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나 '부결' 시킨 충남도, '자기 사람 심기' 의혹만

약 5개월 째 공석인 충청남도청소년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원장 공모가 두 차례나 ‘부결’되며 그 속 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충남도의 억지스러운 태도가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진흥원 원장추천위원회가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추천한 2명의 최종 후보안에 대해 “(제가) 부결 시켰으며 재추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예정된 100억 원 대의 진흥원 이전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전문성과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결국 진흥원장 공모는 전례 없이 3차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같은 상황에 ‘자기 사람 심기'라는 의혹이 확신을 더해 가고 있다. 

특히 남궁 부지사는 3차 공모에도 새로운 인물이 나오지 않고 ‘부결’ 시킨 인물들이 재추천 될 경우에 대해 “그때는 어쩔 수 없지 않냐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 그분들 가운데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1·2차 공모에서 탈락한 특정인물을 밀고 있다는 '설' 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특정인물 A 씨는 “억울(?)”

도가 법률 검토를 하면서까지 최종 후보자 명단에 올리고자 했다고 알려진 인물은 교육계에 몸담았던 A(63)씨로 전해졌다.

하지만 A 씨는 지난달 31일 <디트뉴스>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양 지사와 친분이 있는 특정인물은 내가 아니다”라며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내가 양 지사의 사람으로 내정된 특정인물이라면 1차 공모 당시 왜 떨어졌겠냐. 최종 후보에 올라갔을 때 그냥 나를 선택했으면 됐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탈락자일 뿐인데  평생 청소년과 함께 해온 나를 일부 언론에서 무슨 흠이 있는 것처럼 ‘부적격자’로 몰아가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A씨는 1차 공모 최종 후보 2명에 이름을 올렸으나 남궁 부지사는 당시도 “적격자가 없다”며 ‘부결’ 한 바 있다.

◆'사실은 A 씨가 아니라 B씨를...'

2차 공모 서류·면접 심사 결과 3위를 한 A씨를 위해 '3위까지 최종 후보에 올릴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진 도가 앞서 1차 공모에서는 최종 후보였던 A씨를 낙점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도에서 진흥원 원장으로 밀던 사람은 A 씨가 아니라 B(50)씨. 하지만 B씨가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뒤늦게 차선책으로 A씨를 미는 과정에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어떻게든 B씨를 해보려다 도저히 안되니까 뒤늦게 A씨로 오더가 내려왔다는 말이 많다. 그러나 A씨가 2차 공모에서는 3위를 하고 도가 포기를 못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라며 "애초에 B씨가 자격이 되는지 검토도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자기 사람 심기' 욕심을 놓지 못하며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실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A씨는 “(원장추천위원회가) 다른 이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나에게는 낮은 점수를 주기 위한 듯이 2차 공모 면접의 질문이나 분위기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주장인 반면, 상대측에서는 “A씨의 서류가 1차 때와 다를 바 없고 면접이 성실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또다른 갈등만 불거지고 있다.  

후보자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두 번씩이나 '부결'을 낸 억지스러운 도의 태도 때문에 응시자들과 원장추천위원회 등 진흥원만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

한 때 도내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기관의 수장 선정과 관련된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돼 불안감만 커진다. 또 분란만 일다 선임된 원장이 소통과 화합으로 업무가 이뤄질지도 우려스럽다"며 "(오랜 공백은) 결국 도민들의 피해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상식적인 절차로 빠른 시일내에 원장 선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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