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집밥(대전시 서구 괴정동 KT연수원 정문 앞)

싸고 맛있고 푸근한 서민 밥집 괴정동맛집으로 소문

정말 더워도 너무 덥다.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입맛까지 잃어가는 요즘. 이럴 때면 엄마표 건강식 밥상이 더욱 그리워진다. 입맛에 딱 맞는 제철음식과 감칠 맛 나는 밑반찬, 동태찌개,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집밥은 생각만 해도 힘이 솟는다.

촌돼지호박찌개 한상
촌돼지호박찌개 한상

대전시 서구 괴정동에 있는 ‘행복한 집밥’ (대표 송경화60)은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그대로 가정식 집밥을 선보이는 곳이다. 옛날 시골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그 맛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KT연수원 정문 건너편 길가에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곳이다.
메뉴는 촌돼지호박찌개를 비롯해 김치찌개, 동태찌개, 순두부찌개 삼계탕 등 가정에서 먹던 집밥으로 제공된다.

촌돼지호박찌개는 북어대가리, 파뿌리, 다시마, 무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국내산 돼지쫄데기와 호박꼬지를 넣고 끓여낸다. 얼큰하고 시원하다. 자칫 호박비린내가 날 법도 한데 잡냄새가 없고 깔끔하다. 원래 찌개에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좀 들큰하고 느끼한데 호박꼬지가 들어가면 그 느끼함을 잡아줘서 깔끔한 맛을 낸다.

호박꼬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 그늘에 바싹 말린 것을 말한다. 요즘에는 주로 호박떡이나 제과점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지만 건포도, 밤의 대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옛날에는 돼지고기 두루치기나 각종찌개에 고기대신 넣어 먹었다.이집 호박꼬지는 옥천. 영동 등 시골농가에서 가을바람에 직접 말린 것을 사용해서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촌돼지호박찌개
촌돼지호박찌개
동태찌개
동태찌개

동태찌개는 살이 터지지 않고 탱글탱글하다. 국물을 떠먹으면 담백하면서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숟가락을 쉽게 놓지 못하게 만든다. 연거푸 국자를 퍼 올려도 바닥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만큼 양도 넉넉하다. 이런 맛 때문에 속 풀이는 물론 식사 때가 되면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콩나물, 무, 대파 등 각종채소와 두부를 먼저 먹고 국물이 졸여질수록 더욱 맛이 우러난다. 다른 곳과 달리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묻어나는 동태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속이 니글거리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한 게 일품이다. 한마디로 자극적이지 않고 집에서 먹는 맛 그대로 나간다.

돼지고추장 두루치기인 제육볶음은 집에서 직접 담근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듬성듬성 썰어 넣은 돼지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전지와 졸때기 살만 사용하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다. 여기에 소주한잔 들이키면 온갖 시름이 다 살아질 것 같다. 고기를 다 먹었으면 남은 양념장에 밥을 비벼 먹는 맛도 별미.

돼지고기두루치기 제육볶음
돼지고기두루치기 제육볶음
동태찌개 한상차림
동태찌개 한상차림

제육볶음, 동태찌개 인기. 수육,백숙 등 없는 메뉴도 예약하면 가능

송경화 대표는 아침부터 하는 일은 반찬 만드는 일이다. 본인이 직접 만들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찾아주는 손님 한분 한분에게 정성껏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남의 손에 맡길 수 없다고 한다. 사다 쓰는 게 하나도 없고 모두 지지고 볶고 직접 만든다. 그러다보니 쉴 틈이 없어 보인다. 음식 하나하나를 먹어보면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집이 인기 있는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집에서 먹는 맛과 분위기와 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생각나게 하는 그리운 맛이 담겨있다.

송 대표는 충북 영동 용화가 고향으로 은행원이었던 남편이 외환위기 때 퇴출되고 남편사업이 실패하면서 전업주부로 있던 송 대표를 외식업에 뛰어들게 만들었는데 벌써 12년이 흘렀다. 2006년부터 갈마동에서 생갈치와 생태, 철따라맛집을 운영해 그동안 미식가들에게 인증을 받았다.

송 대표는 “우리 가게 상호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곳이 주변에 있어 손님들이 헷갈려 하는데 우리 집 이름은 행복한 집밥’ 이라고 강조하고 "특히 예약할 때 착오 없기를 당부드린다" 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송경화 대표
송경화 대표

오늘은 뭐 먹을까 고민해야 하는 직장인들 어머니 정성 담겨있는  엄마표 집밥 인기

옛날에 즐겨 먹던 음식들이 밥상에서 슬슬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래서 식단은 점점 서구화 되고 있지만 덩달아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이래서 밖에서 늘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해줬던 평범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집밥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매일 오늘은 뭐 먹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직장인들로선 가격부담 적고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는 집밥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행복한 집밥‘에서 고민을 털어보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