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에쿠스·체어맨’ 있는데, 신형 카니발 렌트
“실무형 시장 이미지 제고 목적” 시작부터 ‘보여주기식 행정’
대전시 “체어맨 빼고 차량 교체” 해명 불구, 수의계약 등 의문

허태정 대전시장. 자료사진.
허태정 대전시장. 자료사진.

대전시가 허태정 신임 시장 취임을 앞두고 멀쩡한 시장 관용차를 두고 수천만 원의 예산을 세워 새로운 관용차를 추가 렌트했다. ‘실무형 시장’ 이미지 제고를 위한 예산 투입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전시장이 사용하던 관용차는 에쿠스와 체어맨 총 2대로 이들 차량 모두 4년여 밖에 되지 않은 고급 차량들이다. 연식과 운행거리를 볼 때 혈세를 추가로 쓰면서 ‘왜 새로운 관용차량을 렌트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 ‘실무형 시장’ 이미지 위해 '카니발 렌트'

시장 관용차량 2대는 2015년식 운행거리 3만 5000여km 에쿠스와 2014년식 운행거리 4만여km 체어맨이다. 

대전시는 허태정 대전시장이 취임하면서 고급 승합차 1대를 추가로 렌트하기로 결정하고, 총 442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차량 렌트에는 월 임대료 120만원과 차량 구조변경비용 100만원이 소요된다. 

이번 관용차량 추가 렌트 결정은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요청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형 시장으로서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맞춤형 차량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대전시 내부 결재 시점은 인수위 활동 기간인 지난달 22일 이었다. 

대전시 회계과가 작성한 ‘시장 실무용 차량 임차방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기존 차량은 의전용으로 각종 행사,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위한 고급형 차량”이라며 “실무형 시장으로 시민이 권한과 역할을 갖고 시정에 참여토록 협치와 거버넌스 강화하는 시민속으로 파고드는 행정 구현”이라고 신차 임대 이유가 설명됐다.

보고서 내용의 해석은 기존 차량으로는 ‘실무형 시장으로 시민속을 파고드는 행정’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 ‘실무형 시장’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수천만 원의 시민혈세를 사용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시 회계과 관계자는 “인수위 요청으로 관용차 렌트를 결정하게 됐다”며 “외부 지원용으로 사용하던 구형 차량을 폐차하고, 전임 시장이 사용하던 관용차량 한 대(체어맨)를 외부 지원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계획”이라며 “허 시장이 사용하게 될 차량은 3대가 아닌 에쿠스와 카니발 두 대”라고 해명했다.

◆ '렌트 업체 수의계약’ 뭐가 급해서

시는 이번 시장 관용차 렌트를 위해 회계과 사무관리비를 우선 사용키로 하고 추후 추경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렌트 업체 선정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회계과에 배정된 사무관리비 중 집행 잔액 범위 3700여 만원 내에서 집행하고, 하반기 추경을 통해 신차를 렌트하고 내년부터는 본예산에 편성해 관용차량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광역단체장 의전용 차량이 중앙정부가 제시하는 차관급 대우를 벗어나는 과도한 매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계속돼 왔다. 때문에 정상적인 예산계획을 세우고 시의회 검증을 받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석하기에 따라 이번 허태정 시장의 신차 렌트는 시의회 검증을 비껴 나가기 위한 ‘꼼수’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긴급한 행사, 그 밖의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경우’(지방계약법 9조, 시행령 제25조)에 속하기 때문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자체 검토보고서를 통해 “본 임대사업은 민선 7기 시장(허태정 시장)께서 시민과 함께 시정을 추진하기 위해 우리지역 방방곡곡을 발로 뛰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함”이라며 “실무형 시장으로 시민이 권한과 역할을 갖고 참여토록 시민 속으로 파고드는 행정을 추진하기 위한 최소한의 맞춤형 차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예산 지원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실무형 시장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혈세 4420만 원을 투입하겠다는 명분을 세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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