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향한 건우아빠의 절규 "대통령님, 제발"
청와대 향한 건우아빠의 절규 "대통령님, 제발"
  • 청와대=류재민 기자
  • 승인 2018.07.12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동석 이사장, 공공성 강화 어린이재활병원 '촉구'
정부 사업 공모 마감일까지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1004배

대전지역 중증장애아동인 건우 아빠 김동석 (사)토닥토닥 이사장이 12일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공공성이 강화된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지역 중증장애 아동인 건우 아빠 김동석 (사)토닥토닥 이사장이 12일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공공성이 강화된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전을 찾은 자리에서 김건우(당시 만 10세)군을 만났다. 건우는 두 살 때 차량 전복사고로 인한 뇌손상으로 9년째 전국의 병원을 떠돌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 장애아동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건우에게 ‘공공어린이재활병원(공공재활병원) 설립’을 약속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국정감사에서 건우 아빠인 김동석 (사)토닥토닥 이사장에게 전국 9개 권역에 공공재활병원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껍데기만 공공병원, 내용 보면 재활서비스 턱없이 부족”
9개 권역별 건립→3개 권역 건립, 6개 외래 센터 추진
복지부, 건립비용 50% 지원..향후 운영비 언급 없어

김동석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찬 바람을 맞아가며 국회 앞에서 공공재활병원 설립을 위한 설계비 반영을 촉구하는 1004배를 했다. 그 결과 올해 1곳의 공공재활병원 설립 설계비가 확정됐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15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공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공재활병원의 규모나 운영계획은 김 이사장을 비롯한 장애아동 가족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으로 전해졌다.

전국 9개 권역에 짓겠다던 병원은 3개 권역(충남권, 전남권, 경남권)으로 줄었고, 나머지 6곳은 외래 중심의 공공어린이재활의료기관으로 한다는 것이다. 각 병원 당 입원병상도 30개로 중증장애아동을 수용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라는 것이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 사업 공모 마감일인 오는 16일까지 1004배를 하는 동시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20만 명 서명도 진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정부 사업 공모 마감일인 오는 16일까지 1004배를 하는 동시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20만 명 서명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사업 공모를 통해 건립비의 50%만 지원하고, 운영비는 언급하고 있지 않은 상황. 정부 차원의 운영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병원이 막대한 운영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장기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러자 김 이사장은 지난 9일부터 사업 공모가 끝나는 오는 16일까지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공공재활병원 건립 사업에서 ‘공공’을 살려 달라”며 매일 1004배(拜)를 하고 있다. 동시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2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요한 시기 지역 정치권과 국회의원 왜 안 움직이나 답답해”
“마지막 심정으로 하는 1004배..문 대통령과 정부 믿는다”

1004배 나흘째인 12일 김 이사장은 <디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공공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한 문 대통령과 지역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권에 절규어린 호소를 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대전지역 정치권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지역 정치인들이 움직이는 모습들을 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재활병원이 공모로 전환된 것도 저희가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확인해서 알았다. 이런 (건립 규모나 운영비 등)문제를 제기한 것도 다름 아닌 우리들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7명의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인들이 왜 움직이지 않을까 지금도 굉장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 이사장은 또 “아이들 생명과 직결된 병원이다. 이런 부분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이나 보건복지부는 기본적으로 ‘남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 자식일이라면 과연 이런 식으로 지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기 국민, 자기 시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다. 그것도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에서 말이다. 대통령님이 건우 이름까지 부르면서 약속했는데, 저는 대통령께서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게 만들고)그랬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 심정으로 1004배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대통령께 잘 전달돼서 지금이라도 병원 설립 계획이 수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며 울먹였다.

다음은 김동석 이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 1004배를 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달라.

“우리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그동안 애타게 기다려왔다. 그런데 막상 보건복지부 사업 공모가 들어가면서 내용을 보니 우리가 기다리고 기대했던 병원이 아니다. 껍데기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인데, 실질적으로 중증장애아동에 대한 공공의료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체가 어렵다. 형식적인 병원, 현재 민간 병원의 모습을 따른 수익성이 안돼서 중증장애아동은 기피하고 외래중심으로 가는 병원의 모델이다.”

-그러면 정부(보건복지부)가 대통령 공약인 공공재활병원을 왜 축소하려 한다고 보나.

“저도 이해가 안 되는데, 지금 계획은 설립 목적과 맞지 않는 방향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담당부서가 ‘장애인정책과’에 속해 있다. 이게 의료 부분과 맞물려 있으면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장애인 정책으로 들어가 있는 가운데 일정 정도 예산이 축소된 측면도 있다. ‘병원’이란 공공의료 측면에서 접근했으면 이런 정도의 규모나 계획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지금 큰 문제는 국정과제로 들어가 있는 사업인데, 건립비용만 부담하고 운영비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게 따지면 전국에 들어가는 정부 예산이 500억 원이 채 안 된다. 그런 것을 국정과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12일로 나흘째 1004배를 시작하고 있는 김 이사장 모습.
12일로 나흘째 1004배를 시작하고 있는 김 이사장 모습.

-예산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특히 대전지역 정치권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전지역 정치인들이 움직이는 모습들은 잘 보지 못했다. 공모로 전환된 것도 저희가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확인을 해서 알았다. 지금의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도 저희들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왜 7명이나 되는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움직이지 않을까 지금도 굉장히 답답하다.”

-작년에도 국회 앞에서 1004배하지 않았나.

“그렇다. 설계비 통과되기 전에 했다. 제 개인의 바람뿐만 아니라 전국 장애아동 가족들의 바람, 시민들의 마음이 같이 실려서 국회에 전달됐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설계비 확보로 이어졌다. 당시는 대한민국이 우리의 아이들을 이제 ‘국민’으로 여겨줬다는 생각에 감동 받았다. 우리 아이들은 국민으로서 취급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치료나 교육의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국가가 나선다고 하니 이제라도 아이들을 국민으로 인정해 줘서 고맙다는 마음도 들었다. 대전시에는 플래카드도 붙었다. 그런데 뒤에 공모로 진행되다보니 이해가 안 갔다. 플래카드를 붙인 (더불어민주당)대전시당이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니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도 안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공모를 통해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된 모습의 병원도 아니고, 규모도 축소되고 운영비 지원도 안 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우리한테는 ‘지어준다는데 잠자코 있어라’는 식이다.”

-집회를 바라보는 일부에서 오해도 있을수 있다.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쉽게 얘기해서 아빠가 사준다고 약속해서 기대하고 기다리던 장난감이 왔는데 장난감이 불량품이면 어느 부모가 가만히 있겠나. 그런데 이건 놀이용 장난감이 아니잖은가. 아이들 생명과 직결된 병원이다. 이런 부분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이나 보건복지부는 기본적으로 ‘남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남 일’이라면 불량 장난감이든 ‘공공’이 빠진 어린이재활병원이든 무슨 상관이겠나. ‘사달라고 해서 사줬고, 지어달래서 지어줬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자기자식 일이라면 과연 이런 식으로 지을 수 있겠는가. (속상한건)이 문제를 왜 남의 문제처럼 대하느냐는 것이다. 자기 국민, 자기 시민의 생명문제인데. 제가 가장 답답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것도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에서 말이다. 대통령님이 건우 이름까지 부르면서 약속했는데, 저는 그분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심정으로 1004배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대통령께 잘 전달돼서 지금이라도 수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