상에 관하여는 2017.08.04. 사이판 마나가하 섬 참조).

 산호섬 해변에서 우리는 바나나보트와 제트 스키를 탔다. 잠깐의 바나나 보트에 1인당 10불, 제트스키 20불, 파라 세일링(para sailing) 20불씩이었는데, 관광지라고는 하지만 다소 비싼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바나나 보트나 제트스키의 모터 작동을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개조하여 위험하지 않게 한 것 등은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파라세일
파라세일

 2시간가량 산호섬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파타야로 돌아오는 길에 산호섬과 파타야 중간쯤에 패러 세일링을 할 수 있는 부교로 만들어 둔 패러 세일링 장으로 갔다. 물론 일정에 따라서 먼저 패러 세일링을 한 뒤, 산호섬에 가서 해수욕이며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패러 세일링은 낙하산에 사람을 묶어서 긴 밧줄로 연결한 뒤 쾌속 보트 뒤에 매달아 순간적으로 고속으로 달려 나가는 힘으로 낙하산이 하늘 높이 띄게 하는 원리로서 쾌속정은 멀리 바다 위로 한바퀴 원을 그리며 출발했던 부교에 도착하는데 약 5분정도 걸렸다.

그런 잠깐의 놀이에 지불하는  1인당 20달러씩 비용이 약간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이 잠시나마 갈매기처럼 바다 위를 나는 스릴을 즐기도록 지갑을 열었다. 그런데, 여름철에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얼마씩의 요금을 받고서도 고작 모터보트가 바다 위를 한 바퀴 휙 돌아오는 밋밋한 것을 생각하면 다양한 해양스포츠에 태국인들의 아이디어 하나만은 알아주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우리가 호텔로 돌아온 다음 날. 하늘을 나는 혹은 제트스키를 타는 장면들을 스냅한 장면을 프리스틱 사진으로 인화하여 파는 상술 역시 좋은 착상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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