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소머리국밥(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 서대산유원지 입구)

서대산 유원지 앞 전통방식 한우로 끓이는 소고기곰탕, 매운도가니찜,꼬리찜 인기

숨이 턱턱 막히는 가마솥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더위로 기력이 떨어질 때 옛날 시골장터에서 먹었던 뜨끈한 소머리국밥 한 그릇은 어느 보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 서대산유원지 입구에 있는 ‘가마솥소머리국밥’(대표 양현숙65)은 한우소머리를 가마솥에서 48시간 곰탕으로 끓여 낸 어머니 손맛의 소머리국밥전문점이다.

한우소머리곰탕
한우소머리곰탕

행정구역은 금산군 추부면이지만 대전 산내에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허름한 외관은 시골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다. 입구에는 각종 방송에 나온 사진들이 걸려있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특히 넓은 홀과 2개의 연회석은 시골사랑방 같은 느낌이 들어 편안한 모임 갖기에 적당하다. 한마디로 잘 차려입지 않아 행색이 누추해도 주눅 들 필요가 없는 친근하고 부담 없는 곳이다.

메뉴는 한우소머리곰탕과 갈비탕, 소머리수육, 꼬리찜, 도가니찜 등 다양하다. 간판은 소머리국밥이지만 대표메뉴는 소머리곰탕이다. 곰탕의 맛은 한우머리뼈가 좌우한다. 고기 손질하는데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어설프게 손질하면 입구에서부터 누린내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끓고 있는 한우소머리곰탕 국물
끓고 있는 한우소머리곰탕 국물
가마솥
장작 가마솥

잘 손질된 한우머리뼈는 도가니, 사골 등과 함께 천연암반수를 사용해 가마솥에서 참나무로 48시간 푹 고와 뽑은 육수에 머리고기와 대파를 넣고 뚝배기에 담아 나온다. 곰탕은 국물 위로 뜨는 기름을 부지런히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다 먹은 다음에도 입안에 기름기가 남지 않고 국물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소머리곰탕은 냄새부터 시골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소머리를 오랫동안 끓여서 인지 국물이 뽀얗고 맛도 구수해 옛날 장터에서 먹던 전통적인 맛이난다.

잡냄새가 없고 걸쭉하고 담백한 국물은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한우라 그런지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누린내가 전혀 없다. 술 마신 다음날 먹으면 속이 개운하다.. 희멀건 국물을 맛보다가 이집의 우윳빛 소머리국물을 보면 장소가 멀어도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소머리수육은 소머리의 최고의 부위만 수육으로 나오는데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매운꼬리찜도 인기. 일단 소꼬리를 24시간 핏물을 배고 20분간 초벌을 끓여 기름을 제거하고 손질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힘들게 작업한 꼬리는 간장, 과일, 조청과 당귀, 천궁, 감초, 인삼 등 15가지 약재를 넣고 졸여내 잡냄새가 없고 매콤달콤한 맛이 술안주로 좋다.

매운도가니찜
매운도가니찜
매운꼬리찜
매운꼬리찜

사골엑기스, 프림 등 조미료 맛이 아닌 직접 가마솥에서 끓여내

매운도가니찜도 양념 맛이 괜찮다. 도가니 살에 붙어있는 물렁뼈는 물컹하게 씹히는 맛도 있지만 쫄깃하게 씹히는 치감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이 많다. 특히 스지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도가니만 사용한다.

양현숙 대표는 대전이 고향으로 성형외과 의사인 남편과 잘 나가던 사모님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잘못된 주식투자로 50억 원을 날리면서 쫄딱 망하게 된다. 극과 극의 파란 파란만장한 사연을 갖게 된다. 몇 번의 극단적인 선택도 했지만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살아보라'는 남편 친구의 권유로 2007년 외식업에 뛰어들어 11년이 흘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양현숙 대표
 양현숙 대표
내부전경
내부전경

“그동안 힘든 삶이었지만 열심히 살았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사골엑기스나 프림 같은 조미료 맛이 아닌 정직하게 원칙대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음식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는 원칙을 강조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단골이 되었지요. 항상 그분들에게 감사하죠.”

하지만 서대산맛집으로 명성을 쌓아가는 중 몇 년 전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통행량이 줄어 요즘은 예전과 달리 손님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도 ‘진국과 진국이 아닌 차이점’이라는 현수막을 실내에 붙여놓고 제대로 된 소머니곰탕 맛을 고집하고 있다.

간판
간판
넓은 주차장과 아침식사 가능하다는 팻말
넓은 주차장과 아침식사 가능하다는 팻말

아침식사도 가능한 곳. 서대산 유원지,가족외식,드리이브 코스에 적격

허연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뚝배기. 한국 사람치고 뜨거운 국물과 그 구수한 국물에 말아먹는 국밥 한 그릇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머리곰탕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곰탕은 보양식의 이미지가 강하다. 뜨끈뜨끈하고 뽀얀 국물의 곰탕 한 그릇을 후루룩 비우고 나면 이내 속이 든든해지고 기운이 솟는 듯 힘이 난다. 

대전에서 거리는 멀지만 진솔한 음식냄새가 난다면 금산 추부 가마솥소머리곰탕으로 한번 떠나보자. 아침식사도 가능한 곳이다.

한우소머리곰탕,갈비탕8천원. 도가니탕1만원, 한우소머리수육, 매운도가니찜3만원, 매운꼬리찜4만원. 오전8시-오후9시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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