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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의 피서법
옛 선비들의 피서법
  • 김충남
  • 승인 2018.08.06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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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인생 그리고 처세 365회]

요즈음 에어컨이 빵빵한 커피숍에 들어가면 젊은 대학생들이 아이스커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보거나 어떤 학생은 노트북을 앞에 놓고 레포트를 작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커피숍피서법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었던 옛날의 선비들은 어떻게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며 생활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옛 선비들의 피서법을 즐겨보는 것도 이 한여름 피서법이 아니겠는가.

다산 정약용선생의 8가지 피서법

다산 정약용선생이 1824년 여름에 쓴‘소서팔사’(消暑八事)란 시에는 여덟 가지 피서법이 소개되어있다.

‘대나무자리를 깔고 바둑 두기,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하기, 숲속에서 매미소리듣기, 비온 날 시 짓기, 탁족(濯足)하기’이다.

8가지 모두가 자연을 활용한 피서법으로서 피할 수 없는 더위를 오히려 자연을 통해 즐긴 피서법이 아니었나한다.

아파트시대, 냉방기계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세대들에게 다산선생의 8가지 피서법이 얼마나 공감될 수 있을지

탁족(濯足)피서법

옛 선비들은 삼복더위에는 물맞이 놀이를 하여 더위를 식히고 싶었겠지만 신분과 체면 때문에 맨몸을 드러낼 수 없어 흐르는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더위를 식혔다.

이것이 선비들의 피서법인 탁족이다.

당시 선비들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하녀들이 준비한 삼계탕을 먹거나 붕어나 메기 같은 물고기를 잡아 어죽을 끓여 보양을 했다.

발은 온도에 민감한 부분이고 특히 발바닥은 온몸의 신경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발만 물에 담가도 온몸이 시원해진다.

또한 흐르는 물은 몸의 기가 흐르는 길을 자극해 주므로 건강에도 좋다.

그래서 탁족은 선비들에게 한여름 피서법일 뿐만 아니라 맑은 물에 마음을 깨끗이 씻는 정신수양법이기도 하였다.

청개화성(聽開花聲)피서법

옛사람들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향을 가진 꽃의 향이 4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먼저 이른 봄 달빛에서 맡는 매화의 향기인 암향(暗香), 4~5월에 피는 라일락꽃의 라일락 향기, 한여름에 피는 연꽃의 연향, 11월에 피는 만리향 꽃의 만리향이다.

이 중에서 한여름에 피는 연꽃을 감상하며 그윽한 연향을 맡는 것은 옛 선비들의 빼놓을 수 없는 여름 피서법이었다.

옛 선비들은 한여름의 더운 기운이 수그러들기 시작하는 처서가 지나면 서대문 옆에 있는 서련지(西蓮池)로 갔다고 한다.

서련지라는 연못은 인왕산의 화기(火氣)를 잡으려고 만든 인공연못으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연꽃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장안의 선비들은 새벽녘에 말을 모아 서련지로 가서 동틀 무렵이 되면 이 연못에다 배를 띄우고 연잎에 술을 가득 부어 연대로 술을 마시며 연꽃이 터지는 소리를 감사했다고 한다.

연꽃은 보통 새벽에 피는데 이때 작은 소리가 난다고 한다.

즉 동트기 전에 연꽃소리를 듣는 청개화성(聽開花聲)은 옛 선비들이 여름피서법의 하나이다.

옛 선비들의 피서법은 독서와 풍류이다.

옛 선비들의 한여름 피서법은 한마디로 독서와 풍류였다 할 수 있다.

한여름에 시원한 정자나 계곡에서 시를 짓는다든가 그림을 그린다든가 또 거문고를 뜯고 장기를 두는 것 등의 독서나 풍류를 즐기면서 한여름의 더위를 식혔다 할 수 있다.

숙종 때 뛰어난 유학자였으나 평생 벼슬을 사양하고 재야학자로만 지냈던‘윤증’은 더위 서(暑)자로서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구름은 아득히 멀리 있고 나뭇가지에 바람 한 점 없는 날 누가 이 더위를 벗어날 수 있을 까 더위 식힐 음식도 피서도구도 없는데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게 제일이구나’라며 피서법으로 독서를 권하였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피서는 유두(流頭)이다.

한여름에도 치마 속에 속곳, 속바지를 겹겹이 챙겨 입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한여름은 참 힘들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여인들이 이러한 한여름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날이 음력 6월 15일인 유두날이다.

유두(流頭)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이 날은 동네여인들이 개울가에 모여 머리를 감고 멱을 감으며 놀았으니까 이날은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있어서 더위에서 해방되는 날이라 할 수 있다.

▴ 그렇다. 이열치열(以讀治熱) 즉 독서로서 이 더위를 다스려 봄이 어떨까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인문학교육연구소

- (토요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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