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학교급식센터 이후 비리없어...세종, 공공지원센터 시범운영
대전, 급식업체들 잇따라 불법 입찰 드러나 대책 마련 목소리

대전지역 급식업체들이 입찰비리로 법원 처벌을 받고 있지만 충남과 세종은 다소 다른 양상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전지역 급식업체들이 입찰비리로 법원 처벌을 받고 있지만 충남과 세종은 다소 다른 양상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전에서 급식업체들의 입찰비리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인근 충남과 세종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충남을 보면 도내 14개 시군 중 13개 시군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2011년 첫 도입이후 매년 늘어 현재 13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남은 한 곳은 금산 뿐이다. 금산도 예산이 허락한다면 내년부터 도입을 계획 중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우리 지역 생산 농산물을 선정해 급식하고 있다. 

물론 충남에도 급식업체들의 입찰비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만 해도 아직 학교급식센터가 도입되지 않았던 2013년 충남도내 일부 시군에서 급식재료 납품업체 38곳이 입찰 과정에서 불공정한 전자입찰 행위가 적발돼 입찰 참여가 제한됐었다. 입찰로 급식업체를 선정하다보니 법망을 피해가는 업체들의 꼼수를 학교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미흡했다.

당시 형사처벌이 진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충남교육청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함께 합동점검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행정처분했다. 이후 학교급식센터가 운영되면서 이같은 문제는 없어졌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충남도교육청은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일선 학교들의 급식관련 애로사항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고 있다. 혹시나 있을 지 모를 급식농산물 선정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충남도와 협조해 충남도광역급식지원센터에서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대전처럼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시스템)을 운영 중인 세종은 다소 입찰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2012년부터 입찰을 통해 각급 학교에서 급식업체를 선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입찰비리가 떠들썩하게 드러난 적은 없다고 한다.

세종은 앞으로 공공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한다. 2020년 3월 본격 시행을 목표로 현재 유치원에 시범 급식을 운영 중이다. 일선 학교는 40여개 관내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납품업체를 입찰로 선정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세종시가 운영하는 공공지원센터를 통해 농민들과 계약재배 등을 통해 안전하고 우수한 지역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측과 합동점검을 나가 급식업체들의 비리 등을 점검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며 "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이 입주하면서 학부모들도 급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만약 아이들의 급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곧바로 알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이나 세종과 달리 대전은 잇따라 급식업체들의 입찰비리가 도를 넘고 있다. 2016년 10월 전교조 대전지부의 진정 등을 통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1년여만에 34개 업체 31명의 업체 관계자를 검찰에 송치했으며, 최근 법원에서 판결이 속속 진행되면서 입찰비리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전보다 발빠르게 입찰비리 차단에 나선 충남교육청이나 세종시교육청처럼 대전시교육청도 이제라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지난 달 급식업체들의 비리가 유죄로 판결되자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의 최저가 낙찰제가 지속적인 허점과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식재료 공공조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정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적극 건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늦었지만 대전시교육청의 대응이 하루빨리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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