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4개 구의회 중 3곳서 초선의원이 상임위원장 맡아
일부 구의회 초선 의원들 교육 진행 계획 마련 나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에 새로운 인물들이 수혈된 가운데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대거 차지하면서 일각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8대 서구의회 개원 모습.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에 새로운 인물들이 수혈된 가운데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대거 차지하면서 일각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8대 서구의회 개원 모습.

지난 달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결과물이 대전지역 지방의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대전시의회나 5개 구의회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하면서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등 원구성을 모두 장악했다.

때문에 지방의회가 대부분 물갈이되면서 새로운 지방의원들이 탄생했지만 일정 부분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지방의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롭게 의원 배지를 단 초선 의원들이 의회를 이끌어 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대거 차지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전체 22명 가운데 민주당이 21명인 대전시의회는 일찌감치 진통없이 원구성이 마무리됐으며, 민주당내 내부 분열로 아직까지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중구의회를 제외한 4개 구의회도 일부 진통이 있었지만 대부분 끝났다.

의장단은 대부분 재선급 이상 지방의원들이 차지했지만 상임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의 약진이 크게 눈에 띈다. 대전시의회도 초선인 이종호 의원이 선출된 복지환경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장 자리는 재선급 의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동구의회는 상임위원장 3자리 가운데 3선인 강정규 의원이 선임된 도시복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장 2자리는 초선들이 차지했다. 민주당 소속인 황종성 의원과 신은옥 의원이 각각 기획행정위원장과 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유성구의회와 대덕구의회는 상임위원장 3석 모두를 초선들이 차지했다. 유성구의회의 경우 의회 운영위원장에 최옥술 의원이, 행정자치위원장에 김연풍 의원이, 사회도시위원장에 김동수 의원이 각각 상임위원장 타이틀을 갖게 됐다. 김동수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민주당이다. 대덕구의회도 의회 운영위원장에 박은희 의원, 행정자치위원장에 이경수 의원, 사회도시위원장에 김태성 의원 등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선출됐다.

이처럼 구의회에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에 선출된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방의회의 물갈이로 인해 새로운 인물들이 진입했기 때문이다. 동구는 11명 의원 중 6명이 초선이며, 서구도 20명 중 10명, 유성구는 12명 중 7명, 그리고 대덕구는 8명 중 6명이 초선이다.

즉 민주당이 싹쓸이하면서 지방의회를 장악했고 초선 의원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재선급 구의원들은 의장단에 관심이 쏠리는 사이 어쩔 수 없이 초선들이 상임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의정경험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우려를 표명하는 시선이 많다. 특히 서구의회의 경우 자치단체 예산을 심사하는 예결위원장에 초선 의원이 선임돼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임위에 소속돼 활동하는 평 의원의 경우 본인의 역할만 수행하면 되지만 상임위원장은 해당 상임위와 관련된 안건 심사 전반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예결위원장은 해당 지역 살림살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단순히 회의 진행 뿐 아니라 심사가 제대로 됐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 부족한 것을 채워야 하는 것이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들이 해야 할 일이다. 대체로 재선급 이상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의원들이 구의회 상임위원장에 대거 포진하면서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부 의회는 이런 우려의 시선을 스스로 인식해 초선들만을 대상으로 특별 교육을 추진하는 등 부랴부랴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려를 불식시킬지는 미지수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예산이나 안건 심사가 서툴러 자칫 집행부가 원하는 대로 거수기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의원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원도 "민주당이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면서 생겨난 특징 중 하나가 초선 상임위원장이 많다는 점"이라며 "초선이라 해서 못할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필요한 자리다 보니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모 구의회 의장은 "초선 의원들을 상임위원장에 선임하면서 걱정이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의회 내부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의원들 스스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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