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93명 중 21명만 정규직 1차 전환대상자 선정
갈등 깊어져

7일 한국한의학연구원 게시대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이를 비판하는 노조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과학기술정통부의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난 6월 18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1차 내부전환을 공고했다.

전환심의위원회로부터 우선대상자로 분류된 상시·지속업무를 수행하는 93명의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공고 절차에 따라 응시했고 지난달 2일부터 20일까지 전환 면접심사를 봤다.

연구원 측은 지난달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21명의 합격자를 고지했다.

하지만 한의학연구원 노조 측은 사실상 23%에 불과한 전환율에 대해 정리해고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했지만 비정규직 정규직 1차 내부전환에는 블라인드 채용이 준용되지 않고 연구원 내부인이면 누구나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있어 직무 전문성과 적합성만을 판단하기 위해선 반드시 블라인드 채용으로 고지됐어야 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환심의위원회도 사전 설명과 다르게 내부위원 5명, 외부위원 3명, 심사위원 1명으로 구성되고, 응시자가 근무한 부서장과 보직자가 내부평가위원으로 배석해 채용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6일 열린 1차 내부전환 심의위원회회가 열린 회의장에서 항의 시위 중인 한의학연구원 노조와 공공연구노조원들.

노조는 “정부의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대원칙은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현 근무자인 기간제 근로자’의 우선적인 정규직 전환”이라며 “적절한 최소한의 평가를 거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응시자 93명 전원이 전환심사에서 합격했어야 하지만 사실상 선별 채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종열 한의학연구원장은 지난 1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1차에 22% 지나지 않은 전환율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의학연구원은 지난 6일 1차 내부전환 관련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1차 전환대상자 탈락자 71명 중 이의제기 신청한 60명에 대해 재심의를 의결했다.

연구원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블라인드 채용은 '채용'시 참고하는 가이드로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환'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환절차는 전환심의 위원회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해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60명에 대해 2주간의 재심의를 거쳐 향후 최종 전환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의학연구원 노조 관계자는 “1차 전환 결과 정부 지침과 달리 22%라는 저조한 결과를 낳고 또한 절차상의 여러가지 문제를 발생시켰으며 원장은 이에 사과 및 개선을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 절차로 부당함을 끝까지 호소하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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