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 법정 계단서 디트뉴스 만나 "미안하다" 짧은 언급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여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재판에 대한 피해자의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언론이 일부 내용을 왜곡보도하고 있어 심적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안 전 지사는 13일 오전 9시 57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건을 맡은 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오전 10시 7분부터 안 전 지사에 대한 5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포토라인에 선 안 전 지사는 취재진의 질문세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이날은 부인 민주원 씨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오후 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부인의 증인 신문에 어떤 심경이냐”고 묻는 질문에 안 전 지사는 “달리 드릴 말씀 없다”고 한 뒤 본관 안으로 들어섰다.

부인 출석 관련 질문에 "달리 드릴 말씀 없다"

안 전 지사는 3층에 위치한 법정(303호)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다. 안 전 지사는 심경을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미안하다”고만 짧게 답했다.

공판에 앞서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부에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는 김지은 씨에 대한 2차 피해 방지를 요청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 공개가 결정된 이후 피해자 측에 대한 왜곡된 보도로 2차 피해가 심각하다”며 “재판 일부만 비공개하다보니 공소사실에서 중요한 진술은 비중이 적고, 일부 조항만 언론에서 여과 없이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는 당초 재판을 전부 방청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이었는데, 지난 증인신문 이후 지친 나머지 입원 치료 중이다. 재판부도 강조하고 있지만 적당히 제약하고 주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감하고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언론인들이 많이 와 계시지만, 말 한마디 등에 실린 텍스트 의미보다 전체적인 맥락인 콘텍스트가 중요하다. 이 사안과 관련된 쟁점과 어긋난 자극적인 이야기가 나가면서 위력이나 법리적인 판단과는 다른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오전 대선 경선 캠프 청년팀장 증인 신문
오후 안 전 지사 부인 민주원 씨 출석 예정

그러면서 “검찰과 변호인이 양측 모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 재판부도 기술적으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히 배려하고 소송 지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재판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 캠프에서 청년팀장으로 일했던 성모 씨가 출석해 증거로 제출된 김지은 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기반으로 김 씨와의 관계를 비롯해 당시 김 씨의 상황과 심경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이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안 전 지사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 눈을 감고 있었으며, 다소 피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따금 변호인과 귀엣말을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오후 2시부터 속개되는 재판에는 안 전 지사의 아내 민 씨와 러시아 출장 당시 동행했던 충남도청 공무원 김모 씨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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