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제네시스 EQ900 구입
안희정 전 지사 타던 카니발, 지난해 9월 구입 '멀쩡한 새차'

11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억대의 새로운 관용차량을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억대의 새로운 관용차량을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단체장은 취임과 동시에 관용차량 먼저 바꾸는 것이 관례인가. 허태정 대전시장에 이어 양승조 충남지사도 억대의 관용차를 새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지사측은 직접 관용차 교체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멀쩡한 관용 차량을 새것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2018년 제1회 추가경정’을 통해 도지사전용 관용차량 매입 예산을 세웠으며 지난달 26일 도의회에서 승인됐다.

양 지사의 새로운 관용차량은 제네시스 EQ900으로 1억 800만 원이 소요됐고 수일 내로 양 지사가 이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사용하던 관용차량이 구입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카니발 관용차량은 지난 2017년 9월에 매입했으며 운행거리는 4만 9000km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충남도는 ‘공용차량 관리규칙’을 통해 관용차량 교체를 위한 내구연한을 ‘최단운행연한 7년 및 최단주행거리 12만km 이상’  또는 ‘최단운행연한 10년 이상(최단주행거리 12만km미만시)’으로 정해 놓은 바 있다. 이번 양 지사의 관용차량 교체는 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위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충남은 지역이 넓어서 도지사가 장시간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니발 같은 승합차량은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다. 속도에 대한 안정감은 승용차가 훨씬 낫다”며 “도지사의 원활한 도정 업무를 위해 교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카니발 관용차량은 의전용으로 돌려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 지사측 관계자도 “승합차가 불편하기는 불편하다. 지금도 카니발이 아니라 공석인 정무부지사의 관용차량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절대 지사님이나 인수위원회, 또는 측근들이 차량 교체를 요구한 적이 없다. 도에서 알아서 진행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실무형 시장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고급형 승용차에서 승합형 차량으로, 양승조 지사는 승합형 차량이 불편하다고 해서 고급형 승용차로 관용차량을 교체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 “그야말로 명분을 위한 명분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남도 한 공무원은 “<디트뉴스>가 허태정 대전시장의 관용차량 교체에 대해 비판기사를 냈는데, 양 지사측이 스스로 관용차량 교체를 요구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취임과 동시에 1년도 안된 관용차량을 새 것으로 교체한 것은 누가봐도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 본청의 관용차량 정수는 대·중·소형을 모두 합해  57대다. 이 가운데 도 본청이 보유하고 있는 2000CC 이상 대형 관용 차량은 도지사전용이 1대, 부지사전용이 2대, 의전용이 3대다. 

특히 올해부터 현재까지 의전용 관용차량 3대 가운데 1대는 국제관계대사를 수행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나머지 2대는 각종 행사나 업무 수행을 위해 주로 도 기획조정실과 자치행정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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