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이안(2)

내원교 전경
내원교 전경
내원교를 그린 그림
내원교를 그린 그림

호이안의 구시가지의 중심인 광조회관 앞은 구시가지를 편안하게 앉아서 돌아볼 수 있는 씨클로 투어 시작 장소이다. 광조회관에서 전면은 투본강이 바라보이는 큰 도로인데, 이 도로  양편에 씨클로를 가지런히 대기하고 있어서 광조회관 앞은 수많은 씨클로와 인력거꾼들로 항상 붐빈다. 햇빛 가리개가 달린 유모차와 비슷한 씨클로는 북경의 씨클로나 하노이의 전통시가지를 둘러보는 씨클로보다 더 허술하고 조잡한데, 1인용으로서 기사가 뒤에서 페달을 돌리며 구시가지 골목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약20~25분가량 걸린다. 요금은 20만동(한화 1만원)이다.

씨클로 투어를 하는 동안 대부분 실크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들과 손재주가 좋은 베트남인들이 만든 섬세하고 화려한 수공예품들을 구경할 수 있지만, 씨클로를 타지 않고 걸어서 붉고 노란 색으로 칠한 전통가옥이 즐비한 골목을 산책하며 쇼핑할 수도 있다. 또 베트남은 세계 제2위의 커피 생산국으로서 커피 맛이 일품인데, 노천카페에서 커피나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사실 시클로 투어대신 산책하며 즐기는 관광객들이 더 많다. 
 

내원교에서 본 투본강
내원교에서 본 투본강

광조회관 동쪽에는 투본강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 위에 1593년 일본인들이 설치한 내원교(內院橋)라는 돌다리가 있는데, 다리 위에 2층 건물을 세운 것이 독특하다. 다리 양쪽 끝에는 원숭이와 개(犬)조각이 각각 있는데, 이것은 원숭이와 개가 악귀를 물리친다는 주술적 신앙이라고도 하고, 개해에 다리를 놓기 시작해서 원숭이해에 준공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다리 위에 지어진 2층 건물 중 목조건물 1층은 일본상인들이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까우 사원이 있고, 누각처럼 지어진 2층 건물에는 당시 일본상인들이 여러 가지 상품을 판매하던 점포들이 사방을 향해 즐비하게 남아 있지만, 지금 내원교 2층은 투본강을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내원교를 건너 일본인 거주 지역의 풍흥 고가(豊興古家)는 월남식, 일본식, 중국식이 뒤섞인 건물로서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고 한다.

턴키고택
턴키고택

 호이안의 여러 고택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광조회관 앞에서 투본강 쪽으로 난 골목에 있는 턴키 고가(進記古家)이다. 턴키 고가는 약200여 년 전 호이안의 중국인 상인 턴키가 살던 집으로서 현재에도 그의 8대손이 살고 있는데, 건물은 노란색으로 칠한 투박한 모습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구간을 나눠서 당시의 물건들을 전시했던 좌판들이 있는데, 특히 투본 강물이 불어났을 때 아래층에 진열해두었던 물건들을 2층으로 긴급히 옮기기 쉽도록 천정에 만든 들마루가 인상적이다.

또, 1층 벽에는 강물의 수위가 올라갔을 때를 기억하기 위해서 표시해둔 표시가 많은데, 이것은 몇 년 전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로렐라이 언덕을 여행할 때 보았던 라인 강가의 음식점들이 벽에 표시해두었던 것과 비슷했다(로렐라이 언덕에 관하여는 2017.06.02. 참조). 그밖에 베트남, 중국, 일본 양식이 뒤섞인 쩐가 사당은 응우옌 왕조의 관리였던 중국인 후손이 지었다고 하는데, 집안에는 당시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턴키
턴키(1)

투본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호이안에서 투본강 투어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이다. 투본강 투어는 강 상류에서 둥근 소쿠리처럼 만든 퉁바이(Thung Boi)라고 하는 광주리 배를 타고 수로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 투본강 하류에서 유람선을 타고 상류까지 한 바퀴 돌면서 호이안 시가지 양쪽을 관광하는 유람선 투어, 그리고 해가 진 어두운 밤에 2인승 보트를 타고 투본강에서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퉁바이배
퉁바이배

 퉁바이배는 베트남에서 흔한 대나무로 만든 소쿠리처럼 둥근 배로서 파도가 일지 않은 강의 좁은 수로를 한 바퀴 도는 것인데, 보트처럼 길쭉하지 않고 둥글어서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빙빙 돌기 마련인데, 이렇게 조금은 우스꽝스런 배를 직접 노를 젓거나 베트남 사공이 노를 저으며 투망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손재주가 능숙한 베트남인들이 즉석에서 야자나무 줄기로 만든 메뚜기, 반지, 안경, 왕관, 목걸이 등의 장난감 선물을 덤으로 받기도 한다. 요금은 1인당 20만동(한화 1만원)이다. 

유람선
유람선

 또, 유람선을 타고 투본강을 한 바퀴 돌때에는 선착장 옆에 붉은 진흙으로 여러 가지 도자기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도자기마을을 잠시 둘러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관광객들에 주먹만 한 진흙제품을 하나씩 무료로 선물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익히 보아오던 우리 눈에는 매우 조잡해서 볼만한 것이 없다.

유람선은 강바람을 맞으며 좌우의 호이안의 건물과 풍물들을 눈요기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는데, 유람선 요금은 1인당 5만동(한화 약2500원)이다. 해가 진 밤에는 노 젓는 사공 이외에 2명만 탈 수 있는 투본강 투어를 할 때에는 소원을 비는 작은 촛불을 강위에 띄우는 것이 보통이다. 이 보트를 소원을 빈다고 해서 ‘소원배’라고 한다. 소원 배를 타는 데는 작은 촛불 2개를 포함해서 20만동이지만,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흥정하면 15만동으로도 가능하다,

 

투본강
투본강

호이안에 어둠이 시작되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는 홍등은 낮과 다른 호이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기념품을 파는 전통가게며 바, 카페들이 장식한 형형색색의 조명들과 전통 건물의 붉고 노란 빛깔이 한데 어우러져서 매우 아름다운데, 서양인 관광객들은 호이안의 이것을 보기 위해서 찾아온다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물론, 밤이 되면 투본강에서 소원 배를 탈 수 있고, 또 구시가지에서 투본강 다리를 건넌 신시가지에서도 기념품가게를 비롯하여 음식점, 노래방, 카페 등이 밀집한 거리를 산책하며 쇼핑할 수 있다.

투본강 다리
투본강 다리

구시가지에서 투본강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를 들어가려면 신시가지 입구인 다리 끝에 입장권을 판매하는 매표소가 있다. 특히 신시가지의 오른쪽 끄트머리의 골목 안쪽에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 있다. 물론, 북경의 왕부정거리나 타이완의 지우펀 야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골목을 중심으로 가운데에 두 줄로 길게 늘어진 포장마차와 양편의 점포들과 어우러져서 큰 시장을 방불케 하는데, 여행객들은 두 줄로 길게 늘어선 사이를 뚫고 포장마차를 기웃거리며 군것질 하거나 그 옆의 기다란 점포들을 눈요기 하거나 기념품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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