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짜 반도의 미케 해변에서 해안선 끄트머리인 해발 693m의 산중턱에 불교사원 영응사(靈應寺)가 있다. 영응사는 베트남어로 링엄사(Ling Ying Temple)라고 하는데, 월남전이 끝난 뒤인 2003년에 건립되었다. 월남전 때 공산정권을 피해서 탈출하던 배가 난파되어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 시신들을 수습하던 사람들은 망인의 돈이며 금붙이 등 소지품을 모두 챙겨갔다고 한다. 그러자 밤마다 귀신이 나타나서 이들을 괴롭히자 망인들의 넋을 기리고자 이곳에 사찰을 짓게 되었다고 하는데, 건립비용은 한화로 400억 가량이라고 했다. 공산주의가 싫어서 탈출하려고 하던 사람들의 재력을 짐작할 만하다.

링엄사 패루(일주문)
링엄사 패루(일주문)

 

8각9층탑
8각9층탑

바닷가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영응사 입구는 중국의 마을이나 사원 입구에 세운 패루(牌樓)가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관광버스나 택시를 타고 정상 부근의 주차장에서 내린 뒤 후문으로 입장한다. 영응사의 입장료는 무료이다. 주차장 왼편에는 우리의 전통사찰의 석탑과 달리 거대한 6각 9층탑이 얼핏 보면 중국 원나라 시대의 8각9층탑과 매우 흡사하다.

 

대웅전
대웅전

경내에 들어서면 우리의 사찰과 달리 화려한 지붕의 처마선과 건물 외벽의 장식 등이 고즈넉한 우리의 사찰 분위기와 크게 다르다. 사실 태국이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는 소승불교국가여서 중국과 한국, 일본으로 전파된 대승불교와 차이가 있지만, 중국 당시대에 확립 된 일주문~금강문~천왕문~해탈문~수미산의 가람배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

 대웅전 왼편에 6각 9층탑이 하나 더 있고, 그 옆의 높은 지대에 부처상이 있다. 그러나 영응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흰 대리석으로 조각한 67m 높이의 해수 관음보살상이다. 불가에서는 특히 바다를 향한 관음보살을 해수관음보살이라 하는데, 해수관음보살은 바다에 관련된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해주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낙산사 홍련암, 여수 향일암, 남해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 등 4대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다. 영응사의 해수관음상은 동남아 최대라고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해수관음보살상을 바다를 수호신으로 여기고 ‘레이디 부다(Lady Buddha)’라고 말한다. 택시를 타고 영응사를 갈 때 택시기사에게 ‘레이디 부타’라고만 말해도 알아들을 정도이다. 사실 영흥사는 사찰이라기보다 산중턱에 있어서 다낭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 더 인기장소가 되고 있다. 

다낭 대성당
다낭 대성당

 시내의 번화가 쩐푸거리에 있는 다낭 대성당(Chính Tòa Đà Nẵng)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1923년 프랑스인 사제 발레(Vallet)가 1년 만에 지은 프랑스식 성당이다. 대성당은 고딕 양식이지만 유럽의 성당들과 달리 대리석이 아닌 콘크리트 건물로서 성당 외관이 핑크 빛깔이어서 베트남인들은 ‘핑크 성당’이라고 말한다.

사제관
사제관

 평일에는 도로 쪽으로 난 정문은 닫아두어서 후문으로 입장하는데, 정문에서 오른쪽 구석에는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12처의 조각이 있다. 성당 외벽에는 다양한 성인(聖人)들을 묘사한 중세양식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특징이며, 성당의 첨탑 꼭대기에는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는 닭 모습의 풍향계가 있다. 베트남인들은 ‘수탉 교회(찐또아 꽁가; Chinh Toa Con Ga)라고도 부르는데, 베드로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여 예수로부터 칭찬을 받고 천국의 열쇠를 받아서 수탉과 열쇠를 가진 것으로 상징되고 있다. 성당 안에는 성서의 사건들을 그린 삽화가 있으나, 내부는 일요일에만 관람이 가능하다.
 성당 본관 뒤 오른편에는 성모마리아의 동상이 세워진 인조동굴과 사제들의 명판이 가득한 공간이 있고, 본관 왼쪽 뒤편에는 사제관과 강의실 등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귀찮은 탓인지 화장실 사용에 500원씩 받는 것은 조금은 인색하다는 느낌을 준다.

성모마리아
성모마리아

 다낭 대성당 정문에서 도로를 건너면 다낭에서 가장 유명한 초한시장이 있다. 번화가 네거리에 있는 초한시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전문화되어 1층은 과일과 식품, 2층은 의류와 신발가게가 가득한데,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베트남인들의 살아있는 삶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오봉산조각공원
오봉산 조각공원

남쪽 호이안 방향으로 약9㎞쯤 떨어진 논우억마을에는 평지에 산봉우리 5개가 불쑥 솟은 오행산(五行山)이 있다. 논우억 마을의 바닷가는 유명한 논우억 비치가 있고, 마을에는 오행산에서 채석한 대리석을 가공하는 공방이 많아서 대리석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이곳에서 출토되는 대리석으로 조각한 조각품들을 전시한 조각공원이 볼만해서  논우억 마을은 어느 관광지나 마찬가지로 버스와 택시의 종점으로서 기념품판매점, 음식점들로 복잡하다. 다낭에서 오행산까지는 다낭 대성당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며, 약40분가량 걸린다. 요금은 2만동(한화 1000원)이지만, 베트남 환율이 우리나라의 1/20 정도로 저렴해서 어린이나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여행이거나 소규모 단체라면 버스보다 택시를 타는 것이 편리하다. 택시는 5인승 택시 이외에 산타페나 카니발처럼 9인승 밴이 많고, 택시요금은 다낭에서 오행산까지 13만동(한화 6,500원)이다.

오봉산 탑
오봉산 탑

 

수산동굴 입구
수산동굴 입구

오행산은 우주만물의 근원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등 오행을 상징하는 목썬(MocSon; 木山), 호아썬(HoaSon; 火山), 터썬(ThoSon; 土山), 낌썬(KimSon; 金山), 투어썬(ThuySon; 水山) 등의 산을 말하는데, 베트남인들은 중국식 지명인 오행산보다 응우한선(Ngũ Hành Sơn; 대리석산)이라고 한다. 가이드나 젊은이들은 5개의 산 모두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고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이라고도 부르는데, 오행산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물을 관장한다고 하는 ‘수산’이다. 또, 수산만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수산 동굴의 입장료는 4만동(약2천원)이다.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106개나 되는 비좁은 돌계단을 올라가는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발 108m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엘리베이터의 편도 티켓은 1.5만동(약750원)인데, 우리의 관념과 약간 다른 점은 편도 티켓만 팔고 내려오는 티켓은 전망대에서 구입해야 한다.
 동굴 입구는 일반 동굴과 비슷하지만 안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넓은 공터가 나온다. 가장 넓은 공터의 오른쪽에는 12신을 한 줄로 나열해서 배치했고, 정면에는 극락의 신이 심판대에 앉아있다. 이곳에서 다시 오른쪽 아래로 구불거리는 동굴을 내려가면, 지옥의 신이 머무는 공간이다. 곳곳에 밝은 빛이 비치는 것은 동굴 속까지 햇살이 스며든 것이다. 수산 동굴은 월남전 때 베트콩들이 은신하던 장소이기도 했으며, 곳곳에 베트남어로 설명되어 있다.

수산전망대에서 본 시내
수산전망대에서 본 시내

 동굴을 한 바퀴 돌아서 강력한 한줄기 빛을 따라 비좁은 156개의 돌계단을 올라가면, 수산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 구간을 ‘음부동’(陰府洞)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동굴 입구는 수산의 밑바닥이고, 동굴 안에서 하늘로 구멍이 뚫린 구조여서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명칭을 붙였다. 전망대는 고작 해발 108m인데도 평지에 우뚝 솟아있어서 다른 4개의 봉우리와 산 아래의 논우억 마을은 물론 멀리 다낭 해변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지만, 매우 비좁아서 많은 사람이 함께 감상할 수 없다. 오행산 남쪽인 다낭의 해변으로 돌출된 바위투성이의 석회암 노두(露頭)며, 절벽 속의 동굴은 원래 참 족이 거주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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