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연속 루징 시리즈, 불펜의 과부하와 타선의 침체 지속

전반기를 단독 2위로 마무리한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이 후반기 초반 예상치 못한 위기아닌 위기를 맞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전반기를 2위, 승패 마진 +15로 마무리 했다. 26년 만의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 휠러의 교체를 단행하며 후반기 상승세 유지와 함께 가을야구에서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에 이르렀다. 

후반기 첫 시리즈를 KT, 주말 시리즈에서 삼성을 모두 원정에서 만나는 험난한 일정이지만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이기 때문에 전반기의 상승세를 이을 절호의 찬스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물론 샘슨의 출산 휴가로 인한 부재, 휠러의 교체 타이밍에서의 찾아온 로테이션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의 문제가 있는 힘든 출발이었지만 최소 5할 승률은 유지해야 되는 후반기의 첫 원정 6연전이었다.

연속 루징 시리즈로 시작한 불안한 출발

KT와의 수원 원정에서 첫 경기를 산뜻하게 승리를 장식한 한화이글스는 2, 3차전을 끝내기와 1점차로 승리를 내주며 루징 시리즈로 출발을 했다. 특히 2차전에서 나온 정우람의 끝내기 패배는 한화이글스의 험난한 후반기를 예고했다. 

그 다음 경기에서 나온 5대1의 리드 상황에서의 대량 실점에 이은 역전패도 전반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불펜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만들었다. 또한,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득점에 대한 목마름도 지속되고 있었다. 

삼성과의 주말시리즈는 샘슨과 휠러의 빈자리를 김진영과 김성훈의 두 영건으로 메웠다. 우려와는 달리 두 영건의 출현은 대성공이었다. 한화이글스 투수진의 리빌딩에 다시 힘을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피칭을 남겨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불펜과 타선의 문제가 불거졌다. 김민우의 호투로 첫 경기를 잡은 한화이글스. 하지만 김진영과 김성훈의 두 영건이 마운드에서 버틴 2, 3차전에서 불펜의 난조와 타선의 침체로 연패를 당하며 삼성에게도 위닝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특히 2차전에서 이성열의 극적인 투런 홈런으로 만든 동점 상황에서 김범수가 박한이에게 허용한 끝내기 안타. 그리고 3차전에서 4대2의 리드 상황을 지켜내지 못하고 결국 정우람 마저 또 박한이에게 무너지며 연패를 허용한 장면은 한화이글스의 불펜의 재정비를 고민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불펜의 과부하와 타선의 계속된 침체

전반기 내내 한화이글스가 상위권 싸움을 하며 2위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물 샐 틈 없이 탄탄했던 불펜의 위력이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타선의 극장 야구가 한 몫을 했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후반기에도 이런 경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그런데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연전에서 이 두 가지의 문제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6연전 2승 4패를 거두는 동안 4패 모두가 역전패였고 그 중 끝내기 패배가 무려 세 번이나 연출된 것이다. 불펜 난조의 기미가 이미 전반기 막판에 예상이 됐는데 후반기 시작과 함께 그대로 경기력으로 드러난 것이다.

샘슨과 휠러의 대체 선수인 헤일이 이번 주 정상적으로 복귀를 하겠지만 샘슨의 컨디션 회복과 헤일의 한국 야구 적응에 대한 문제도 지켜봐야 할 것이고 불펜의 과부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정근우의 복귀로 인한 라인업과 수비 포지션의 정리 그리고 김태균의 부상 이탈로 인한 타선의 최적 조합 찾기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화이글스의 후반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전반기 내내 돌풍을 일으키며 찬사를 들었던 한용덕 감독의 지도력과 운영의 묘가 이제 빛을 발할 때가 왔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한화이글스의 약점을 과연 어떻게 최소화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기아와의 주중 홈, 단독 1위의 선두 두산과의 주말 원정 시리즈. 최소 4승 2패로 반전하지 않는다면 한화이글스의 후반기가 녹록치 않을 것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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