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 강조하며 정중동 행보..오는 5일 시당 개편대회 주목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8.25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충청권 이해찬 의원을 지지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지난 2012년 4월 총선 출마 당시 이 의원이 박 의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박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8.25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충청권 이해찬 의원을 지지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지난 2012년 4월 총선 출마 당시 이 의원이 박 의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박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에 출마했던 박범계 의원(재선. 대전 서구을)이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 민심을 들은 뒤 본선 진출자인 충청권의 이해찬 의원(7선. 세종시) 지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 본선에 진출한 이 의원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히고 “당대표의 적임은 혁신이란 내용을 누가 잘 담아내느냐가 중요하지, 선수(選數), 연령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컷오프 이후 1박2일 호남 행..“지지자에 감사 인사”

박 의원은 이날부터 1박 2일 동안 광주‧전남과 전북 등지를 돌며 당대표 예비경선 기간 힘을 실어준 지지자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4일 '유능한 혁신가의 공정한 돌풍'을 내걸고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같은 달 26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박 의원은 이튿날(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더 튼튼하게, 더 새로운 모습으로 만드는 일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번 전당대회가 선수, 연령과 관계없이 ‘혁신'이라는 용광로에서 활활 타올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소회가 충청 출신인 이 의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진표‧송영길 의원과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의원은 ‘친노(親 노무현)‧친문(親 문재인)’ 좌장으로서 정책 역량과 경륜을 앞세워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이 의원 연령이 67세로, 김진표 의원(4선. 71세)과 함께 ‘올드보이’ 이미지가 부각되고, 5선 송영길 의원(55세)이 ‘세대교체론’으로 압박하면서 본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범계 지원 여부, 이해찬 지역 표심 영향 미칠 듯

따라서 안방인 충청권 결집이 이 의원의 당권 가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고, 예비경선에서 선전한 박 의원 지원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과 호남권 민주당 권리당원 비율은 각각 17%와 26%로, 두 지역을 합하면 수도권(44%)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박 의원이 이 의원을 선뜻 지지하지 않은 채 당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을 찾은 이유도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주말까지 호남 민심을 들은 박 의원이 오는 5일 유성 평송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리는 민주당 대전시당 대의원대회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전시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이날 시당 대의원대회(개편대회)를 주관하고, 이 자리에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차기 시당위원장에 단독 입후보한 조승래 의원(초선. 유성갑)이 박 의원과 가깝다는 점도 지역 당원 표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해찬 의원이 대세론을 굳히기 위해선 충청권 당원 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의 ‘혁신’을 주창하는 박 의원 지지 여부가 이 의원의 안정론과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낼지, 아니면 지역 지지층 분산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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