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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약소도(弱小道) 꼬리표 언제 뗄까요?
충청도, 약소도(弱小道) 꼬리표 언제 뗄까요?
  • 류재민 기자
  • 승인 2018.08.10 08: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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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의 정치레이더 32] 정부‧청와대 지역 인사 발탁 필요한 이유

매년 초 서울 63빌딩에서는 750만 향우가 모이는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가 열린다.
매년 초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750만 향우가 모이는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가 열린다.

충청도는 ‘양반도시’로 유명합니다. 언제부터 양반도시 이미지가 생겼는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충청도 사람들 말투가 느리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청도 사람들이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느리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목소리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2015년 '말의 속도에 따른 호감도'를 연구한 결과 "충청도 말은 느릿느릿하면서 말끝을 길게 끄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지도자의 힘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정서적이고 친화적인 느낌의 말을 하는 충청도 사람을 이런 이유로 예부터 양반이라고 부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예부터 양반은 염치와 체면을 중시했습니다. 비‧눈이 오거나, 급한 일이 있어도 뛰지 않았고, 말도 점잖게 했습니다.

‘양반’ 이미지를 가졌음에도 충청도하면 따라붙는 부정적 표현이 ‘멍청도’라는 말입니다. 이 역시 누가, 언제부터, 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영호남 패권주의와 거기서 파생된 지역감정이란 정치적 프레임이 배경에 깔려 있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할 따름입니다.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하고, 굵직한 선거(대선, 총선)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왔다고 하지만, 화룡점정은 못해본 충청도입니다. ‘양반은 얼어 죽어도 곁불은 쬐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정치적 변방에 머물러 곁불만 쬐다보니 이리저리 치이며 조롱과 업신여김을 뜻하는 소리까지 듣게 됐습니다.

지금도 ‘멍청도’란 소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이렇게 오래전부터 내려온 ‘단정’에 맹렬히 항거하거나 대응하지 않은 충청도 양반정신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 2월 타계한 김용래 전 충청향우회 총재는 생전 ‘엄청도(엄청난 충청도) 전도사’로 불렸습니다. 그는 별세 열흘 전 서울 세종문회회관에서 열린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범 충청인이 750만 명이다. 충청도는 더 이상 약소도(弱小道)가 아니라 엄청도"라며 "충청도인들의 웅혼한 기상을 되살리고 엄청도인으로서 위상을 높이 세우는 한해가 되도록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습니다.

김용래 총재 사후 10년이 흘렀습니다. 충청 인구가 호남을 넘어섰다고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시대’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두 번에 걸친 보수 정권은 진보 정권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충청도는 김 전 총재 말처럼 ‘엄청도’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충청 출신 인사들은 기를 펴지 못했습니다. 대전 출신 장관은 한명도 없습니다. 곧 있을 2기 내각도 지역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한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도 충청 출신은 전무합니다. 수도권(인천), 강원권(강원), 호남권(전남), 영남권(부산)이 한명씩이고, 문 대통령 출신지인 경남은 2명입니다. 충청도만 빠진 셈입니다. 남은 비서관 자리가 4~5개라고 하지만, 충청 출신 인사 발탁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 부처 고위공직자야 승진 대상에 해당하는 배수 범위 인물이 없다손 치더라도,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은 적절한 지역 안배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연착륙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지역 출신 인사가 청와대를 경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충청도가 발전을 못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국가 최고기관이라는 청와대와 정부에서 국정 전반을 경험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자, 지금 열거하는 분들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구을), 조승래 국회의원(대전 유성갑), 허태정 대전시장, 김종민 국회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 김정섭 공주시장, 오인환 충남도의원(논산1).

모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출신입니다. 당시 국가 정책의 ‘컨트롤타워’에서 일했던 이들이 10여년 뒤 충청권 행정과 정치를 이끄는 대표선수가 됐습니다. 앞서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언급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 더 나아가 코드 인사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청와대와 내각 인사에서 지역적 차별을 두어선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주당이나 캠프 출신, 철저한 ‘자기사람’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려면 근시안적 접근보다 장기적 안목이 필요해 보입니다.

민주당은 요즘 전당대회 준비가 한창입니다. 당권 주자 가운데 한 분께선 “민주 정부 20년 집권 플랜”을 이야기 합니다. 그 분은 지난 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청와대 인사에서 지역안배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인사를) 하다보면 어떤 땐 그 숫자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전체적으로 균형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본인은 “청양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자회견에 앞서 “왜 지역 기자들과는 간담회나 소통을 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도 “(내가 지금)전국을 돌고 있지 않은가,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더군요. 충청 출신 최다선이자, 집권 여당 유력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얘기입니다.

식구들은 집에서 밥을 먹는지 라면을 먹는지도 모르고, 밖에 나가 돈을 쓰고 다니는 가장이라면 가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습니다. 충청도가 아무리 양반 동네라고 해도, 여전히 이런 정치인들 때문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멍청도’ 소리를 듣고 있는 게 아닌지 자꾸자꾸 걱정되는 오늘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 정치권은 마냥 청와대 부름만 기다리고 있을 건 아닙니다. 목소리를 내야지요.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 준다지 않습니까. 감나무에 달린 감이 떨어질 때만 기다리고 있다간 다른 사람이 이미 따가고 난 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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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도 2018-08-27 11:59:16
에휴, 기자님 말씀대로 멍청도라고 들어도 싸지요. 충청도가 없어진다고 해도 가만히 있을 사람들의 집단. 내가 이곳에 살고 있네요.

충청인 2018-08-10 21:50:39
멍청도 소리 듣고도 각성못하는 건 아직도 정신 못차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