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상화원 사건, ‘안희정 재판’ 변수되나
보령 상화원 사건, ‘안희정 재판’ 변수되나
  • 류재민 기자
  • 승인 2018.07.13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씨 증인 출석, 사건 실재 여부 ‘쟁점’

13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재판에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아내 민주원 씨는 지난해 8월 충남 보령 상화원 리조트 부부모임 당시 김지은 씨가 새벽 부부 침실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림=재판 자료로 쓰인 보령 상화원 리조트 2층 부부 침실 재구성. 민 씨는 김 씨가 4번과 5번 사이에 서서 3~4분가량 바라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13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재판에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아내 민주원 씨는 지난해 8월 충남 보령 상화원 리조트 부부모임 당시 김지은 씨가 새벽 부부 침실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림=재판 자료로 쓰인 보령 상화원 리조트 2층 부부 침실 재구성. 민 씨는 김 씨가 3번과 4번 사이에 서서 3~4분가량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 씨가 13일 남편의 성추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전 지사가 수행 비서였던 김지은 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의 가족이 법정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씨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5차 공판 증언을 통해 지난해 8월 안 전 지사와 민 씨가 충남 보령시 죽도 상화원 리조트에 부부 동반 모임 당시 부부가 묵은 방에 피해자인 김 씨가 새벽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과 재판부는 민 씨가 김 씨가 부부 침실에 출입했던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제재나 대응을 하지 않은 부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검찰 측은 민 씨에게 “새벽에 김 씨가 침실에 들어온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민 씨 “김지은, 새벽 부부 침실에 몰래 들어왔다” 증언
“김 씨, 남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 싶어 불안”

따라서 ‘보령 상화원 사건’의 실재 여부가 향후 안 전 지사 재판에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피고인(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한 민 씨는 상화원 사건을 묻는 변호인 질문에 “중국 대사 부부를 접대했던 날”이라며 “그 전까지는 한 번도 손님 접대를 위해 1박을 한 적이 없는데, 당시는 사드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대사 부부를 접대하기 위해 1박 2일로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숙소는 피해자(김 씨)가 1층, 우리 부부는 2층을 쓰는 복층 구조였다. 그때도 피해자가 피고인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방을 그렇게 쓰는 것이)불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잠귀가 밝은데 새벽에 1층에서 2층 올라오는 나무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올라올 사람은 피해자밖에 없는데, 문을 열고 살그머니 열더니 발끝으로 걸어와서 당황했다”고 증언했다.

계속해서 “저는 당황해서 실눈을 뜨고 보니 싱글침대가 2개였는데 (피해자가)중간 발치에 서서 3~4분간 내려다보더라. 저는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실루엣이 앞으로 기울면서 피고인을 깨우러왔나 하는 생각도 드는 찰나였다. 피고인이 부드러운 소리로 ‘지은아 왜 그래’라고 물었는데 순간 불쾌했다. 피해자가 ‘아, 어’ 그러더니 도망치듯이 아래층으로 후다닥 내려갔다. 핸드폰으로 보니 새벽 4시 5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튿날 피해자의 태도가 어땠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민 씨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수행 일을 잘 하더라”면서 “피해자가(새벽일에 대해) 아무 말도 않기에 피고인에게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다음날 피해자가 ‘술이 취해 이층이 자기 방인지 잘못 들어갔다. 죄송하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민 씨는 “피해자가 이성으로 피고인을 일방적으로 좋아한다는 생각은 그 전부터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은 특히 이분(김씨)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 싶어 이후부터 불안했다”고 밝혔다.

피고인이자 남편인 안 전 지사와 관련해선 “저는 살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남편을 의심한 적이 없다”고 약간 울먹이기도 했다. 상화원 사건 당시 피해자가 부부의 침실에 들어가지 않고 방문 밖에 있었다는 주장에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침실 들어왔음에도 아무런 행동 안한 점 의문”
“잠도 못 잤다며 김 씨에게 눈썹 펜슬은 왜 빌렸나”

민주원 씨는 이날 오후 취재진을 의식한 듯 법원 진출입에 신중을 기했다. 1시간여 증언을 마친 민 씨 차량이 서울 서부지법을 빠져나가고 있다.
민주원 씨는 이날 오후 취재진을 의식한 듯 법원 진출입에 신중을 기했다. 1시간여 증언을 마친 민 씨 차량이 서울 서부지법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어진 검찰 신문에서는 민 씨가 당시 피해자가 방에 들어오기 전부터 나갈 때까지 수 분 동안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점을 집중 거론했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계단을 올라올 때 깼고, 3~4분 정도 본 뒤 내려갔다면 적어도 5~6분 정도인데, 방에 들어와서 내려다 볼 때까지 왜 가만히 누워만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민 씨는 “저도 그 때 왜 그랬는지 후회가 된다. (그때는)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민 씨는 이어 “(피고인에게)쟤가 왜왔을까 했더니 ‘글쎄, 모르지’ 하고 다시 자더라. 저는 못 잤다”고 했다.

검찰은 “잠을 못 잤다면서 다음 날 아침 피해자에게 눈썹 펜슬을 빌린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고, 민 씨는 “(중국 대사 부부와)아침을 먹어야 하니 눈썹은 그리고 가야 하지 않은가. 부들거리는 마음을 누르고 빌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안 전 지사 부부가 묵었던 2층 방이 옥상으로 연결되고, 이 옥상은 중국 대사 부부가 머무는 방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중국 대사가 옥상에서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과 이 전화기가 피해자와 연동돼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민 씨, 마지막 발언 여부에 “없다”..법정서 아내 조우한 安, 두 손으로 얼굴 감싸

재판부 역시 민 씨에게 “통상적으로는 그런 일이 있었다면, ‘무슨 일로 왔느냐’는 정도는 이야기 힐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민 씨는 “글쎄 저도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재판장의 말에 민 씨는 “없다”고 짧게 말했다. 이날 민 씨는 흰색 긴소매 셔츠에 남색 바지를 입고 손가방을 들고 왔다. 민 씨는 또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을 신청해 ‘007작전’을 방불케 하며 취재진을 따돌리고 법정에 들어갔다. 법정에서 부인과 조우한 안 전 지사는 시종일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한편 법원은 오는 16일 비공개 공판을 한 차례 더 한 뒤 이르면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한 결심(검찰 구형) 공판을 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