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시민설명회....금개구리 보존면적 21만㎡ 적정성, 찬·반 양론 대립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행복도시 중앙공원 조성계획’ 시민설명회가 보람동 시청에서 열려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행복도시 중앙공원 조성계획’ 시민설명회가 보람동 시청에서 열려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세종시 중앙공원에 시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매우 큰 것으로 표출되면서  조성계획에서는 ‘보존형이냐 이용형이냐를 놓고 엇갈리는 평가를 내놨다.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가량 보람동 시청에서 진행된 ‘행복도시 중앙공원 조성계획’ 시민설명회에서 이같은 의견이 제시되면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 역시 ‘세종바로만들기시민연합(이하 세바연) 및 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이하 입대협) VS 생태도시시민협의회(이하 생태협)’간 맞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다자협의체 확장판의 양상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중앙공원 2단계 최적 조성안을 각각 어필했으며‘이용형 VS 생태형’ 가치 주장은 팽팽히 맞섰고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당초 공생의뜰 21만㎡를 제외한 의견수렴이란 제약조건은 이 자리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온라인으로 시작한 의견수렴에서 시민사회의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논의의 초점은 행복청·LH·세종시가 원한 ‘2단계 시설 아이디어’가 아니라 ‘논과 금개구리 보전구역 존치 및 면적범위’에 맞춰쳤다.

◇행복청·LH, ‘금개구리 보존면적 21만㎡’ 불가피성 역설

행복청과 LH는 공생의뜰이란 이름을 부여한 ‘금개구리 보전면적 21만㎡’ 지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논’ 존치의 절차적 정당성부터 강조했다.

세종시 중앙공원에 살고 있는 금개구리.
세종시 중앙공원에 살고 있는 금개구리.

행복청은 지난 2007년 8월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오래된 미래’ 선정 당시 이미 생산의대지(논)란 이름으로 일부 논 보전을 지정한 바 있고, 행복도시건설추진위원회(위원장 국토부장관 및 민간 1인) 승인을 통해 시행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설명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금개구리와 야생동물 서식환경 확보 차 설정한 면적”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협의를 해야하는데 터무니없는 면적 설정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공모작 ‘오래된 미래’ 개념은 그 땅(논)을 현재 상태에서 현재의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놓자는 의미를 던졌다”며 “나중에 후손들이 판단해서 공원 이용계획을 수립하고 활용하는게 맞다”고 동조했다.

이어 “논으로 남겨둬서 사업비를 줄이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중앙공원 1단계 사업비 자체가 공원 단위 면적 대비 많은 공사비를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호도로 금개구리 보존면적을 정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사업지연이 어렵다는 불가피성도 언급했다. 2021년 하반기 개장을 위해선 늦어도 오는 10월부터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는 사업 마지노선도 제시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지지부진한 논쟁이 지속되면서, 개장 시기가 1년 이상 지연됐기 때문이다.

‘논의 용도와 가치’에 대서도 강조했다.

소위 공생의뜰이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서식 중심지로 조성되면서, 사계절 공원 프로그램의 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예컨대 ▲모내기 체험과 금개구리 관찰(봄) ▲조류 관찰(여름) ▲가을철 추수 체험과 둠벙 푸기(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가마솥을 이용한 다양한 식사도 즐기는 프로그램) ▲썰매타기와 쥐불놀이, 연 날리기(겨울) 등을 들었다.

금개구리 보전 용도로 사시사철 방치해놓지 않고, 최대한 아이들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존형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태공원 콘셉트가 막연하게 다가온다”며 “최소한 (장남평야) 원형지 보존이 필요하나, 공생의뜰 외 그런 노력이 안보인다. 고라니 등도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의 생태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태협 관계자들이 입구에서 현수막을 들고 보존형 가치의 중요성을 알렸다.

생태협 관계자들은 입구에서부터 ‘세계적인 생태도시 VS 개발도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실건가요?’ ‘금개구리, 고라니, 흑두루미, 황조롱이 등 수많은 생명들이 세종시 중앙공원에 살고 있습니다’란 현수막을 들고 보존형 가치의 중요성을 알렸다.

◇시민연합·입대협 명확한 ‘21만㎡ 산출 근거’ 원해
 
세바연은 중앙공원 내 논 바닥 존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세바연은 중앙공원 조정안 문제의 경우‘맞다, 틀리다’가 아닌 ‘좋다, 나쁘다’의 선호도로 판단해야함을 전제로 깔았다.

국제공모 당선작 ‘오래된 미래’ 그리고 그 안에 반영된 생산의대지(논) 개념 도입에 대한 절차적 하자도 제기했다. 지난 2007년 당시 인터넷 폴 선호도 조사에서 전체 7~9개 항목 중 마지막에 선택됐고 선호율 역시 2~3%에 불과했는데, 어느덧 논 면적이 대거 반영됐다는 주장을 내놨다.

아이디어 수준의 제안에 불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요소일 뿐 강제성은 없다는 논리를 폈다.

손태청 씨는 “무엇보다 21만㎡ 산정기준을 밝혀야 한다. 금개구리가 이곳에 얼마나 사는 지도 모르는 채, 추정만으로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세종시민이 금개구리를 위해 조성원가를 부담해야할 이유가 없다. 최소한 보존면적에 대한 동의 절차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가 금개구리 말살하는 기계식영농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한봉수 입대협회장은 ▲메탄가스 배출원이자 인공지대인 논의 ‘생태적 가치성’ ▲금개구리 최초 발견지인 S1블록(택지조성) 대신, 시민들이 조성비로 부담한 중앙공원으로 이전 ▲21만㎡ 산정 방식 ▲2016년 2월 금개구리 전수조사 약속 번복 ▲중앙공원 2단계 환경 지킴이 명목으로 제공한 환경단체 회원 급여 등의 이유를 따져 물었다.

◇시민들의 의견 맞불

보존 또는 생태 가치에 무게를 두고 의견을 제출한 시민들은 세바연·입대협 주장에 맞불을 놨다.

여성 A 씨(한솔동)는 “21만㎡로 축소된 정당한 이유와 근거가 무엇인가. 일부 (세바연과 입대협) 단체에 휘둘린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결정 과정에서 시민 전반의 의견수렴을 해야 마땅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녹지가 풍부한 도시를 꿈꾸며 서울에서 이사왔는데, 대부분 이용형 가치로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최병조(조치원읍) 씨는 “1단계는 도시형공원 시설, 2단계도 인공적인 것들로 가득차있다”며 “뭔가를 구현하려는 노력은 알겠으나, 생물·문화 다양성 등 기초적인 기능들이 조각화돼 뭉쳐진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행복도시 중앙공원 조성계획’ 시민설명회가 보람동 시청에서 열려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행복도시 중앙공원 조성계획’ 시민설명회가 보람동 시청에서 열려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시민들, 논이 왜 중앙공원에 있어야 하나...'반대'

보람동 호려울마을 4단지 주민 C 씨는 “도심에서 아름답게 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공적 공원에 논이 있다는 게 납득이 안간다”며 “논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전 세계적인 공원 내 농작물 경작지 사례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미 한번 옮겼다면 금강변 등 보다 나은 곳에 서식지를 옮겨 보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박용섭(종촌동) 씨는 “외부 환경에 취약한 금개구리가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체험 현장에서 살아남을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자협의체 확장판’, 또 다시 확인한 찬·반 양론

이날 설명회는 다자협의체와 온라인 상의 난상토론 확장판으로 옮겨왔다.
다자협의체는 행복청과 LH, 세종시,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계 기관과 세바연 및 입대협, 생태협이 참여, 조정안 협의를 하는 중앙공원 대표 기구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모바일 ‘시민투표, 세종의뜻’ 어플에는 모두 1348명의 시민들이 의견에 참여했고 대체적으로 ‘논 절대 반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행복도시 중앙공원 의견수렴 공식 누리집은 의견 비공개로 접수되고 있다.

시설 보완에 대한 기타 의견들도 일부 접수됐다.

서영석 씨는 “광활한 중앙녹지공간을 이동할 교통수단, 즉 자율주행차량 운행 방향을 빠르게 결정지었으면 한다”며 “호수공원처럼 쉴 공간 없는 중앙공원이 안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 F씨는 “공원은 쉬러 오는 곳이지 관광지가 아니다. 관광지로 조성하면 카페로만 몰리는 등 눈과 몸만 피곤해진다”며 “전남 담양 죽녹원 등과 같이 지속가능한 시설이 필요하다. 울창한 숲길을 원하고, 더불어 세종시 랜드마크형 타워 건립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행복청과 LH, 세종시는 ▲새롬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문화관람실(9월 3일 오후 7시 30분~오후 9시) ▲아름동 대강당(9월 6일 오후 7시 30분~오후 9시)에서 오프라인 설명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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