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관리 소홀 등 운영상 문제점 속출..학부모들 분통

2018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경북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운영상 문제점을 드러내며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018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경북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운영상 문제점을 드러내며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국 최대규모 어린이 축구꿈나무의 제전으로 손꼽히는 '2018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가 지난 10일 개막된 가운데 주최측에서 사상 최악의 폭염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나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4일 경주시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전국 128개교(369팀), 127개 클럽(305팀) 등 총 674개팀에서 선수 1만여명이 출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아 지난 10일 개막돼 24일까지 경주시민운동장과 알천축구장 등 23개소 43개 경기장에서 총 1532경기가 펼쳐진다. 1235경기가 치러졌던 지난해보다 297경기가 늘었다.

31일부터 9월 2일까지는 학교·클럽 우승팀과 부문별 준우승팀이 왕중왕을 놓고 대결한다.

대회 주최측인 경주시는 홍보자료를 통해 이번 대회 준비 상황을 안내했다. 이 대회를 앞두고 축구장 3곳을 신설하고 잔디와 관람석을 정비해 축구 꿈나무는 물론 경기를 관람하는 시민이나 학부모를 위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연일 35도 이상의 폭염 속에서 대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전·후반 경기 시간을 25분에서 20분으로 단축하고 경기 중 물을 마실 수 있는 '쿨링 타임'을 운영한다. 각 구장에는 구급차 210여대와 의료진 500여명, 경기요원 1000여명, 책임공무원 100여명 등을 배치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했다고 경주시는 밝혔다. 또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장별로 대형 선풍기 3대씩을 설치하고 경기 중에도 선수들을 위해 찬 물을 안개 형태로 분사하는 쿨링포그 설비를 가동한다.

시는 이번 대회기간 연인원 42만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들이 경주를 찾아 430억 원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도시 브랜드 홍보 효과를 감안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경주시가 밝힌대로 경기장 주변 시설 대비는 그나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예년에 비해 시설이나 대회 준비면에서 부족한 면을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장도 선수들이 마음놓고 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 여실히 나타났다.

다만, 일부 경기장의 경우 선수들과 관람객 및 부모들의 진출입로가 중복되면서 경기가 끝난 선수단 및 관중들의 퇴장과 뒷 경기 선수들의 경기 준비가 엉켜 혼란스런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주최측의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선수들을 위한 배려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초등학교와 클럽팀들이 모두 참가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사진은 U-8 경기 모습.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초등학교와 클럽팀들이 모두 참가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사진은 U-8 경기 모습.

더구나 매번 반복돼 왔던 주차장 부족은 이번 대회에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주차장이 부족하다보니 경기가 집중된 오후와 저녁 시간대 경기장 인근 도로변 양측은 주차장으로 변했다. 교통정체는 다반사였다.

무엇보다 경기 결과나 본선 및 결선에 대한 사전 안내 시스템이 너무나 미흡했다. 경주시가 이번 대회를 통해 430억원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예상한 이유는 선수단의 숙식 비용도 있겠지만 선수단과 동행한 가족, 즉 학부모들이 경주를 방문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국내 최고 대회인 관계로 우리나라에서 축구를 희망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다보니 당연히 부모들이 응원차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가철을 맞아 대회 기간 동안 내내 경주에 머무는 부모들도 있었으며,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경주를 찾는 부모들도 많았다.

하지만 주최측은 이런 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경기결과나 향후 경기에 대한 안내가 소홀했다. 주최측인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홈페이지는 경기가 종료된 지 몇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기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예선경기 결과가 잘못 표시되면서 잘못 표시된 경기결과를 토대로 본선 대진표가 짜여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결국 해당 팀의 공식 항의로 대진표가 번복되는 해프닝이 발생할 정도였다.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실수였다.

여기에 공식 홈페이지에 대한 사전 홍보 부족도 뒷말을 낳고 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가 존재함에도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서 공식 홈페이지가 안내되지 않아 대부분의 부모들은 유소년축구연맹을 통해 경기결과와 향후 대진표를 확인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승점이 동일할 경우 득실점이 아닌 무조건 추첨을 통해 1위와 2위를 선정하는 방식 등 대회 규정도 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런 부모들의 불만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잇따라 게시될 정도다.

경주를 찾은 학부모들은 "주최측의 대회 운영을 보면 과연 화랑대기가 오랜 전통의 전국 최대규모 대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불만을 나타낸 뒤 "화랑대기가 좀 더 성숙한 대회로 발전하기 위한 주최측의 보완책 마련을 기대해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일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유소년연맹이나 축구협회측과 협의해 곧바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은 내년 대회부터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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