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부터 목탄화가 이재삼 작품세계 조명전시회

나무를 태운 목탄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소나무, 대나무, 매화, 물 등 우리의 자연을 한국적인 정서로 화폭에 담아내는 ‘목탄화가’ 이재삼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전 도룡동 조이마루 6층에 위치한 아트센터쿠에서는 이재삼展 ‘Lune, 6ième sens’ 를 오는 9월 6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이 가장 순수한 시간인 밤과 그 밤을 비추는 달빛에서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한 미를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웅장한 크기의 작품들은 실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캔버스에 가득 찬 달빛은 온몸을 감싸며 신비로운 기운을 선보인다.

이재삼 작가의 작품 활동 화두는 목탄으로 달빛이 채색된 정경을 그리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인물 그림을 그리던 작가는 고향인 강원도 영월의 숲을 모티브로 소나무 속 달빛, 대나무나 물에 담긴 달빛을 그리기 시작했다. 밤하늘에 떠있는 실재 달을 그리지 않고 달빛만을 매개로 숲, 폭포수, 소나무, 매화, 대나무를 그린다. 작품의 대상인 오래된 소나무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고, 마음에 드는 풍경을 찾으며 그 앞에서 오랜 시간 관조하다가 목탄 하나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이재삼 작가의 달빛

이재삼 작가는 “달빛은 단순히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우리 몸속의 오감이 뒤섞인 모든 육감을 품은 빛이다” 며 “그 어둠 속 기운과 정령들이 눈동자에, 콧등에, 입가에, 혀끝에, 귓가에, 살갗에 전율을 스치며 파고든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또 목탄의 검은 빛은 검은 색이 아닌 검은 공간으로 표현한다. 숲으로 이루어진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과 사물 사이의 고유한 형상에 대한 그 너머가 만들어내는 적막함에 주목하고 무수히 많은 숲과 나무 사이의 깊고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 속에 비경을 담고자 하는 침식된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작가가 최근 들어 대나무, 소나무 대신 주로 그리고 있는 매화나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매화나무는 달빛을 다양하게 품을 수 있기 때문에 작가가 즐겨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다. 나무줄기와 잎새, 꽃잎에 맺힌 달빛의 입자를 세밀하게 그려내 매화나무 작품은 특별한 아우라를 발산하고 있음을 관람객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트센터쿠 전미영대표는 “이재삼 작가의 작품은 태양처럼 빛나거나 눈부시지는 않지만 어두운 밤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달처럼 한결같다”며 “목탄으로 작업을 해온 작가의 작품에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24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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